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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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T노조 한발짝 더 다가서기
IT산업노조 정진호 위원장에게 듣는다
김수목
지난 10월 14일, IT노조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장에서 정진호 위원장(35)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는 IT노조의 설립부터 현재까지 IT노동자들과 함께 선두에서 노조를 이끌어 온 사람이다. IT노조는 IT산업의 불합리한 구조와 그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이제 공개적으로 알렸다. 앞으로의 활동들이 주목되는 가운데 정진호 위원장의 얘기를 통해 IT노조를 둘러싼 전체적인 상을 그려보기로 한다.
(정진호 위원장의 바쁜 일정으로 인터뷰는 인터넷의 메일을 통해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어떤 분들이 주로 IT노조의 조합원들인가?

☞ “정보통신 산업에 근무하는 모든 분들이 해당된다.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에 근무하는 분들의 비중이 많다. 구체적으로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컨텐츠 기획자, 시스템 관리자, 시스템 운영자 등이 주축이다.”

▣ IT노조를 만들게 된 계기는?

☞ “당시 나와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물어보면... IT인들 대부분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비해 대항할 만한 어떤 대상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IT산업(특히 소프트웨어) 전체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IT는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중소기업 경영이 어려운 상태이기에 기업도, 노동자도 살기 힘든 상황이였다. 오죽했으면 안철수씨가 “빌게이츠도 한국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겠는가. 그래서 이들의 의사를 응집시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빌게이츠도 한국에선 성공하지 못했을 것...

▣ 온라인노조와 산별노조 형식을 택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

☞ “IT노동자들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활동이 많은 특징이 있다. 온라인(인터넷)을 통하여 의사참여 및 조합활동이 가능하게 하여 좀더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IT산업의 특성상 대기업은 소수이고 흥망이 심한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특정한 교섭단체를 지목하기 어렵다.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정부의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산별노조라는 형식으로 노조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 노동부가 노조 설립신고를 반려하기도 했다는데...

☞ “부위원장이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설립신고를 반려했다. 반려를 받은 후 두차례에 걸쳐 서울남부노동사무소에 항의방문을 하였고 담당자에게 부위원장의 노동자성을 부각하여 주로 설명하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2차 항의방문 이후 노동사무소도 부위원장의 노동자성을 인정한다며 설립신고증을 내주었다. 그러면서 부위원장이 속한 회사를 ‘불법도급 및 파견법 위반’으로 신고하였다. 부위원장의 노동자성에 관한 인터뷰 중에 위반이 될만한 사항이 발견되었다는 이유였다. 그로 인해 부위원장과 관련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아이러니가 생기기도 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프리랜서는 노동자가 아니다?

▣ 어떠한 활동을 주로 하였나?

☞ “현재까지는 전국적인 활동을 하기위한 조직력을 갖기 위해 조직화 사업과 조합원 교육 사업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IT산업 노동자들의 현실과 요구사항, 불만사항을 정확히 수렴하기 위해 실태조사사업을 최초의 공식 사업으로 추진했다.”

▣ 이번 실태조사를 하게 된 계기는?

☞ “IT노동자들이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으나, 노동부와 정통부를 포함하여 이를 알려주는 자료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IT노동자들의 정확한 현실을 파악하여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실태조사를 하게 되었다.”

▣ 실태조사 결과 IT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어떠했나?

☞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였다. 그 가장 큰 원인은 다단계식의 하도급 구조때문이다. 일부 IT업계의 10대기업 정도가 90프로 이상의 프로젝트를 독점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꼬리를 물고 다단계 하도급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IT노동자들이 최말단에서는 인력시장의 상품과 같이 취급되고 있다.
수당없는 야근과 특근, 철야 등도 중요한 문제다. 일부 갑에서는 프로젝트를 하면 밤새는게 당연한거 아니냐고들 하는데... 항상 프로젝트를 하는 IT노동자들은 그럼 항상 밤을 새야 된다는 논리인가.
35세면 이쪽에서는 환갑일 정도로 짧은 직업수명도 커다란 문제로 꼽힌다.”

수당없는 야근/특근/철야... 35세가 환갑이라니!

▣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이미 IT산업은 어디서부터 손을 댈 수 없는 심각한 구조로 바뀌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IT산업의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불합리한 산업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전 IT노동자들과 함께 단체행동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지난 7월 ‘IT산업연맹’이 결성되었다. 독자적인 활동을 추구하는 것인가?

☞ “IT산업연맹은 대기업 노조가 연합한 연맹체이다. 우리는 기업별 노조 형태가 아니라 전국 단위의 산별단일노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점에서 일단 우리의 방향과 차이난다. 또한 우리는 소수이며 IT연맹은 다수이다. 다수로 인하여 우리의 조합활동방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상급단체에 대한 논의가 내부적으로 얘기되고 있으나 우리가 먼저 확실한 역량을 정립한 후에 많은 논의를 거쳐서 적절한 단체로 결정하자는 의견이다.”

구조적 개혁을 위한 법안 만들어야

▣ 현재 IT노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 “모두가 직장인이고 바쁘므로 직장생활이 끝난 후에 남은 시간들을 이용해 만난다. 주로 평일이나 주말 밤에 모임을 가진다. 어떤 조합원들은 밤을 새고 와서 회의하고 다시 밤을 새러 가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직장일이 한가한 때에도 조합일 때문에 밤을 새기도 하지만 거기에서 또 보람을 찾는 분들도 많다.”

▣ 앞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IT노조를 알리고 노조의 힘을 키울 생각인가?

☞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정책방향을 적극 홍보하고 조합원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적인 규모의 캠페인과 ‘이슈파이팅’, 단체행동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포부나 각오 한마디...

☞ “이번 실태조사와 그 결과를 통해 IT노동자들이 얼마나 불합리한 산업구조 속에 방치되어 있는지를 알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현 상황을 어둡게 보고 있으며 장래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IT노조는 IT노동자들을 대변하고 그들을 응집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반드시 많은 노동자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이와같은 상황을 만든 정부와 사용자들을 바로잡아 IT노동자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할 것이다.”
2004년10월20일 15: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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