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남부 택지개발지구의 상대동 주민들은 억울하다. “2003년부터 투기꾼으로 오해받은 것도, 2007년 10월에 강제 철거를 당한 것도, 시에서 발주한 용역경비들에게 맞은 것도, 주민등록이 말소된 것도 억울한데 이번엔 구속”이다.
지난 31일, 조광훈 씨와 주민 이항복 씨가 구속됐다. 조 씨와 이 씨는 30일 둔산경찰서에 소환되었다가 31일 구속된 것이다. 이들의 혐의는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이에 대해 김규복 목사는 “경찰이 용역들에게서 자신의 집과 몸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방어적인 행동을 극단적인 폭력 행위로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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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4일 주민들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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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이지순 씨 “소화기가 사람 잡는 무긴 줄은 대전시가 알려줬어”
구속된 조광훈 씨 부인인 이지순 씨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린다. “가슴 한 켠이 먹먹해서 사는 게 사는 게 아냐.” 이지순 씨는 지난 2007년 10월 1일 강제철거를 당하던 중 집단폭행을 당했다. 60여 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얼른 일 나가야해서.” 그래서 이지순 씨는 퇴원 후 통원치료를 받으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난 소화기를 불 끄는데 사용하는 줄 알았지, 사람 잡는 무기라는 건 시청이 알려줬다니까. 숨이 탁 막히고 앞도 안 보이데. 그래서 지붕에서 굴러 떨어졌지. 아파서 살려달라고 소리쳤는데도 그 넘들은 막 밟아 제꼈어.” 철거를 당하던 날의 폭력은 이지순 씨에게 있어 여전히 오늘처럼 생생한 일이다. 그래서 생각만 해도 울화가 치민다. “경찰과 대전시 소속 대전도시개발공사 직원들 앞에서 주민들이 집단 폭행을 당했는데,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친 주민들만 구속됐기 때문”이다.
대전지검, “화염병 범죄는 국가질서를 파괴하는 범죄”
주민들, “우릴 짓밟은 용역들은 왜 무혐의냐”
대전지방검찰청 공안부에 따르면 주민들이 지난해 10월 1일 용역업체를 동원한 철거가 진행되자 미리 화염병 38개를 만들어 뒀다가 이 가운데 4개를 철거반원들에게 던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염병 범죄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로서 인명을 해치고 국가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기에 반드시 근절돼야 할 범죄”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고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어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의 경우 택지개발 사업으로 36억 원 이상의 보상금을 받는 것으로 책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2006년에 이 씨를 피공탁자로 해 10억 원 이상이 보상금으로 공탁돼 있음에도 더 많은 보상금을 받고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항복 씨는 3대째 살아온 덕분에 많은 보상금을 받았지만, 다른 주민들이 보상을 받지 못하고 내쫓기는 게 잘못된 일이라서 이번 투쟁에 동참”하고 있는 것인데,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을 투기꾼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엔 주민들이 천막치고 저녁엔 대전시가 천막 철거,
“삶의 질 향상? 그런 건 다 필요 없어”
이지순 씨와 상대동 주민들은 오늘도 시청 앞 천막을 지킨다. LPG 가스버너로 온기를 나누는 주민들은 오늘 저녁이면 또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 지난 14일 집회 신고 후 시청 앞에 천막을 재설치 했지만 일몰 후에는 집회를 열 수 없다는 대전시의 방침 때문이다. 때문에 아침에 주민들이 친 천막을 저녁엔 대전시가 철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상대동 주민들은 말한다. “삶의 질 향상? 그런 건 다 필요 없어. 그냥 내 한 몸 편히 누울 수 있었던 내 집 좀 돌려주면 소원이 없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