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결성을 계기로 2004년 12월 말 ‘계약해지’명목으로 해고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노조원 90여 명이 서울 대치동 하이닉스 서울사무소 앞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지난 12일부터 노숙투쟁에 들어가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닉스 노동자들은 끝을 보겠다는 각오로 전 조합원이 유서를 작성하는 등 매우 절박한 심정으로 노숙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 하이닉스 서울사무소 사옥 앞에 커다란 비닐이 쳐져 있었고 바닥에 얇은 스티로폼이 깔리고 침낭과 이불이 놓여 있었다. 조합원들은 막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하고 있었고 일부는 설거지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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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이 서울 대치동 서울사무소 사옥 앞에서 노숙 투쟁에 들어갔다. |
식사는 비용 때문에 직접 취사를 해서 해결하고 있었다. 화장실은 건물 안의 화장실을 이용했으나 출입문을 용역 경비들이 통제하면서 사용할 수가 없게 되는 등 노숙 투쟁 상황이 어렵게 되고 있다.
농성장에서 만난 오병웅 부지회장은 “밤엔 매우 춥다. 화장실 사용도 불편하다. 그나마 옆에 건물의 화장실을 사용했는데 밤 9시면 출입문을 닫아 불편하다. 사람들이 (청주와 다르게)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노숙 투쟁의 어려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사측의 성의 있는 태도와 교섭인데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사측은 어떠한 대화의지도 없다”고 말하며 사측을 비난했다.
오병웅 부지회장은 이어 노조의 사장면담 요구 등에 대해 사측이 “아무런 반응도 없다. 지금은 어떤 실마리도 잡히지 않는 상태”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상경투쟁에 참가한 전 조합원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토요일 유서를 작성했다. 1명이 모두 4장을 작성해 청와대, 국가인권위, 사측에 전달하고 한부는 본인이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오병웅 부지회장은 유서 이야기를 꺼내며 “한 부는 주머니, 가슴 속에 품었다. 주머니에 있는 유서가 나오는 날 우리의 싸움도 끝나는 날이다”라고 매우 비장하게 말하고 이 투쟁은 “사측의 성실한 행동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결의를 밝혔다.
한편 단식투쟁을 하던 임헌진 사무장과 박순호 지회장 직무대행은 상태가 악화돼 치료를 받고 더 이상은 힘들다는 진단을 받고 귀가한 상태이다. 그러나 박순호 직무대행은 충북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도지사 집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오병웅 부지회장은 전했다. 이 싸움에 얼마나 절박하게 임하고 있는 지 말해 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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