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하이 빠이수 숫갓디는 태국어로 ‘친구여 안녕히 잘 가시오’라는 뜻입니다.
1월6일 오후 3시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태국인 이주노동자 고(故) 안노웨이 씨의 추모식이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안노웨이씨는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사망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다.
안노웨이 씨는 지난 1999년 한국에 입국하였으며 천안 등에서 일해 왔으나 최근 일이 없어 실직상태로 지냈다. 안노웨이 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심한 복통이 있었음에도 수중에 돈이 없어서 집에서 고통을 참다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25일 저녁 8시에 아산의 작은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작은 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순천향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지난 26일 새벽 3시경 복막염에 의한 심장정지로 사망하고 말았다. 안노웨이 씨의 시신은 현재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으며, 7일 태국 현지 유족들의 동의하에 화장될 예정이다.
아산외국인지원센터는 안노웨이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한국주재 태국대사관과 협의와 장례절차 등을 돕고 있다. 6일 추모식은 안노웨이 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한편, 안노웨이 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미등록이주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고, 이주노동자의 건강권을 비롯한 인권의 현실을 알리고, 이의 개선을 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민주노총 충남본부, 민주노동당 아산시위원회, 아산 농민회, 아산YMCA 등이 함께 하였으며 고 안노웨이씨와 같은 처지의 이주노동자들이 함께했다.
추모사를 맡은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양재우 이사장은 "40만 명에 이르는 이주노동자와 2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임금체불과 산업재해에 시달리고 있고, 아파도 병원조차 갈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면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조차 적용받을 수 없는 상태로, 병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을 그저 맞이할 수밖에 없다"며 "안노웨이 씨의 죽음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사회보장권을 박탈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충남본부 최만정 사무처장은 연이은 추모사에서 "우리 모두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흥청대고 있을 때 당신은 죽음과 대면한 채 누군가의 도움을 바랐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를 대신하여 죄송하고, 또 한국의 대표적 노동운동 단체인 민주노총이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해온 것을 반성한다"고 고인에 사과를 표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주노동자들로 구성된 다국적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의 추모공연과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노동자 이인 씨의 추모시가 낭송되었다.
이날 추모제에 모인 참가 단체와 추모객들은 ▲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인권 및 복지체계를 마련 할 것 ▲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을 전면 합법화 할 것 ▲ 충남도와 아산시가 편향된 거주 이주민 사업을 수정하고, 올바른 이주 노동자 지원정책을 마련할 것 등의 요구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추모제는 함께 한 모든 이들이 고인의 영정에 헌화 분향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떠난 이에게 보내는 편지
추모제에서 낭독된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노동자 이인 씨의 추모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행복한 꿈을 안고 이곳을 찾았을 당신에게
가족의 행복을 이루겠노라 다짐하고
머나먼 나라를 찾았을 당신에게
행복한 꿈과 함께 당신도 떠나가 버린 지금,
무슨 말이 소용 있을까요...
외로움 속에
고통스럽게 타들어가는 배를 부여잡고
눈 감은 당신을 생각하니...
우리도 아픕니다.
----- 중략----
세월이 흘러,
당신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지금의 우리가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갈게요.
이제는 외롭고 고통스럽고 무서웠던 기억은
모두 버리고 떠나시길...
당신이 있을 그곳에서 누구보다 사랑받는
행복한 삶이 시작되길 진심으로 기도할게요.
싸와디캅(‘안녕히 가세요’라는 뜻의 태국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