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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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르게 그이가 겪은 일

어느 노동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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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9 03시12분 서민식

어떤 노동자가 회사를 다녔다.

그 노동자 이름을... 김철수라 하자. 김철수 씨가 뼈 빠지게 일을 했는지, 빈둥빈둥 놀았는지 그건 김철수 씨와 사장의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일을 했다.
그 회사는 여느 회사와 다를 바 없었다. 점심시간엔 점심 먹고, 드문드문 회식도 있었다. 회식 자리도 별 다를 바 없어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광란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사장도 다른 회사 사장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스스로는 항상 ‘근로자’들에게 잘 해 준다고 생각하는 듯 했고 근무 시간에 마주쳤을 때 고개 숙여 인사라도 하면 인자한 얼굴로 “응~ 철수, 요즘 잘 지내지?”라며 하나마나한 인사말을 건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이 김철수 씨를 불러서 생뚱맞은 이야기를 했다.
“김철수 씨(김철수 씨는 사장이 이렇게 씨를 붙여 말하면 더 긴장이 됐다), 내가 생각을 좀 해 봤는데 말이야... 지금 김철수 씨 월급... 한 달에 백오십만 원이지? 그 중에서 매달 이십만 원씩을 내가 보관하고 있다가 김철수 씨 퇴사할 때 몰아서 줄게.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사실 김철수 씨가 적금을 들겠어 뭐 하겠어? 그거 다 받으면 술이나 마시면서 써 버릴 거 아냐. 그러니까 매달 이십만 원씩 적금 들었다 치고 그렇게 합시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김철수 씨는 월급을 받아 술 마시며 쓰지 않았다. 물론 가끔 술을 마시기도 했지만 사장이 말하는 대로 술이나 마시며 쓰진 않았다. 김철수 씨는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매달 백만 원 정도 보내드리고 있는데, 이십만 원을 덜 받으면 시골에 보내는 돈을 줄여야 할지, 자기 생활비를 줄여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고민은 고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사장에게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그 일 이후 마음이 떴는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생활도 힘겨워졌다.
시골에 보내는 돈을 줄일 수 없어서 자기 생활비를 줄였고, 예전에 비해 먹을 것도 줄이고 술도 덜 마시는 데 항상 돈이 부족했다. 이십만 원이 생각보다 큰돈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서너 달 지내다가 다른 회사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는 일이 비슷하고 월급도 비슷하다 했다.
계속 마음에 걸리던 게 있어 그 회사 사람에게 ‘보증금’에 대해 물었다. 그 회사 사람은 피식 웃더니 뭐 그런 게 있냐고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보증금’만 없다면야... 김철수 씨는 회사를 옮기기로 했다.

사장에게 그만 두겠다고 했더니 선선히 그러라고 한다. 웬 일이람? 의외였다.
이야기 끝에 월급하고 ‘보증금’을 달라고 했더니 사장이 갑자기 화를 낸다. “은혜도 모르는 놈”이라고.
욕이란 욕은 다 먹고, 돈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나왔다.

속은 쓰리지만 잊고 지냈다. 일 년 정도 지났나? 누가 그런다. 노동부에 진정을 하면 받을 수 있다고.
도움을 받아 진정을 냈다.

노동청에서 사장을 만났는데 대뜸 “싸가지 없는 새끼”란다. 자기가 얼마나 잘해줬는지 아냐고 한다. 회식도 시켜줬단다. 항상 따뜻하게 대했는데 뒤통수친다고 막 욕을 한다.
김철수 씨는 정말 어이가 없다.
‘보증금’으로 묶였던 돈과 회사 나올 때 받지 못한 월급을 달라는 데 그게 싸가지랑 무슨 상관인가? 화가 났다.
도움을 줬던 사람 말이 퇴직금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게 노동자의 권리란다.
퇴직금까지 다 계산해서 받았다.
그래도 여전히 화가 난다.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몰라서 더 화가 난다. 화가 아주 많이 난다.

실제 이야기입니다.
다만 김철수 씨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이주노동자입니다.
여러 경우를 섞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고 한 사람이 겪은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덧붙임

서민식 님은 대전이주노동자연대의 대표이며, 이주노동자 관련 칼럼을 격주에 한 번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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