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에서 정남으로 넘어가는 지점에 위치한 동보중공업에서는 일용직 하청노동자들이 임금체불에 항의하여 회사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12월25일, 모두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한껏 들떠있을 때에도 동보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은 모닥불로 추위를 녹이며 하루빨리 체불임금을 받아 가족들에게 돌아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현재 동보중공업은 과거 '동양보일러'에서 이름이 바뀐 회사다. 이곳에서는 화력발전소나 소각장에 들어가는 산업용 보일러를 생산하고 있다. 동보중공업은 대우건설에서 하청을 받은 1차 하청업체다. 이 밑에 신우ENG, 금호TECH 등 4개의 2차 하청업체가 들어와 있고,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체불임금으로 동보중공업을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신우ENG에 속한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이 중에는 이주노동자도 20명 가량된다.
이들은 지난 10월부터 3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우ENG는 현재 임금을 지불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고,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동보중공업을 통해서이다. 동보중공업 회장은 12월 23일까지 신우ENG와 공동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해주기로 했으나 며칠전 서초동 동보중공업 본사로 도피한 상태다.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신우는 이미 지불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동보라는 원청에서 앞으로 급여에 관한 사항들을 구두로 또는 서면으로 약속한게 있어서 돈을 받지도 못하고 3개월간 계속 일하고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 그 채무관계를 전혀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에게 주지 않고 않다"며 동보중공업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현재 점거농성중인 노동자들은 오는 12월 27일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26일부터 집회허가가 떨어지면 27일 서초동 동보중공업 본사앞에서 항의시위를 할 예정이다. 청와대와 대우건설 본사에서는 이미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청회사인 대우건설에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단체 항의집회와 1인시위를 병행하는 투쟁을 해나갈 계획이며 월요일(27일) 항의시위 경과에 따라 앞으로 벌여나갈 투쟁을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소속 경기서부건설노조가 이들의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 동보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은 이번 투쟁으로 경기서부건설노조에 가입한 상태이다.
"민주노총과 같이 50여명의 노동자들이 힘을 합해서 지금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명백히 표현할 것이고 12월까지 채무관계를 완벽히 해결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우리가 지치기를 바라는데 월요일에 총집합해서 우리의 각오와 의지를 그들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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