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중재는 현실이었다.
씩 (평화인권연대 '봄길이 되는 사람', jhw1213@hanmail.net)
'봄길'에 대해서 생각하자면, 기억은 다시 평화캠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삶으로써의 운동을 느꼈던 곳, 그 안에서 나는 얼마나 평화로움을 느꼈었던가. 그리고 계속된 후속모임을 통해 갈등중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나눌 수 있었다.
우리의 첫모임은 신촌의 작은 호프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아침이 근무하는 문화연대 사무실에서 모임을 가지고 있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으로, 술이 좋아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무언가 한다는 게 좋아서 빠지지 않고 참석했었다. 그러다가 나를 제외한 모든 회원들이 무지하게 바빠지는 바람에 평화연대 원고 쓰는 일이 나에게 돌아오는 일이 발생했고, 나는 유치원에서의 갈등상황에 대해서 쓸 수 밖에 없었다. 아무생각없이 다니던 유치원에서 뭔가 눈을 치켜뜨고 찾아야 할 게 생긴 건 신선한 자극이었고 그렇게 꼴리는 대로 원고라는 걸 써 봤다.
갈등중재는 현실이었다. 아침이 영어로 된 매뉴얼을 들춰가며 온갖 사회현상들을 설명할 땐 '그래, 그러면 좋을 테지,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겠군' 하는 생각이 들던 중재가 나에게 그토록 일상적이고도 절실한 것임을 새롭게 알게 된 기회였다. 그러나 글을 쓰며 발견한 나의 무지와 무관심은 아직까지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다. 여전히 나는 너무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얼키고 설키는 교실 안에서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갈등들이 제멋대로 종결되버릴 때까지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던 적이 부지기수다. 그러고 보니 평화캠프 후 지금까지 반년동안의 workshop은 나의 무지에 대한 자각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진정으로 중재에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실험들을 통해 중재를 알아갈 일이 남았다. 그래서 내년 평화캠프 땐 나도 무언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