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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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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경쟁대상이나 없애야 할 공공의 적이 아니다

[삐딱한 어느 도시 농부 이야기] 제초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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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6 15시07분 이이철

4월과 5월, 파종하고 모종 옮겨 심고나면 6월은 풀잡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는 풀을 관리하는 것을 '풀을 잡는다'고 한다.

농부들은 해뜨기 직전과 해지기 직후, 한낮의 더위를 피해 일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에고~ 한낮 땡볕이 한창인 오후두시....
이 시각에... ㅠ.ㅠ

뙤약볕에 쪼그려 다니며 풀을 잡자니 스스로 내뿜는 열기에도 호흡이 가쁘다.
그래도 하고나면 사이 사이 숨어있던 작물들이 드러나 보인다.

감자밭 아래 몇 포기 심은 배추가 드러났다.

아래 사진은 마늘 밭 풀 정리 중인 모습이다.
마늘은 2월 해동이 되기전에 덮었던 유기물을 걷어주어야 한다.
작년에 너무 늦게 걷어주는 바람에 빛을 못받고, 낙엽아래 습기가 많아 다 녹아 없어져 버렸었다.
올 해는 마늘 좀 보겄네...
그런데, 아차~
마늘쫑(꽃대)을 뽑아 주는걸 잊었다. 그걸 뽑아주어야 통이 커진다는데~
매번 이런식이다.

마늘밭 풀뽑는 모습, 오른쪽은 야콘 모종을 심은 밭이다.

더운 여름엔 나무그늘이 최고다. 요즘은 새참을 먹는 때면 밭입구의 커다란 산벚나무 아래로 가 앉는다.

작년가을에 밭 귀퉁이에 항아리를 몇 개 묻으면서 김장김치를 묻었었다.
새참을 먹으면서 처음 꺼냈는데, 아주 아삭하다. 저장이 잘 되었다.
주변을 좀 더 정리를 하고 나면 김치는 따로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을것 같다.

지난 가을 묻어둔 항아리에서 김장김치를 꺼냈다.

풀 잡는 일이 거듭될 수록 밭이 한 층 더 살아나는 듯 하다. 우리에게 이 일을 한다는 건 밭을 살리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 많은 풀을 약을 안치고 손으로 일일이 뽑는다고 고개를 흔드는 분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우리에게 풀은 경쟁대상이라거나 없애야 할 공공의 적이 아니다.
풀은 우리와 상관없는 별개의 존재이기도 하거니와, 작물을 경작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저 풀이야 말로, 무경운 무투입이 가능하게 하는 존재라는 말이다.

감자밭 제초중이다.

우리밭 경작의 유일무이한 수단...
즉, 풀에 대한 관리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풀 숲이 주는 생명유지 활동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여러가지 과학적인 작용들이 있겠지만, 그걸 잘 모르겠기도하고 그런 깊은 지식들까지 알 필요는 없다.
그저 농사에 관련된 것만, 그것도 관찰에 의해 발견한 몇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풀이 뒤덮인 흙은 가뭄을 타지 않는다. 풀의 생김새를 가만히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어느 풀이나 생김을 보면 새벽이슬이 잎에서 맺힌 후, 뿌리 쪽으로 흘러내리게 되어 있다.
올 해처럼 가뭄이 극심한 때에도 말라죽는 일은 없다. 좀 덜 크긴 해도~

2. 풀 숲의 흙은 푹신 푹신하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이걸 스폰지 효과라고 한다. 흙이 부드럽다고도 하고. 이런 땅은 수분의 저장능력이 탁월하여 가뭄과 홍수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게 다 풀이 있기 때문이다.
풀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이 파고들며, 이틈을 공기와 수분이 적절하게 따라 간다.

3. 이런 땅엔 지렁이를 비롯한 많은 분해자 역할을 하는 동물들이 서식하기 때문에 흙이 스폰지처럼 수분을 항상 유지할 수 있게 된다.

4. 적절한 수분과 산소 그리고 생명이 있는 이 틈새엔 수많은 토착 미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되기 때문에 식물의 생장에 크나큰 도움이 된다.

* 풀, 적당한 수분, 지렁이 등의 분해활동, 각종 미생물....
숲의 생태계가 건강하면 흙은 자연스럽게 생명을 품게 된다. 이런 흙은 몽글 몽글 뭉쳐져 있다.
이런 흙을 경작에 최상의 흙으로 치고 있다. 이른바 '떼알구조'를 말한다.


결국, 풀은 해악을 끼치는 존재가 아니다. 반대로 풀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존재다. 문제는 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라고 생각한다.
풀이 주는 그 잇점을 활용하는 방법~ 그게 자연농이다.

첫째, 무경운이다.
처음 두둑을 만든 후로는 절대 땅을 갈아 엎지 않아야 한다.
갈아 엎은 땅은 일시적으로는 풀이 없어져 보이겠지만, 위기를 맞은 풀은 더 많은 싹을 낸다.
그래서 매년 갈아 엎는 땅은 이미 인간의 노동으로는 제압이 불가능한 한계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냥 두면 안정을 찾은 풀은 적당한 양만 싹을 틔운다. 많아 봤자 제가 먹을것만 적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경운을 하지 않으면 적당한 만큼의 개체가 유지된다는 말이다.

둘째, 그냥 풀과 작물을 함께 키운다. 굳이 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게 나의 정신건강에도 좋다.
풀과 작물을 함께 키우면 가뭄을 타지 않는다. 이유는 위에서 밝힌 바와 같다.
그럼, 씨앗을 파종하거나 모종을 옮겨심고 나서 그냥 방치하면 될까...?
물론, 그런 분들도 있다. 사정이 있거나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그런 방법을 쓰는 분들이 있다는 말이다.
자연농 중에서도 가장 소수이고, 가장 최상의 인내심을 가진 분들이다.
그리고, 자연의 흐름을 잘 아시는 분들이다. 마치 신령님같기도한 이런 분들의 밭에선 풀이나 작물이 다 잘 자란다.

안타깝게도 누구나 따라한다고 다 잘되진 않는다는 얘기다. 나는 아직 그런 수준이 못되고 있다.
아직까지 풀을 관리하는 단계이다.

풀의 생명력이 작물의 그것보다 월등한 관계로 적당한 시점에 풀을 억제해 주어야 한다.
즉, 풀이 작물의 키보다 비슷해지는 시점이라거나, 풀의 양이 현저히 많아졌다거나 할 때마다 풀을 꺽어서 다시 그자리에 뉘여 주는 것이다. 우리가 일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풀을 뽑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풀은 뽑히면, 흙속에 남았던 잔뿌리가 더 많은 싹을 낸다. 꺽어야 그 개체수가 유지된다. 이미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지만, 적절한 개체수를 유지해서 그 유용함을 지켜야 한다.

자연농은 풀을 제초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시키는 일을 한다. 작물을 위협할 때 마다 꺽어서 다시 뉘여주는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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