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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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됐으니까 더 잘 싸워야죠"

[인터뷰] 서비스유통노조 식음료유통본부 오철민 사무국장과 복직된 안재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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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8 02시01분 천윤미(moduma@jinbo.net)

안재국 씨가 2007년 12월 31일 동아오츠카 서대전점에 복직했다.
안재국 씨는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 서비스유통노조 식음료유통본부(이하 음료 노조) 조합원이다. 안재국 씨는 지난 6월 18일 동아오츠카 서대전점의 부당발령에 맞서 싸우다 해고됐다.
축하 인사도 잠시 안재국 씨와 음료 노조 오철민 사무국장은 “음료 노조 투쟁은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지만 한 때의 이슈로 잊혀져 가고 있다”는 걱정을 했다.

음료노조는 2007년 노조를 결성했다. 오철민 사무국장은 노조 결성 당시 “해태음료, 롯데칠성, 동아오츠카 3개 사의 회유와 협박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 창립 직후 무더기 해고 사태가 일어났고 안재국 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며 “안재국 씨의 복직이 잘 된 일인지 더 어려울 일이 생길지는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안재국 씨 역시 웃으며 “일단 복직 됐으니 더 잘 싸워야죠”라며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웃음도 잠시 음료 업계의 잘못된 구조를 이야기하는 이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담배 연기와 한숨 속에서 이루어진 대화는 끊어질 줄 몰랐다.

아래는 안재국 씨와 오철민 사무국장과 음료 노조가 지적한 음료 업계 내 ‘가판’, ‘덤핑’, ‘탈세’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노동조합 설립 당시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오철민 사무국장
우리는 지난 2007년 3월 11일 노조를 결성했다. 노조 창립식 하루 전인 3월 10일부터 회사측의 통제는 막가파식이었다. 롯데칠성과 해태음료의 일부 지점은 갑자기 야유회가 개최된다고 통지했고, 체육대회에 불려가거나 강제로 배에 태워 섬에 데리고 가기도 했다. 광주지점의 경우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서 총회 참석을 못하게 설득하거나 협박했다. 조합원들이 혼비백산해서 집을 나와 다른 곳에서 자기도 했다. 11일에는 창립식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버스를 고속도로에서 막는 사태도 벌어졌다. 또 해태음료, 롯데칠성, 동아오츠카 3개 사의 관리자들이 총회참석자를 감시하러 와 참석자들을 적어갔다.

창립 직후 무더기 해고사태가 일어났다던데... 안재국 씨도 그 중 한사람으로 들었다.

노조 창립 직후 노조위원장이 나온 롯데칠성 서광주지점이 강제 폐쇄 됐다. 노조에 가입한 비정규직 영업직을 해고하고 정규직 영업직을 원거리로 발령했다. 이 과정에서 서대전점의 안재국씨가 지점대기발령을 당했고 다른 조합원들에게는 면담이나 전화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했다.
안재국 씨가 대기발령 내용에 동의하지 않고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러자 바로 해고가 되더라.

교섭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우리가 회사에 제시한 교섭 내용은 임금 협상이나 복리 후생이 아니라 가상 판매와 덤핑을 없애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를 상대로 교섭 공문을 20여 차례 보냈지만 회사는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가상 판매?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가상 판매(이하 가판)’란 실제로 판매되지 않은 상품을 전상망으로 판매된 것처럼 처리하는 영업형태를 일컬어 말한다. 즉 실제 판매량 이상으로 실적을 부풀려 장부에 기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 목표량이 1천 만원인데 실제 판매량은 700만원의 경우 우선 전산망에는 1천 만원을 거래한 것으로 기재한다. 여기서 비는 300만원이 가판으로 인해 생긴 손실분이다. 이후 영업사원들은 300만원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덩핑’판매를 하게 된다.

‘덤핑’은 대형 할인점, 도매시장 등에 대량으로 물품을 싸게 넘기는 방식이다. 덤핑 거래로 생기는 차액 역시 영업사원이 떠안는다. 즉 300만원에 판매해야 할 물품을 250만원 정도의 헐값에 넘기고 있는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발생한 50만원의 손실금은 영업사원이 책임져야 한다.

당연히 제 아무리 날고뛰는 영원사원일지라도 매달 치솟는 판매목표량은 따라잡을 수 없다. 설령 가판물량을 다 팔더라도 장부상 금액보다는 적을 수밖에 없고 그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처음엔 지점장들이 "쇼트(손실)는 원래 있는 것“이라며 ”괜찮다. 우리가 책임진다. 일단 영업을 하라"는 말을 믿고 영업을 계속 했다.

손실액이 1 천 만원 정도가 되니까 지점장이 불러서 각서를 쓰라더라. 손실 금액을 내가 책임지라는 각서라는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그런데 지점장은 계속해서 “형식적으로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들이 뭘 알겠나. 설마 하는 심정이었다.

손실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영업사원들에게 각서를 내밀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 손실액을 영업사원들이 횡령해서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피가 확 쏠리더라.
회사가 가판과 덤핑을 강요하고서는 그 책임을 영업사원들에게 넘긴 것이다. 최소 수 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 원을 갚으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2003년도에는 영업사원이 자살을 한 경우도 있다.

식음료노조 제공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가.

음료·제과, 제약 부문 등의 영업회사는 매달 판매 목표량을 지나치게 높게 부과한다. 점입가경으로 그 목표량은 점점 늘어난다. 목표량은 정확한 판매 통계와 직원들의 판매 실적을 가지고 정해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회사는 실제 판매량뿐만 아니라 판매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둔 가판 판매량도 합산된다. 당연히 영업사원들의 실제 판매량보다 더 많은 판매 목표량이 정해지고 있다.
때문에 회사는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영업사원들에게 ‘가판’과 ‘덤핑’ 같은 부정영업을 하도록 강요한다.

문제는 음료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대량구매를 통해 영업사원들이 유통시키는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소매상의 경우 영업사원들이 아닌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영업사원들은 대형마트보다 더 할인된 가격으로 소매상에게 판매를 할 수 밖에 없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그만두라는 이야기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주변에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조차도 믿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더라. 그만두고 싶어도 빚이 있는 사람들은 그만두기 쉽지 않다. 대부분 손실액을 갚기 위해 지점장의 주선 하에 적게는 몇 천 만원, 많게는 억대까지 대출을 받은 상태기 때문이다. 지점장은 손실액이 1천 만원이 넘어서면 각서와 함께 대출을 주선한다. 대출은 반나절만 지나면 무조건 된다. 아무래도 회사의 입김이 작용되다 보니까 빨리 되는 것 같다.

문제는 영업사원이 대출까지 해도 빚을 갚지 못하면 회사는 우리가 입사할 때 세웠던 보증인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대부분 친인척이 보증인인 경우가 많다. 회사는 가족에게 전화를 해 “○○가 지금 회사에 얼마의 손실을 끼치고 있다, 안 갚으면 고소하겠다”라는 협박도 했다. 때문에 우리는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주변의 친인척들이 당하게 될 피해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

얼마 전 3사 탈세 관련 기자회견을 했는데

11월 9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1개월여 간 심상정 의원과 함께 음료회사의 몇 개 지점을 샘플링해 추산한 결과 탈세 규모가 4조5000억원~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에서도 2005년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청량음료업과 제과업 법인 9개와 461개 지점법인에서 모두 7967억원에 달하는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칠성, 해태음료, 동아오츠카는 문제 해결은 커녕 탈세 금액을 축소하는데 급급해 있다. 아직도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가판과 덤핑이 존재하고 있지 않나.

탈세는 실제 제품을 도매상에게 무자료로 공급하고, 출하된 제품에 대한 세금계산서는 음식점이나 유흥업소에 대량 교부하면서 이루어졌다. 즉 세금계산서 없이 물건을 거래함으로써 도·소매상들은 매출액을 줄여 소득세와 법인세를 탈루했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은 음식점, 유흥업소 등 현금수입 사업자들은 매입세액공제와 부가가치세 10%까지 환급 받아 욌던 것이다.

식음료노조 제공

참 힘든 싸움인 것 같다. 그래도 안재국 씨가 복직되어 다행인 것 같은데, 첫 복직 판결 아닌가.

안재국 씨
이걸 경사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노조 결성 후 해고자가 복직된 것은 처음이긴 하다. 12월 31일 저녁에 회사는 문자로 복직을 알려왔다. 해고될 때도 대기발령 이었는데 복직 되어도 대기 발령이더라. 3일 첫 출근을 했는데 관리자들이 마중을 나왔더라. 그리고는 사무실이 아닌 회의실로 데리고 가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 어디로 갈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여론이 안 좋으니까 노무사가 편법을 쓴 것 같다.

복직 됐어도 매일 싸울 것이다. 내가 복직된 걸 보고 다른 분들이 힘 받은 눈치다. 이제는 우리 영업직들이 바보같이 당하거나 회사 협박에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후 계획은

잘못된 음료 회사들의 영업 관행과 부도덕함을 일본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20인의 일본 원정 투쟁단을 꾸렸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한국, 일본 이중국적이며 자녀들은 모두 군미필자다. 해태음료의 최대 주주는 롯데그룹과 연대가 깊은 일본의 아사히이고 동아오츠카도 일본의 오츠카 제약에서 지분을 49.67% 갖고 있는 등 사실상 일본 기업이나 다름없다. 일본 원정 투쟁을 진행하면서 일본의 노동계와 연계해 일본 언론에 음료 회사들의 잘못된 영업 관행과 부도덕함 등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다만 걱정 되는 건 재정문제다.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

덧붙임

천윤미 님은 미디어충청 상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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