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노동자들이 5월1일을 기해 사상 최초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건설운송노조 덤프연대는 오늘 정오 마로니에공원에서 1천여 명이 모여, 총파업결의대회를 갖고 대정부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의 요구는 세 가지.
△ 과적단속법 개정 △ 유가보조금, 면세유 지급 △운송단가 현실화이다.
화물차, 버스, 택시 다 받는 정부보조금 없어
현행법상 덤프트럭은 건설기계로 분류되어, 그 노동조건은 화물운송노동자들보다 더 열악하다. 화물차의 경우 유가보조금을 리터당 152원, 4,308리터 한도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덤프트럭의 경우 유가보조금이 전혀 없고, 면세유 구입권도 지급되지 않아 유가 인상에 따른 운송비용 증가로 인건비도 보장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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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과적강요, 정부의 벌금부과에 옴짝달싹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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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하도급으로 중간착취, 운송원가도 보장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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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정부와 면담 요청했으나 성사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
덤프연대의 1천 대오는 대학로에서 광화문까지 행진, 노동절 본대회에 참가한 후 서울대에 모여 파업상황을 공유하고 독려하는 정리집회를 가졌다. 오늘 참가자 모두 내일 오전 과천 정부좋합청사를 방문, 건교부와 면담을 예정하고 있으나 정부측과 합의된 교섭일정은 없어, 장기 총파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