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중단되었던 대전지역 청소년 인권 운동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전지부가 지난 주말 전교조 회의실에서 2년 만에 재출범했다.
1987년 이후 사회·정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20여년간 전혀 변하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학교’와 ‘청소년 인권’이다. 1982년부터 ‘두발 자유화’와 ‘교복 자유화’가 실시됐지만, 대전 지역은 아직도 두발 자유화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가 전혀 없고, 공식적으로 구타가 존재하는 학교도 있다. 이런 현실에 대전 청소년들이 다시 인권의 깃발을 들었다.
‘아수나로’는 무라카미 류의 소설 '엑소더스'에 나오는 청소년 조직에서 딴 이름으로, 청소년이 직접 운영하고, 참가하는 단체이다. 아수나로는 현재 충청 지역에는 청주와 충주, 대전에 지부가 있으며, 추상적인 구호보다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이 말하는 청소년 인권이란 “청소년이라는 신분 때문에 받는 사회적 억압과 차별로부터 해방될 권리, 사회구조로 인해 고통당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창조하고 실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청소년 인권의 실현을 위해 이들은 적극적으로 정치적인 행동을 추구한다.
이들의 구체적인 주장을 살펴보면 학벌체제 철폐, 두발·용의 규제 철폐, 강제 자율학습 철폐, 청소년 민주적 권리 보장, 성 소수자를 포함한 소수자 권리 확보, 청소년 사생활 보호, 무료 급식, 전쟁 반대 등을 담고 있다.
이날 출범모임에서는 아수나로 소개와 원칙 확인, 대전 청소년 인권실태 점검, 1학기 동안 활동 계획 등을 논의했다.
“시멘트 벽에 머리를 대고 주먹으로 때렸다”, “수업시간에 바닥에 있던 먼지를 먹게 하기도 한다”, “전자사전이나 핸드폰 등을 가지고 있다가 들키면 그 자리에서 부셔버린다”, “선생님을 시내에서 만났는데, 학생의 머리가 길다고 시내 한복판에서 뺨을 때렸다”, “아르바이트 하는데, 똑같은 일을 해도 어른들의 1/4밖에 주지 않는다” 등 이들이 쏟아놓는 대전 지역 청소년의 인권실태는 경악스러웠다.
이런 현실은 인권 운동조차 힘들게 한다. 아수나로는 교육 당국과 학교에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몇몇 지부에서는 회원이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고, 아수나로의 홈페이지는 학교측의 모니터링 대상이라 회원의 실명이나 전화번호를 게시물에 올리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아수나로 대전지부는 이런 현실을 바꿔나가기 위해 4월 9일 총선 투표일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캠페인부터 행동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