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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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민주노동당

반성과 결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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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5 11시02분 이광오

2월 3일 민주노동당 당대회 이후, 충북에서는 당원들이 도당 해산을 요구하고 있고, 충남에서는 전현직 도당위원장이 탈당했습니다. 지난 13일 대전에서도 당직자들이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충청지역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미디어충청에서는 이를 계기로, 충청지역에서 새로운 계급정당 혹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고민하는 각 정치 조직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먼저, 대전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선언했던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서구위원회 이광오 부위원장의 글을 시작으로, 사회당, 노동자의 힘, 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글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13일 대전시당 당직자들의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선언' 기자회견, 이광오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았다. (사진의 왼쪽)

A4용지 두 장의 글을 쓰면서 이렇게 힘들어 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정리를 위한 개인적 글도 아니고, 토론을 위한 초안도 아니고,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현안과 관련된 성명서나 보고서도 아니다. 그리고 이미 나올만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은 매체에 제출된 상황에서 민주노동당과 현상황에 대한 뻔한 이야기를 지역의 건강한 매체에 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 글은 토달지 않는 편안한 사람에게 하는 넋두리가 될 것 같다.

2월 3일 당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 어둠을 뚫고 대전을 향하는 버스는 지난 2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빠르게 지나치는 가로등 같은 기억도, 빠른 속도에도 멀리 보이는 농촌마을의 모습처럼 선명한 사건도 떠오른다.

탈당기자회견을 마친 충남도당의 동지들과 한미FTA 반대집회 건으로 1년이 넘게 수감중인 대전시당 전 사무처장인 김양호 동지를 찾았다. 7분의 면회시간 중 김양호 동지는 탈당과 신당 창당의 소식을 접한 후 눈물을 흘리며 한마디 말을 남기고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어떻게 세운 당인데...’

한국노동당과 민중당, 백기완 선거운동본부의 이야기부터 하고 싶지만 이것은 내가 보아도 고루하다. 다만, 좌와 우의 냉혹한 비판 속에서도 남한 자본주의 극복을 위해 대중정당의 역사를 이끌어온 동지들이 있었고, 국민승리21과 민주노동당은 이의 산물임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민주노총이 함께한 97년 대선. 5년 전 ‘어린 녀석들이 철없이 행동한다’는 핀잔은 더 이상 듣지 않았다. 재정마련을 위해 민주노총의 사업장은 물론이고 한국노총의 사업장도 찾을 수 있었다. 한 달이 넘는 여관방 생활이 너무 행복했다.
그러나, 선거 막판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00연합, 00동문회, 00청년회 소속 회원들이 김대중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그런데, 이들 중에 국민승리21에서 권영길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며 주요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개표일. 그들은 김대중이 표를 얻을 때 마다 소리 없는 환호를 보내다가 선본사무실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나는 아직도 그들이 왜 ‘노동자 대통령’을 연호했는지 알지 못한다.
이와 유사한 일들은 두 번의 총선과, 지자체 선거, 대선에서 지속되었다. 특히 민주노동당의 지역구 후보가 많지 않았던 대전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학생운동시절 함께 했던 후배가 활동공간을 찾고 있었다. 마침 유성의 지자체보궐선거가 진행 중이었고, 선거에 결합한 후 후배는 대전시당의 모지역위원회에 상근을 시작했다. 지역위원회는 준비위원회 상태였고, 당원확대와 운영의 안정화가 급선무였다. 지역위가 준비위 딱지를 떼고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어 갈 무렵 후배는 당비대납으로 문제가 된 지역위원장에 의해 다른 건으로 당기위원회에 제소되어 결국 해고되어 말았다. 당시 이 문제에 대하여 치열하게 싸우지 못한 나는 수년이 지난 지금도 부끄럽다.

창당 이후 중앙위원과 중앙대의원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 결코 자랑스럽지 못한- 나는 시당 당연직 대의원으로서 시당 대의원대회의 분위기와 결정이 어느 순간부터 상식을 벗어나고 있음을 느껴왔다. 특히, 재정 및 인력운영과 관련된 사안에 대하여 사석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던 대의원들도 정작 안건의 결정과정에서 달라졌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찬반의 비율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년전부터 시당 대의원대회자료에는 재정과 관련한 별도의 자료가 있었고, 회의가 끝나면 이를 반드시 반납해야 했다.

지난 일들은 그것도 중앙과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일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지엽적인 사건들을 기억하는 것은 그들을 원망해서가 아니다. 결별의 정당성을 찾기 위한 궁색한 변명은 더더욱 아니다.
당의 핵심적인 정책이 폐기되고, 기형적인 사상의 잣대로 주요 정치 사안에 대한 입장이 발표되었다. 소수세력의 정치적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정작 당내 소수세력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그들이 민주노동당을 장악한 이후 당 내외부에서 이미 창당 정신은 상실 되었고, 민중도 민주주의도 사라지고 있음을 몰랐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 때, 더 치열하게 근본적으로 싸웠어야 했다’는 반성을 위해 동거의 상처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들의 입성을 은근한 기대로 환영하며 회계하지 않은 자들의 전술적 전향에 대하여 왜 냉철하게 판단하고 대처하지 않았는가를 돌아보기 위함이다.
한번도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은 자들이 역사의 미래를 온전히 개척할 수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패권을 패권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오판했던 태도에 대한 자아비판이다.

그래서, 나의 결별의 대상은 그들의 삐뚤어진 사상과 오만함이 아니다.
‘사상은 그 저울이 계급의 눈금을 가져야 하고, 노동의 팔에 감겨야 힘차게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잊고 산 과거와의 결별이다.
혁명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로 향한 끊임없는 모험 속에 있고, 실천 속에서만이 제 갈 길을 바로 간다'는 교훈을 실천하지 못한 존재와 절교이다.

‘침몰하는 배에 쥐새끼’라는 비아냥이 귓전을 간지른다.
고향을 떠나는 아픔처럼 아린 가슴도 쉽게 치유될 것 같지 않다.
세월의 무게를 딛고 다시 청춘처럼 일어서야 하는 창당의 길이 기대만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랴. 더 이상 결별의 이유를 찾을 필요도 망설일 필요도 없다. 기억할 것들을 챙기고 반성할 것을 정리하자. 새로운 진보정당의 시작을 위하여.

덧붙임

이광오 님은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서구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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