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 SOFA 협상, 환경과 여성인권보호조항 신설이 시급하다!
최정민(평화인권연대 활동가, duck52@jinbo.net)
주한미군지위협정(이하 SOFA) 개정을 위한 한·미 협상이 지난달 29∼30일 분야별 실무전문가 회담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기대 반, 체념 반으로 이번 협상을 지켜보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정부와 미국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만한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의 말을 빌어 각 신문에서는‘형사재판관할권 분야는 지난 워싱턴 협상 때 마련한 공동초안을 바탕으로 여전히 절충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환경, 노무, 검역, 시설·구역, 비세출자금기관 등 나머지 분야에서 3개 분야는 공동초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다. 나머지 2개 분야는 초안 마련도 힘들만큼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군 부대 안 골프장, 카지노, 영내매점의 한국인 출입금지 문제를 다루는 비세출자금기관 분야는 특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미 지난 8월에 서울에서 있었던 SOFA 개정 협상에서도 명확히 알 수 있는 바, 원칙적인 합의나 논의, 검토는 진행되고 있으나(갖다 붙일 수 있는 구색은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어떠한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실제적인 생활과 관련된 환경, 노동, 기지 등과 관련된 사항은 구체적인 합의지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하니 이거 돈 안들고 말로 때우는 것은 쉽게 합의가 되고 국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되지만 돈이 드는 문제들은 자꾸만 경제적인 이유로 뒤로 밀리고 있는 것 같아 과연 무엇을 위한 SOFA 협상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특히 한·미간 SOFA에는 환경오염 제거 비용 부담, 환경정보 공개 등 엄격한 환경 관련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과 독일간의 협정과는 달리 아예 `환경'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조항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미 한강 독극물 방류, 미군기지 주변의 많은 환경오염 등으로 SOFA에 환경조항을 신설하는 문제는 생존권을 위한 절박한 요구가 되어 버렸다.
특히 이번 SOFA 개정 협상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성인권을 보호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에 의해 가장 피해 받는 사람들이 바로 여성과 아동들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SOFA 개정 협상에서 이들의 요구는 부차적인 것으로 밀리거나 제외되었다. 기지가 반환된 이후 그 기지를 전용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이미 그 지역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기지촌과 그 기지촌의 여성들, 아동들에 대한 고려는 별로 없어 보인다. 한국 정부도 환경 단체 등의 격렬한 환경 조항 신설 요구에 발맞춰 환경조항 신설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으나 여성인권보호조항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미군이 주둔하는 지역에 생기는 기지촌은 한국정부에 의해 이미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외화벌이에 한 몫을 한다는 이유로 음으로 양으로 인정이 되어 왔다. 그 외화벌이 여성들 중의 많은 수가 이미 작년과 올해 미군들에 의해 처참히 살해되었지만 아직 이렇다할 진상규명조차 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기지촌 여성과 혼혈아동들의 문제야 SOFA 개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기는 어렵겠으나 SOFA는 주한미군의 행위를 관리하는 유일한 법이므로 정말 기본적인 것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SOFA가 미군 피의자들을 한국의 사법권에 따라 형을 집행할 수 있고 배상 받을 수 있는 법이었다면, 자주 비교가 되는 미·독 SOFA처럼 미군과 한국여성사이에 태어난 아동들에 대한 부양문제가 규정되어 있다면… 그녀들과 혼혈아동들의 삶이 지금처럼 비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