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월요일 오후 함께 일하는 인도 선교사 프라사드 라우목사와 오산을 떠나서 청주에 도착하였다.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청주 인터체인지를 나와 청주시내로 들어가는 나무터널 길은 새로 나온 잎으로 하늘을 가린다. 시내로 막 진입하여 고속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외곽도로를 탄다. 대전, 신탄진 나가는 사거리에서 근처에 청주교도소를 안내하는 작은 이정표가 보인다. 시내 쪽으로 좌회전하며 조금 올라가니 청주교도소 안내표지가 보여 좌회전 언덕길을 오르니 청주교도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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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 아노와르 위원장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구속,납치,폭력에 항의하는 집회 모습 |
청주에는 청주도시산업선교회(정진동 목사)가 70년대 이후 35년간 군사독재 정권의 탄압과 압제 속에서 피땀 흘리며 지금까지 노동자와 함께 투쟁하며 살아가는 지역으로 여러 번 다녀본 길이기에 낯설지는 않아서 쉽게 청주시 남쪽의 교도소를 찾았다. 한가한 지역과는 어울리지 않도록 높은 담 울타리가 사람을 어둠으로 격리시키는 청주교도소 안쪽의 구석에 위치한 외국인보호소 면회실을 찾았다.
우리보다 먼저 와서 면회를 신청한 여러 동지들이 아노와르 위원장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인천이주센터(이주인권연대)의 양혜우 대표와 함께 일하는 동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아노와르 위원장 동지가 나와서 손인사를 한 후 그 친구들이 진지하게 면회하는 것을 밖에서 지켜본다. 간간히 밝은 웃음소리가 들리고 고통 속에서도 낙천적인 투쟁가들의 면모를 듣는다. 그들이 면회를 마친 후 바로 이어서 우리가 면회하였다.
이중 유리창 너머로 손을 맞잡으며 마음을 전한다. 인간으로서 못할 짓을 하고 있는 정부의 처사가 더욱 분노스럽지만 마음을 넓게 먹고 지난 이야기를 한다. 보다 각별하게 그를 보호하지 못하여 미안하다.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을 이야기한다. 이주노동조합 아노와르 위원장, "땅 끝까지 늘 당신 곁에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으니 힘내세요".
아노와르 위원장은 말한다. 현장조직 강화를 위해서 늘 고심했는데! 그는 동지들이 앞으로도 더욱 현장의 이주노동자 조직에 관하여 열심히 함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였다. 한국교회와 이주센터와 노동자들이 더욱 함께 건강하게 연대투쟁해 줄 것을 이야기한다.
그는 혈압이 180까지 높아져서 어제 전화를 통한 투쟁사를 할 때 머리가 많이 아팠다고 한다. 의사가 계속 주의있게 혈압 검사를 한다고 한다. 많은 동지들과 노동자들이 면회를 하고 출국금지와 석방투쟁에 관심을 가져서 감사하고, 이주노동조합이 한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 감옥에서도 이주노동조합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에 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주노동조합이 출범한 후 경기지역 현장의 이주노동자들이 이주노동조합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조합원 가입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간부들이 순회하며 교육하고 조직한다면 조합원은 급속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위원장 구출 투쟁을 통하여 조합이 더욱 건강하게 자리 잡고 한국 사회 속에 뿌리를 내리도록 함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5월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TIE ASIA 국제연대모임과,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노동자연대(APWSL)의 총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아노와르 위원장 건을 비롯하여 이주노동조합과 이주노동운동의 국제적 연대와 투쟁의 소통을 만들기 위해서 출국한다고 활동계획을 이야기하였다. 지난번 강제 출국한 네팔 샤말동지의 이야기도 한다. 그는 지금 네팔 지폰노총에서 열심히 조직 활동가로 투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이주친구들을 구속한 한국 정부와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의 비민주적이고 비인간화된 현실을 극복하고 노동자가 주인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동자가 하나 되어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을 찾는 투쟁을 조직하겠다, 노동역사의 새순을 틔우는 연대투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밝아지는 이주노동현장의 모습을 다짐하며 위로하였다.
어디에 있든 우리의 중심과 행동이 하나가 되기를 이야기하였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의 노동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주체로 나서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땅 끝까지 늘 당신 곁에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으니 힘내세요", 아노와르 면회를 마치고 돌아 나오며 생각을 정리하여 본다.
한국의 40만의 이주노동자를 대표해서 초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의 위원장 십자가를 지고, 이국땅 낮선 감옥에 갇혀 있는 아노와르는 이 시대에 부활하는 전태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자기 몸을 불살라서 노동의 재단에 바쳤던 노동자, 지금의 이 시대의 영웅으로 부활하는, 70년대 한 노동자의 함성이 지금 아노와르 위원장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을 통하여 오늘도 외쳐지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당하는 차별과 폭력은 정말 심각하다. 인간 사냥하는 법무부의 체포과정은 물론이고, 내가 살고 있는 경기지역의 병원들에는 공장에서 폭행당하고 일하다가 다친 이주노동자들이 3~4명씩 입원하는 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술 취한 관리자의 폭행은 고문을 하는 수준이며 이렇게 컨테이너 바닥에서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활과 삶을 사회는 이해하지 못한다. 조금 이해하더라도 자기의 삶의 힘듦이 관심을 갖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
여기 짐승 같은 이주노동자들의 노예의 삶을 벗어나는 길은 역사 속에서 노동자의 의식이 발전되었던 노동역사의 길을 함께 따라 나서야 한다. 이 땅과 인류 속에 방향을 제시한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의 가르침처럼 열사들이 죽음도 불사하는 투쟁으로 만들어 놓은 깃발을 따라서 스스로의 힘으로 배우고 깨우치고 조직하여야 한다. 차별과 국경을 넘어,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단결하고 투쟁하는 이주노동조합을 건설하고 당당하게 사회와 역사의 주인이 되는 길에 함께 하여야 한다.
오산의 센터에 돌아오니 수청동 철거민 투쟁하는 동지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내일의 수원출입국관리소 항의집회에 함께 참여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시대의 중심적 투쟁현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과, 이주노동조합 건설투쟁, 철거민투쟁이 겹쳐지고 있다. 결국 제국주의 자본의 횡포가 만들고 있는 주변 상황이다. 투쟁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권리를 지키고 살아갈 길이 없는가?
아노와르 위원장의 이름을 보면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No War'가 생각이 난다.
평화의 일꾼, 이주노동조합 아노와르 위원장 동지, 땅 끝까지 늘 당신 곁에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으니 힘내세요.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