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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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늘 술 마시는 이유

[칼럼] 지역언론에 주목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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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0 21시01분 충북민언련

좀 착잡하다. 어제 충북민언련 홈페이지에 <홍보 혹은 친목 200만원짜리 만찬 누굴 위해 열렸나>라는 기사를 올렸다. 교육청 출입기자단이 제주도 교육수련원 현장 설명회에 참여했는데 설명회 이후 만찬에 200여만원 안팎이 쓰였다는 <충청리뷰> 기사를 보고 “의심이 간다, 어떻게 몇 백 만원어치 밥을 먹는 게 일상적이냐”고 묻는 기사였다. 기사 말미에는 교육청 출입기자단 명단도 공개했다. 어떤 기자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좀 알아야 할 거 같다는 판단이었다.

기사를 올리고 저녁 무렵에는 기자이름을 지우고, 다시 수정해 기사를 올렸다. 혹시나 제주도 만찬에 참석한 기자와 그렇지 않은 기자가 있어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오후 한 기자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은 제주도에 가지 않았는데 왜 기자명단에 이름이 나와 있냐는 거다. 교육청 출입기자단 명단을 넣은 것이고, 지금은 삭제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곤란한 처지를 겪은 해당 기자로선 억울하다는 거다. 그런데 본인은 안 갔고 후배기자가 갔단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2005년 7월에 교육청 기자들이 촌지를 받은 일이 밝혀져 성명을 발표했었다. 그 이후 언젠가 한 방송사 노조위원장을 만났는데 대뜸 한다는 말이 “민언련이 촌지 받은 거 성명내서 우리 선배가 징계를 먹었다”였다.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이런 이야길 먼저 꺼내는 의도가 짐작되기도 했지만 참 착잡했다.

지역언론사에 있는 사람들은 충북민언련을 눈엣 가시처럼 여기는 모양이다. 한 기자는 내게 칭찬엔 인색하고 비판만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기자들이 모이면 입에 개 거품을 물며 내 욕을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이야길 들을 때마다 적잖은 회의감이 든다. 지역언론이 필요하다고, 중요하다고 열심히 이야기하는 게 무슨 소용 있는 일인가 싶은 마음마저 든다.

충북민언련은 지역언론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들이 하는 이야길 잘 살펴보면 그런 이야길 하지 못할 게다. 지역언론인들에게는 잘못을 비판하는 소리만 들리나 보다. 충북민언련이 생긴 지 올해 10년차다. 지난 9년을 돌아보면 지역언론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지역언론사들이 부단히 노력한 덕분이다. 충북민언련 초창기에는 지역언론 개혁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가 잦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논평이나 성명이 거의 없다. 기자나 사주 비리에 대해 정보를 얻기 힘들어서도 그렇지만 그보다는 지역언론이 건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교육청 제주도 설명회 건도 반성과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이 아니라 사실을 알리자는 차원에서 기사를 썼을 뿐이다.)

생색내는 건 아니다. 우린 참 지역언론이 중요하다고 부르짖었다. 어떻게든 관심 갖게 하기 위해서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마다 지역신문 브리핑을 하며 지역언론이 이렇게 보도하고 있다고 알려냈다. 잘한 것은 잘했다 했고, 아쉬운 것은 아쉽다고 했다. 신문 역시 구독요금까지 밀리지 않고 내가며 봤다. 방송모니터도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한다. 충북민언련에서 지역언론 모니터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지역언론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공을 알아봐 달라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직도 갈 길이 참 멀다고 생각한다.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게끔 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린 건 아닌지 돌아본다. 바람이 있다면 제대로 된 비판을 받아보고 싶다. 기분 나빠서 혹은 불편해서 내뱉는 비아냥과 조롱이 아니라 진짜 반박 말이다. 아, 입이 쓰다. 소주라도 한 잔 해야 할 것 같은 저녁이다. (충북민언련 이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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