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정체성의 출발점이며, 주민의 참여와 자치로 문화적 다양성을 만들어 나가는 토대이다. 또한 지역문화는 그 지역의 정체성, 경제, 교육 등을 대변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문화는 빈부격차 없이 누구나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가 주민들의 삶 속에서 생활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과 지역 간 문화예술 격차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대부분의 문화 관련 지원이 서울에 집중되고, 지자체 스스로도 문화발전 프로그램과 지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요자들의 양극화 현상도 심하다. 유명한 공연과 작품 전시회, 대형 공연은 서울에만 집중되고, 지역 예술 단체와 다양한 장르의 행사는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충청 지역의 문화 운동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사)한국 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약칭 충북 민예총)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예 아카데미 교실, 작은 음악회, 문화예술정책세미나, 예술제, 한국 민주화운동 역사 되돌아보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충남 민예총은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예술교육과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축제, 찾아가는 공연, 창작물 제작 등을 통해 문화예술 격차를 줄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으로 인해 지역과 서울 간 문화예술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으며, 이들의 다양한 프로그램 덕택에 지역 주민들이 문화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충청지역 지자체의 문화 정책은 오히려 지역문화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전시당에서 2006년 대전시 예산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전체 예산 대비 문화 예산의 비중이 턱없이 작으며, 그 나마의 예산도 대부분 기반 시설의 재보수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 공간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반복되었다.
충북의 경우는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이 노동조합 해체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어 논란이 되었다. 지난 9일 청주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청주시립국악단의 내부 갈등을 이유로 내년 예산을 50% 삭감한 것에 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예산의 70%(6억7천762만3천원)를 삭감했다. 청주시립국악단은 작년부터 지휘자 자질로 인해 국안단과 노동조합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다.
아무리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지역의 문화를 공유하고 만들어 나가는 활동이 존재해도 지자체에서 그에 맞는 지원이 없다면 문화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정말로 충청지역의 문화가 발전하려면 정책적으로 지역문화를 뒷받침하는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래는 충북 민예총의 '지역문화 청주 선언'이다.
모든 지역 모든 사람의 뜻으로 지역문화에 대한 다음과 같은 염원을 선언한다.
1. “지역 문화는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는 활력의 원천이며 지역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정체성의 토대이다. 지역 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일은 주민의 자주적 참여와 주민 자치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문화헌장>의 정신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 정신에 따라서 모든 지역의 모든 인간은 기본적인 문화권(cultural right)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어떤 경우에도 문화적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2. 지역문화의 정신과 내용은 정치, 경제, 산업, 행정,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관철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역문화 우선 정책이 실현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모든 정치가들은 지역문화의 진흥을 위하여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문화다양성의 원칙에 따르는 것이며 문화민주주의를 향한 세계시민의 열망이고 문화공공성을 실천하는 지역인 모두의 희망이다.
3. 모든 문화의 근본은 지역 주민의 삶에서 나온 지역문화다. 지역문화는 역사적으로 축적되어 지역주민의 생활 속에 깃든 문화다. 그런 점에서 모든 사람들은 문화의 불균등, 문화의 독점과 편중, 문화의 패권을 해체하기 위한 문화주체인 것이다. 지역문화는 문화주체들이 목표로 하는 문화사회(cultural society)와 문화국가를 향한 출발점이다.
2007년 11월 27일(화)
모든 사람들의 문화적 열망을 모아
지역문화 청주 선언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