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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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다른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16일부터 21일까지 열려
박정규
1997년 '서울국제노동미디어' 행사의 한 행사로 시작한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오늘로 여덟번째 개막된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 민주노총,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등이 후원하는 올해 영화제에서는 노동자 민중의 삶과 투쟁을 담아낸 26편의 국내외 영화들이 선보인다. 11월 16일에서 21일까지 6일간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되는 영화제에서는 매일 아침 11시부터 밤 10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품들이 각각 2회에 걸쳐 상영될 예정이며, 마지막날인 21일 늦은 6시에는 국내외 영상운동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다른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폐막작의 슬로건을 차용한 것으로 두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하나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모든 운동이 이미 그 자체로 다른 세상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에서 확인되듯 다른 세상이 구체적인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세상에 대한 구체적 지향을 내포하는 이 슬로건하에 올해 상영되는 최종 작품들은 영국, 이태리,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미국, 캐나다, 한국 등 10개국 26편이다.

개막작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2004, 베네주엘라, 76분, 마르셀로 안드라데)

개막작으로는, 이미 작년 노동영화제에서 상영된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를 통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베네주엘라의 사회변혁을 담아낸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이 선정되었다. 국제 미디어 활동가의 연대체 칼 리 미디어의 일원인 마르셀로 안드라데가 연출한 이 작품은 현재 진행중인 전지구적 변혁의 과정을 자본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제4차 세계대전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투쟁의 주요한 축인 베네주엘라 민중의 투쟁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민중 스스로의 발언을 통해서 담아낸다.

한편, 페막작은 <노 로고>의 저자이며 반세계화 운동 진영의 주요 이론가이기도 한 나오미 클라인이 아비 루이스와 함께 제작한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이다. IMF에 의해 강요된 신자유주의 정책이 낳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가들이 떠나버린 공장을 점거한 노동자들의 투쟁과 생산은 다른 세상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설득력있는 예고편과도 같다.

폐막작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2004, 캐나다, 87분, 아비 루이스 / 나오미 클라인)

이 두 작품을 포함해서, 해외 프로그램은 다섯가지 섹션으로 구분된다. 먼저, [혁명은 진행중 : 라틴 아메리카]에는 위의 두 작품와 함께 이중의 착취에 의해 고통받는 아르헨티나 여성 노동자의 자기 주장과 투쟁을 담은 <여성전사들>, 그리고 베네주엘라 민중의 의식과 실천을 생생하게 담아낸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베네주엘라> 가 함께 한다.

[사유화의 종말]은 자본의 세계화가 얼마나 세상을 파탄에 빠뜨리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섹션이다. <갈증 : 물은 누구의 것인가?>는 초국적 자본의 물 사유화와 그에 대항하는 전지구적 투쟁을 담아낸 역작이며, <식량의 미래>는 유전자 조작 식품, 생명특허, 소농 몰락 등을 초래하는 초국적 자본의 농업장악 등 세계화 시대 먹거리의 문제를 마치 백과사전처럼 담아낸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의 유일한 해외 단편물인 <미트릭스>는 기업농이 초래한 생태계의 파괴 상황을 패로디라는 형식으로 담아낸 애니메이션 작품이며, <출혈 -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의료제도>는 미국과 쿠바의 의료제도를 흑인여성감독의 개인적 독백을 통해서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비극적이면서도 희망을 놓치지 않는 작품이다.

노동영화제의 고정 섹션인 [전세계 노동자의 투쟁과 삶]에서는 마치 <이중의 적>과 <인간의 시간>을 합쳐놓은 듯한, 해고된 스페인 정보통신기업 노동자의 거리 농성 투쟁을 다룬 <이과쥬 효과>, 켄 로치의 <빵과 장미>에 출연했던 여성 활동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청소용역 노동자의 삶과 투쟁 그리고 켄 로치의 철학과 제작현장을 기록한 <켄과 로자>, 독특한 스타일로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다각도로 조망한 벨기에의 <적자생존> 등이 준비되어 있다. 아울러, 착취당하는 중국 노동자의 현실을 최초로 생생하게 기록한 <메이드 인 차이나>는 이른바 동북아 경제권의 미래에 대한 진보적 재해석을 고민하게 할 것이다.

<KPFA - 주파수는 민중의 것이다> (2002, 미국, 56분, 베로니카 셀버)

노동영화제에서는 작년 비디오 액티비즘 섹션에 이어서 올해 [미디어, 지배의 내면화 혹은 변혁의 무기]라는 제목으로 주류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대안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두편의 작품을 준비했다. 우선 < KPFA - 주파수는 민중의 것이다 >는 현존하는 가장 대표적인 대안적 라디오 운동의 사례인 미국 KPFA의 역사를 복원해낸 작품으로 현재 공동체 라디오의 시험방송 사업이 진행중인 한국에서 주목할만한 사례이며, 대표적인 미디어 관련 정보 사이트인 미디어채널의 운영자인 대니 셰터가 연출한 < WMD : 대량사기무기 >는 이라크 침략전쟁동안 진행된 주류 미디어의 현실 왜곡을 꼼꼼하고 설득력있게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지나간 과거의 노동영화를 발굴하는 섹션인 [노동영화의 회고]에서는 50년전 베트남전에 반대해 파업한 항만노동자들을 소재로 삼은 <부두에서의 조우>를 소개한다. 30여년간 프랑스 당국에 의해 상영이 금지되었던 이 비판적 현실주의에 기반한 극영화는 비록 거칠고 투박하지만 소박한 매력을 지닌, 노동영화의 소중한 자산이다.

국내작의 경우, 먼저 국내 신작에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시대 노동자 투쟁의 전망을 고민하게 하는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현대자동차 노동자와 세가지 문제>, <일자리에 관한 이야기> 등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신자유주의하의 고용 불안, 비정규직 확대, 근골격계 질병의 문제 등을 탐구하며, 짧은 플래시 광고인 <한국에서 비정규직으로 산다는 것은>을 통해서 단편 캠페인 비디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다.

<절망의 공장 - 현대중공업 그리고 비정규직> (2004, 한국, 40분, 울산노동미디어센터)

이진필 감독은 <알고싶지 않은...>에서 최저임금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며, 주현숙 감독은 <계속 된다 - 미등록이주노동자 기록되다>를 통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시선을 드러낸다. 울산노동미디어센터가 제작한 <절망의 공장 - 현대중공업 그리고 비정규직>은 박일수 열사의 분신에 뒤이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추적한 기록물이며, ‘스튜디오 아이스크림’의 <노동자 교향곡 제9번 : 합창>은 노동자 정치 세력화에 대한 서사적 접근이다. 그리고 대구 지역의 교육단체 ‘노동자의 눈’이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제작한 <기계가 아니다. 아프다고 외쳐라>는 근골격계로 고통받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카메라를 든 노동자 워크숍’을 통해서 만들어진 옴니버스 작품 <카메라를 든 노동자>가 준비중이며, 주요한 민중 투쟁을 소개하는 의미에서, 정부의 반환경적 반생태적이고 일방적인 정책에 대해 투쟁한 부안 민중의 직접민주주의를 기록한 <2월14일 부안군민 주인되는 날>, 그리고 부안 지역 민중의 독립적인 대안영상운동을 담은 <노란 카메라>가 소개된다.

1997년 11월에 열린 <제1회 서울국제노동미디어> 행사 사진. 서울국제노동영화제는 제1회 서울국제노동미디어 행사의 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영화제 마지막날 폐막작 상영에 앞서 2시간 동안 진행될 토론회의 주제는 <변혁운동에서 영상활동가의 역할>이다. 올해의 토론회는, 개막작 연출자인 베네주엘라의 활동가 마르셀로 안드라데를 초청해서 노동자 영상패, 전문 노동영상운동 집단, 인터넷 방송 활동가, 지역 공동체 활동가 등이 함께 하며, 각각의 실천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어떻게 변혁운동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과정에서 자리매김될 수 있으며 어떤 한계와 공백에 부딪쳐있고 어떤 과제와 전망을 부여하는가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렇게, 올해 영화제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변혁적 영상운동의 성과를 한데 모아 다른 세상을 향한 전략을 논의하고 논쟁하기 위한 장으로서 준비되었다. 비록 여전히 가난하고 영화제라는 형식에 내용을 채워나가기란 힘겹기만 하지만, 무장한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파괴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서 건설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노동영화제에 다른 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을 초대한다.

해외 프로그램
1, 혁명은 진행중 : 라틴 아메리카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 (2004, 베네주엘라, 76분, 마르셀로 안드라데)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베네주엘라 (2004, 이태리, 90분, 엘리자베스 안드레올리, 가브리엘 무지오, 막스 퓨)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2004, 캐나다, 87분, 아비 루이스 / 나오미 클라인)
여성전사들 (2004, 아르헨티나, 33분, 노동자의 눈)

2, 사유화의 종말
갈증 : 물은 누구의 것인가 ? (2004, 미국, 62분, 알란 스니토우 / 바바라 카우프만)
출혈 :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의료제도 (2004, 미국, 67분, 로나 그린)
미트릭스 (2003, 미국, 4분, 루이스 폭스)
식량의 미래 (2004, 미국, 90분, 데보라 쿤스 가르시아)

3, 전세계 노동자의 삶과 투쟁
이과쥬 효과 (2002, 스페인, 89분, 뻬레 호안 벤투라)
켄과 로자 (2000, 영국, 49분, 안리케 골드만)
적자생존 (2003, 벨기에, 86분, 빠뜨릭 쟝)
메이드 인 차이나 (2004, 미국, 61분, 데이비드 레드몬)

4, 미디어, 지배의 내면화 혹은 변혁의 무기
KPFA - 주파수는 민중의 것이다 (2002, 미국, 56분, 베로니카 셀버)
WMD : 대량사기무기 (2004, 미국, 100분, 대니 셰터)

5, 노동영화의 회고
부두에서의 조우 (1950-53, 프랑스, 75분, 폴 카피타)

국내 프로그램
1, 국내 신작
현대자동차 노동자와 세가지 문제 (2004, 한국, 51분, 노동자뉴스제작단)
일자리에 관한 이야기 (2004, 한국, 41분, 노동자뉴스제작단)
한국에서 비정규직으로 산다는 것은 (2004, 한국, 4분, 노동자뉴스제작단)
알고싶지 않은... (2004, 한국, 25분, 이진필)
계속 된다 - 미등록이주노동자 기록되다 (2004, 한국, 74분, 주현숙)
절망의 공장 - 현대중공업 그리고 비정규직 (2004, 한국, 40분, 울산노동미디어센터)
노동자 교향곡 제9번 : 합창 (2004, 한국, 29분, 스튜디오 아이,스크림)
기계가 아니다. 아프다고 외쳐라 (2004, 한국, 35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 교육·영상기획 노동자의눈)

2, 카메라를 든 노동자
카메라를 든 노동자 (2004, 한국, 60분, 카메라를 든 노동자 워크숍 수강생)

3, 부안 민중의 투쟁
노란 카메라 (2004, 한국, 35분, 한범승)
2월14일 부안군민 주인되는 날 (2004, 한국, 40분, 노란영상집단 214)
* 장소가 서울아트시네마로 결정되면서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안게됨에 따라 무료 관람 정책을 고수하긴 쉽지 않았지만, 주최측에서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영화의 관람을 무료로 하였다고 합니다.

영화제의 재정적 독립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후원을 기대합니다.
2004년11월16일 1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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