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이 게시판을 통해 전북 참소리, 미디어충청, 민중언론 참세상, 울산노동뉴스의 기사와 관련된 토론을 직접 하실 수 있습니다.

 
'노동문학의 길을 찾는다'
3회 전국노동자문학한마당 속리산에서 열려
이원배
8. 19일부터 충북 괴산 화양관광농원에서 제3회 전국노동자여름문학한마당이 한국노총, 민주노총,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작은책, 전태일문학상운영위원회, 전국노동자문학연대 등이 주최해 열렸다.

전국의 문예일꾼, 삶과 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노동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박 3일 동안 개최됐다. 이틀 동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문학 한마당에서 참가자들은 매 강좌 진지하고 때론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강연을 듣고 질문을 던졌다.

이튿날 저녁엔 그날 진행한 백일장 시상식이 진행돼 예술노조 김정명씨가 ‘연극이 끝나고 난 후’란 시로 대상을 받았다. 환한 장작불을 지펴놓고 어우러진 대동놀이 속에서 구름에 가린 희미한 달빛이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19일 저녁 창작교실 강좌

오철수 시인의 창작 강연, “시는 이렇게 쓰자”라는 강연이 21명의 ‘예비 시인’들이 참가해 어떻게 하면 시를 잘 쓸 것인가라는 모든 시인 지망생들의 원초적인 질문을 풀어보고자 하는 열정에 진지한 자세로 강연을 들었다.
오철수 시인의 강연 모습

오철수 시인은 우선 시 창작에 있어 “시를 너무 감정을 앞세워 쓰지 말라”고 강조했다. 시를 쓰기에 앞서 자기 감정을 앞세우면 객관적인 공유를 하지 못해 “자기 생각만 얘기하면 남은 못 알아 듣는다”며 감정의 조절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오철수 시인은 “꼭 시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말했다.

사물을 자세히 ‘잘’보고 개성 있게 쓰기

그러면서 오철수 시인은 김기택의 ‘송충이’, 이대흠의 ‘바퀴는 슬프다’란 기성 시인의 시를 예시로 들어가며 시 창작에서 필요한 ‘관찰’, ‘독특한 표현’ 들을 설명했다. 오철수 시인은 “생각의 대상이 되는 짝이 있다 ‘대상체험’이 있기 때문에 시가 된다. 시를 쓸 때면 가능하면 직관상태로 내가 본 것은 시로 확실히 옮겨져야 된다. 시인은 기똥차게 잘 봐야 된다. 잘 봐야 대상 체험에서 생각에 요구되는 재료로 가져올 수 있다. 잘 보자”며 대상에 대한 자세한 관찰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잘 보지 않으면 주워들은 생각이 떠오른다. 이러한 시가 개성이 없어지고 형성미가 없어 진다. 일단 잘 보자”라고 말하며 사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시 창작에서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오철수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이 시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해 ‘세심한 관찰과 개성있는 표현’이란 덕목이 시 창작에서 중요함을 역설했다.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밤은 늦여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풀벌레 소리가 빗소리 사이로 고요히 들려 그 속에 ‘지나가는 계절’이 있음을 느끼게 했다.

보수언론의 왜곡에 대응하는 문제 짚기, 하종강의 ‘생활 글쓰기 교실’

노동운동을 하면서 노동 현안 문제들에 대해 쉽고 문제의 핵심을 잘 짚는 글쓰기로 잘 알려진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의 “시사, 주제가 있는 글쓰기” 강좌가 숙소 지하의 널따란 방에서 하종강 소장의 ‘팬’들과 평소 시사적인 글쓰기에 관심이 많던 노동자, 농민 3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종강 소장은 한국의 주류 보수 언론이 노동운동과 노조의 파업에 대해 어떻게 왜곡하고 ‘헐뜯기’를 하는지 하나하나의 사례들을 들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사업장도 외면하는 산별투쟁’이란 기사에 대해서는 “‘산별투쟁’은 본래 대사업장이 외면하는 싸움이다. 산별투쟁은 대사업장 노동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고 말하며 보수 언론이 ‘흠집내기’에 몰두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노조원 설득 못한 투쟁노선’이란 기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노동조합은 다양한 의식적 스펙트럼 가진 조합원들의 대중조직으로 그 안에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설득하고 대화하는 조직이 노동조합이라고 말하며 이런 노조의 성격을 이해 못한 보수 언론이 노동운동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하종강 소장은 주로 신문기사에 난 노동운동, 노조의 파업에 대해 어떻게 보수 언론이 왜곡하고 갈등을 부추기고, 헐뜯는지에 대해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 나갔다.

노동자는 과격한 이미지?

하종강 소장은 드라마, 영화 등 영상 매체에서 등장하는 노동자들의 이미지가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전공투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인랑’에서 노동자 게릴라들은 눈이 올라가고 타협이 안 되는 과격한 인상으로만 그려진다고 비판했다. “도시 게릴라들 중에 서글서글하거나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표정으로 그려진 사람은 거의 없다”며 왜곡된 이미지를 비판했다.
이어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노동자 이미지들이 유형화 되어 있거나 “회의를 하는 노동자들이 부릅뜬 눈으로 과장된 몸짓을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판했다.

하종강 소장은 한국의 개혁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종강 소장은 “우리가 할 일은 엄청나게 비정상적인 한국 사회를 정상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다.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한국사회의 의료구조는 비정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한국은 매우 미개한 나라다”라며 약자가 보호 받지 못하는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8. 20., 문학한마당 이튿날

오늘도 어제처럼 비가 내렸다. 낮게 내려앉은 먹구름은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비는 오래 내릴 것 같았다.
예정보다 좀 늦게 아침을 먹고 예정된 일정을 진행했다. 20일 오전엔 예정돼 있던 작가 김중미의 강연과 소설가 한창훈의 창작 강연이 진행됐다.

우리들에게 MBC 느낌표의 선정도서「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잘 알려져 있는 김중미씨의 ‘여성 노동자로 살며 글쓰기’ 란 강연은 편하지만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중미씨는 마련된 의자가 불편하다며 바닥에 앉아서 청중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강연을 진행했다.

내 생활과 삶이 글쓰기의 토대

김중미씨는 개인적 노동 경험, 그 속에서 느꼈던 한국 사회의 부조리가 자신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체험, 특히 인천 만석동 지역의 빈민운동, 노동운동을 하면서 느끼고 체험한 구체적 삶의 모습들이 글쓰기의 토대가 되었다고 전하며 당시의 일들을 회상해 전했다.

김중미씨는 병원 원무과에 근무할 때 “원풍모방의 투쟁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다치고 며칠씩 싸운데 (그런 사실들이) 신문엔 나오질 않아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다쳐서 오는데 돈이 없으면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이 사회는 정의보다 불의가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의보다 불의가 우세한 한국 사회의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중미씨는 그 즈음부터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된 것이 당시 ‘달동네’로 유명한 인천의 만석동 지역의 빈민운동이었다 한다. 한국 사회의 빈민 지역이 그렇듯 척박한 삶의 토양으로 인해 어른들은 생계를 꾸리기에 바빳고 아이들의 교육과 복지 등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사람들은 많이 거칠고 투박했다. 처음에 빈민운동을 시작해 일환으로 ‘공부방’을 운영할 때 지역 주민들이 별 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전했다.

차츰 운동을 해나가면서 변하는 것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었다. 자기 표현에 많이 서툴던 아주머니들은 어느 순간 고난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참 많이도 서럽게 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시작된 이야기는 오래 갔으며 자신의 삶의 일상을 끌어낸 이야기들은 말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글이 되기 시작했다. 김중미씨는 삶에서 글감을 가져온다.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살고 있는 땅, 그런 것들이 이야기와 ‘생활글’의 시작이다라고 강조한다.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를 자문해라”

같은 시간 식당 2층 강당에서 요즘 보기 드문 입말체의 문체와 사투리 구사에 있어 탁월함을 갖는 소설가 한창훈의 강연이 진행됐다.

25명이 참석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소설가 한창훈 특유의 입담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소설가 한창훈은 이 자리에서 글을 쓰려는 사람은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지? 묻고 나만의 표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소설가 한창훈이 이야기한 것은 ‘이야기꾼이 전하는 이야기’로서의 소설의 측면을 강조한 것이다.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사소하고 감성적이지만 이것을 키워내야 한다.”
소설가 한창훈. 한창훈은 이야기로서의 소설을 강조했다.

한창훈은 또 소설 창작의 어려움을 “소설 창작은 즐거움보다는 고통이다”라며 강조하고 이런 어려움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한다. 그래서 다시 질문,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 가’란 질문이 중요해 진다.

한창훈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한창훈 소설의 많은 부분은 유년 시절의 기억, 바닷가에 얽힌 사람들에 관한 추억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 부분, 개인적 체험이 어떻게 소설로 형상화되는가에 대해서 체험이 쌓여 추억이, 추억이 쌓여 이야기로, 이야기가 소설로 형상화 된다고 할 수 있다. “자기 가족사에 모든 이야기들이 다 담겨있다. 가족사가 세계사고 인류사다”라며 체험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또 한창훈은 이야기로서 소설을 거듭 강조한다. 이야기가 살아 있는 소설은 구조를 능가한다며.

“사물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 새로운 관점과 표현이 중요하다. 소설은 이야기만 살아 있으면 된다. 구성이 엉성해도 구성을 파괴할 만한 힘이 있으면 독자가 공감한다. 구성에 신경쓰지 말자.”

한창훈은 요즘 작가들에 대해 너무 안에 갇혀있음을 지적하고 “작가들도 여러 삶의 현장으로 흩어져서 글을 써야 한다. 너무 방에만 갇혀 있다.”고 말한다.


8. 20일 비 오다 그친 하늘, 오후

백기완 선생 강연, “변혁의 삶과 문학”이 식당 2층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 강연에는 50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백기완 선생님 강연 모습

우선 백기완 선생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만나서 가까운 연인을 만나는 기분이기도 하고 뜨거운 동지를 만나는 기분이기도 하다 여러분들 반갑다”며 말을 열었다. 백기완 선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뜨거운 가슴과 기백 넘치는 목소리로 강연을 이어갔다.

백기완 선생은 강연주제에 대해 “오늘 제목이 무리가 있다 난 변혁의 삶을 살지 못했다. 전문적인 문학을 공부하지 못했다. 나름대로 제목을 고쳐가겠다. ‘나의 문학수업’으로 하면 어떻겠냐?”며 강연을 진행했다.

백기완 선생은 어릴적 경험과 한국전쟁 와중에 겪은 일들, 주로 체험을 통해 느끼게 된 문학과 문학에 대한 생각을 말씀하셨다.
“문학을 접하게 된 계기는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문학을 알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옛날 이야기에서였다. 현대적으로 말하면 구비문학이다”라며 어릴 적 몸에서 기생충을 내보내고 아파 있을 때 어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심이 얘기를 통해서 전달하셨다.

“두 번째로 알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가 아니었다”고 하시며 그 배경에 대해 한국전쟁 때 전선을 넘어 가면서 겪었던 일화를 얘기하면서 전달하셨다. 인간의 문제를 긁적이는게 문학이라면 자신은 문학을 배신했다는 어느 군인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셨다. “인간답지 못한 것을 보면 싸우는 게 문학이다.”

“세 번째로 부딪혀서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책을 봐서 알게 된 것도 있다”며 청년 시절 읽은 톨스토이의 작품을 본 것을 계기로 느끼게 된 문학관을 설명하셨다. 말하자면 “문학이라는 것은 읽자마자 흥분하는 게 아니다.”

네 번째는 전두환 정권에 붙잡혀 갔을 때 고문의 폭력을 당했을 때의 일화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셨다.
“찍힌 발등이 썩어 문드러진 살구 나무 같았다. 아주 절망적인 구렁텅이에서 의사도 오지 않고 날아온 파리가 반가웠다. (파리에게)말을 전했다. 밖에 나가면 내 얘기 좀 전해다오. 나가면 대머리 전두환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겠다고. 이게 수십 년 동안 문학 공부 하면서 처음으로 쓴 것이다.”

백기완 선생은 이어 “문학은 신념이고 사랑이다. 요즘 젊은이들 환호는 있는데 감격은 모른다. 이기적인 환호는 있지만 숭고하고 아름다운 감격은 없다. 자본주의 사회는 감격을 없애 버렸다. 젊은이여 감격을 가져라”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지배하는 군사, 경제체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서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자본주의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이 전 세계 금융의 반 가까이 갖고 있다”며 자본주의의 극복을 위한 운동들이 필요함을 강조하셨다. 강연을 마친 백기완 선생의 얼굴과 옷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날 저녁에도 방민호 서울대 교수의 “한국문학의 현 단계”란 강연이 있었다. 방민호 교수는 ‘고정된 개념을 의식하지 않는 글쓰기’, ‘경계 밖에서 글쓰기’, ‘굳어있지 않은 글쓰기’라 불릴 수 있는 글쓰기 강연을 했다. 방민호 교수는 “노동, 노동문학은 벽을 의식하고 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굳어져 있는 개념과 의식에서 나와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방민호 교수는 또 “규정되지 않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서 바라보자, 자기 실체를 바라보고 인정하자. 규정되지 않는 것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한국문학의 현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고정된 개념, 굳어진 형상, 질문되지 않는 의식을 경계하고 질문하고 변화된 개념에서 다시 시작하는 문학과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말의 주체성과 순화된 우리말글 쓰기를 거듭 강조한 이재관은 “노동자 글쓰기 어떻게 할까”라는 강연에서 “글을 쓰려는 목적없이 쓰지 마라. 목적을 확실히 해라”며 글쓰기의 목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말글의 올바른 사용과 무분별한 외래어 쓰기, 일본식 말법, 지나치게 줄여 쓰는 말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올바른 말글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일장 시상식, 내 삶에서 ‘시’를 얻는다

저녁엔 문학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 1부 시낭송이 끝난 후 낮에 진행한 백일장의 심사 결과 발표와 수상을 2부에 진행했다. 김하경 제3회 전국노동자문학한마당 교장은 심사평에서 심사기준을 “글감, 소재가 어떤가, 문장의 공(안전성), 어떤 형식과 구성으로 치밀하게 짜여져 있는가? 시점과 관점 등”이 심사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시부문의 장려상으로 신미란씨의 ‘비, 그 속에서’, 최우수상에 김정영씨의 ‘연극이 끝나고 난 후’가 당선되었다.
문화예술노조 김정영씨가 \'연극이 끝나고 난 후\'란 시로 시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하경 교장이 시상을 하고 있다.

위의 시를 비롯해 많은 시들이 자기가 살고 있고 느끼고 있는 구체적 삶 속에서 갈등하고 느끼며 세상과 교감하는 자아를 그려내고자 했다. 결국 삶과 문학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문학은 구체적 삶과 닿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 21. 셋 째날, 노동문학의 길을 묻다

셋 째날, 숙소 지하에서 ‘재미’(?)없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으레히 딱딱하려니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리해 주었다. 토론 주제는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의 삶과 문학’.

발제자로 나선 안양대학교 맹문재 교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노동문학, 특히 노동자 주체의 문학에 대해서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수동적으로 순응해서는 안된다”고 하며 “열악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고 노사간 생산적인 협의를 이룰 수 있는 조직을 스스로 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문학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안고 우선 공장에서 길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또 토론회에서도 다시 한번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길찾기로의 연계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문학적 연대를 강조했다.
전국노동자여름문학한마당을 통해서 참가자들을 노동자의 삶과 노동문학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송경동은 박노해, 백무산 이후 노동문학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송경동은 15년전 백무산 시인의 이상문학상 수상 소감을 언급하면서 “노동문학의 혁명적 진출을 얘기한지 15년 만에 심각한 위기를 맞은 노동문학의 위기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평론가 김명인이 노동문학운동에 대해 이제 깃발을 내리자고 했다.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주의 리얼리즘 당파성이 강화된 문학이 돼야 한다. 문학운동이 집단화 하면서 개인적인 성향을 지양해 왔다. 개인적 주체화된 없는 집단화는 적이다. 개인주체를 강조하는 운동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말하며 사회주의 리얼리즘 당파성의 복원과 그 안에 창작 주체로서의 개인의 존중을 말했다.
이어 “현실 상황에서 우리들은 ‘보수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보수주의에 빠져 흐리멍텅하지 않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토론자론 나선 문학평론가 홍기돈은 “지금 우리고 살고 있는 세상은 불안전하다. 문학은 달라야 한다. 문학은 꿈꾸기다. 불안전한 현실을 넘어 꿈꾸기이다. ‘날아오르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지만 오르지 않는 것은 타락이다’라고 말한다. 문학은 꿈꾸기이다.”라며 문학의 현실변혁적인 상상력을 언급했다.

이어 “문학은 기본적으로 진보적이어야 한다. 왜냐면 꿈꾸기 때문이다. 지금 노동문학이 설득력을 갖으려면 문학 앞에 왜 노동이 붙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80년대는 한국 사회는 들린 사회였다. 80년대 노동은 아주 큰 의미였다. 지금은 다르다. (맹문재 교수의 견해와 다른 의견을 내면서) 맹문재의 견해와 조금 다르다. 불안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오는 것이다. 노동을 얘기했을 때 왜 노동인가? 사회의 구석에 몰린 사람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줘야 한다. (연대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타락한 시간에 맞서는 것은 집단이 아니라 개인이다 당분간 이런 식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한다

정윤은 “신자유주의 시대가 한국사회에 도래했다. 신자유주의시대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에 있다. 우리가 삶을 바꿔야한다는 의지로 나아갈 때 문학은 변할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우리의 문학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선동의 무기로 문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선동은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것이다. 정보를 어떻게 우리의 무기로 만들 것인가? 문학은 술보다 더 뜨겁게 우리 피를 달구어야 한다. 제2의 박노해가 아니라 제1의 내가 돼야 하듯이 문학을 써야 한다”고 말하며 ‘선동’의 문학을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청중은 왜 혁명은 100여번 말하면서 감수성은 말하지 않는가, 왜 여성 토론자가 없는가? 이게 토론인가? 여섯 명의 강의 잘 들었다. 이게 토론인가? 문학은 무엇인가? 왜 당위적으로 생각하고 써야 되는가?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워져야 되지 않는가? 왜 채찍 질 해야 되는가? 좀 더 자유로워지면 안 되나?라는 예리한 질문을 토론자들에게 던졌다.

이에 대해 홍기돈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얘기했다. 손이 불안하다를 언급한 것은 감수성을 언급한 것이다. 여행은 풍경과 상처, 안과 밖이 같이 가는 것이다. 여성들이 없는 건 맞는 것 같다. 나도 여성분들하고 토론하는 게 좋다. 토론 준비해 왔지만 시간제약 때문에 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토론회를 끝으로 3일 간의 전국노동자문학한마당은 일정을 마쳤다. 마지막인 해단식을 갖 는 자리에서 김하경 교장은 인사말로 정리를 했다. 김하경 교장은 “비가 와서 걱정이었다. 어제 함께 하는 데 좋았다. 진행하는데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그대로 진행돼서 다행이다. 아이가 커가는 만큼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며 진행하면서 느낀 소감을 밝혔다.

민주노총 노동방송국의 박미경씨는 “현장의 소리를 듣도 싶어왔는데 강의가 좋았다. (노동자문학)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참여하면서 현장과 접할 기회가 되었다. 조별로 하는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어 가고 있었다. 돌아가는 앞길도 가벼워 보였다. 여기에서 3일 동안 논의되고 고민했던 부분들, 삶과 문학, 문학이 삶을 만나고 세상과 소통하는 문학에 대한 고민들이 좀더 깊어지길 바란다. 문학운동과 문학으로 비 개인 하늘처럼 노동자의 삶과 노동문학에도 환한 햇살이 내리 쬐이길 기대해본다.
2005년08월30일 18: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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