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기업복합체와의 대결
스티븐 스테이플스(Steven Staples)
이 글은 헤이그평화대회 둘째날(12일) '지구적 경제의 탈군국화' 프로그램에서 발표된 글입니다.-편집자주-
먼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대국민 고별연설 중의 유명한 경고를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싶다. 아이젠하워는 자신이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라고 명명한 군대와 방위산업간의 유착이 민주주의의 진전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힘과 영향력이 증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할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이 용어(군산복합체)는 20세기의 마지막 25년을 대표하는 말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 군산복합체에 대한 이해를 재고해야할 필요가 있다. 냉전의 종식과 세계화의 도래는 아이젠하워의 군산복합체를 새로운 괴물로 변형시켜 버렸다. 바로 군부-기업 복합체이다.
아이젠하워 당시엔 개별 국가가 그 나라 경제를 통제했고, 방위산업체들은 대부분 국가 경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군수 산업은 개별 국가의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되었고, 정부의 법적 규제와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 수출은 단단히 통제되었으며, 기업간 연합은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야 했다.
그러나 세계화는 한편으론 정부와 다른 한편으론 군부와 결탁한 기업들 간에 새로운 관계를 창조해냈다. 단일 세계경제로의 움직임은 거대 기업들을 등장시켰다. 이제 그들의 부와 힘은 개별 국가들을 능가하며 그들의 이윤은 국가 경계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보잉, 제너럴 모터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같은 군수 기업들은 한때 개별국가적 기반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초국적 기업이며, 더 높은 정부보조금과 세금특헤,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을 찾아 세계를 어슬렁거린다. 또한 좀 더 강력한 초국적 기업이 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의 합병에도 혈안이 되어 있다. 많은 진보적 경제학자들과 활동가들은 정부와 기업들간의 점증하는 힘의 불균형을 잘 이해해 왔다. 기업들이나 그 대리인들이 조장하고 있는 국제적인 자유 무역 협정들은 이미 잘 알려진 바 있는 "기업의 지배"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캐나다 시민협회(Council of Canadians)의 의장인 모드 발로우는 기업들이 지난 50년간 공산주의와 싸워왔다면 지금은 민주주의 자체와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화에 있어서 군부의 영향은 그렇게 잘 이해되고 있지 않다. 평화와 군축 분야의 활동가들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관계를 이해해야 하며, 군부-기업 복합체의 등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우리의 전략은 조정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군부-기업 복합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살피기 위해 북미와 유럽의 선진국들(모두 나토의 회원 국가들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의 항공 군수 산업을 한 예로 들어보자.
항공 군수 산업은 정부, 기업, 군부의 삼자간 공생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항공 회사(aerospace corporations)들은 민간 시장이건 군수 시장이건 간에, 국제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 정부의 지원금을 필요로 하며, 이런 지원금은 주로 군부를 통해 전달된다. 그에 상응하여 군부는 군수 산업들에 고도 기술을 의존하며 그 비용은 정부가 지불한다. 최종적으로 정부는 이런 군비 지출을 통해서 기업들로부터는 정치적 지지를, 강력한 군대를 통해서는 국제적 지위를 얻는다.
이 세 지주들을 좀더 면밀히 살펴보자. 먼저 정부는 고도의 항공 기술 능력을 통해 위신과 힘을 이끌어낸다. 군사적으로 항공산업은 기술적으로 우수한 전투기, 폭격기, 미사일, 기타 무기들을 만들어낸다. 21세기, 이런 기술은 한 국가의 방위 능력 상의 군사적 우월성을 보장해줄 것이며, 그 경제적, 정치적 이해를 다른 나라들에 강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군사적 우월성은 스텔스 전폭기, 크루즈 미사일, 핵무기 등에 의해 잘 보여져 왔다.
그러나 이런 우월성은 언제나 값비싼 가격표를 달고 다닌다. 모든 산업국가들은 자신들의 항공 군수 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쏟아 붓고 있다. 연구, 개발 지원, 수출 금융, 세금 혜택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히 직접적 군비 지출을 통해서이다. 이런 지원들은 수출에 의존하는 이 산업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이다.
이 항공 군수 산업이 정부의 알선과 지출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산업적 특혜들을 특정 기업들이나 지역들로 향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힘으로부터 나온 영향력은 다시 집권당 정부의 세력을 강화하고 이 분야 기업들과 봉급을 두둑히 받는 수많은 항공 기술자 및 과학자들로부터의 지지-심지어는 재정적 지원-를 유지하고 확장시키는데 이용된다.
이제 군부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군부는 사실상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존재처럼 행위한다.
군부는 그 전투 능력의 증진을 항공 군수 산업의 고도 무기들에 의존하고 있다. 공군력과 우주 무기체계를 통한 우위 선점은 이차대전 이후 군부 전략가들의 목표가 되어왔다. 걸프전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공군력이 군사적 승리와 지상군 보호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고도의 군사 능력은 또한 여러 국가들이 나토와 같은 군사 동맹 내에서 협력하는 데에도 필요한 요소이다. "고도기술 클럽"의 일부로서 캐나다 장성들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군사 강국과의 테이블에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세계 군비 지출의 전반적인 감소는 무기 구매에 있어서 보다 큰 경제력을 가진 국가를 찾으려는 노력을 가속시켜왔다. 군용 비행기의 수출은 그 생산 기간을 연장시키고 비행기 대당 가격도 낮추었다. 항공 군수 산업의 부수적 효과로서, 비동맹 국가들에 대한 고도 무기의 확산은 군부에 좀더 고도화된 무기들에 대한 정부 지출을 늘리게 하는 데에도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의 가장 큰 수혜자인 기업들을 살펴보자. 항공 군수 산업은 보잉, 에어로스페셜, 다이믈러 크라이슬러 에어로스페이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등 몇몇 거대 초국적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생산고는 종종 개략적으로나마 민간 부분과 군사 부분으로 비슷하게 나누어진다. 이런 초국적 기업들은 항공기와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적, 기술적 선진국인 몇몇 부유한 북반구 나라들에 기반을 갖고 있다.
이 기업들은 국제시장, 주로 항공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가들 내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서로 다툼을 벌인다. 이 초국적 기업들은 이윤 증진과 시장내 좀 더 큰 지분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 특헤나 지원금, 군용기 구입 등을 통한 정부 연구나 군비 지출은 이런 기업들의 매상을 올리고 국제 경쟁력을 높여준다. 여기에는 필연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즉 항공 군수 산업은 항공기 수입 개발도상국들의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에 의존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다른 항공기 수출 국가들의 경쟁자들을 제어할 필요에서 보호주의 정책과 정부 보조금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항공 군수 산업을 갖고 있는 선진국들이 그들의 기업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 정부들이 똑같은 보호주의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막느냐이다. 대답은 분명해진다. 산업 국가들이 자유 무역, 투자 협정 협상을 진행하면서 군비 지출은 협정의 자유화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다. 오직 부유한 나라들만이 수십억의 군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기업들에 군수 계약을 통한 은밀한 지원을 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우위의 산업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국제 무역 및 투자 협정에서 우리는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정부 프로그램이나 정책들에는 예외를 두는 조항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바로 이들이 빠져나가는 구멍이 있으며 사실상의 무제한적 군비 지출을 통해 기업 지원 유지를 허용하는 것이다.
협정 상에 이러한 조항들을 두게 될 모든 국가들의 장래는 전쟁과 빈곤, 부당함이 만연하게 될 것이다. 정부들은 시민들에게 제공해온 많은 기제들을 잃게 뵐 것이며 아마도 단순히 경찰과 감옥, 군대 등에 돈을 대는 수준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며 그들의 생산품을 살 여유가 있는 소수의 엘리트들에 영합하게 될 것이다. 만일 어떤 나라라도 이러한 경제 질서에 도전한다면, 군사적 행동이 사업상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최종적 해결책으로 동원될 것이다.
이러한 군국주의와 세계화 사이의 통합적 관계 속에서 평화와 군축을 옹호하는 활동가들은 국제적 무역과 투자 등에 분명히 대처하여야 한다. 우리의 활동은 시민들이 그들 정부가 기업들에 대한 통제를 부과하고 경제를 관리할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무기 거래를 충단시키고 국제 평화를 진전시켜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국제 무역 협정들은 민주주의와 평화 구축 활동을 제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군부-기업 복합체를 영속화하는데 기여할 뿐이다.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일지를 알기 위해선 그저 다자간투자협정(MAI)의 조문을 보기만 하면 된다. 작년 가을 결렬될 때까지 다자간투자협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협상이 진행되던 국제 투자 협정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한 관계자는 이 협정을 "단일 세계 경제의 헌법"이라고까지 묘사했다.
다자간투자협정은 군비 지출과 무기 거래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한편, 사회적 프로그램들에는 커다란 위협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다자간투자협정 내의 조항들에 따르면 일국 경제 내에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군비 지출에 대한 의존을 확대시키고 정부들이 무기 거래를 규제하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는 전쟁 중이나 인권 유린이 심각한 나라들에도 무기 거래를 조장하고 무기 거래 제한 조치나 봉쇄 조치는 금지될 수 밖에 없었다.
다자간투자협정은 평화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었을 뿐만 아니라 평화를 위한 행동 조직에도 심각한 위협이었다. 시민 단체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 내에서의 협상을 중단시키는 데에는 성공하긴 했지만 세게무역기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다른 경로를 통해 다자간투자협정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또한 다자간투자협정의 주요 원칙들이 또다른 형태의 다자간 혹은 양자간 무역 협정을 통해 나타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평화를 위한 투쟁은 현재 어쩌면 냉전 기간 동안보다도 더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화와 새로운 시장을 위한 요구는 나토(NATO)를 러시아 가까이로 위험스럽게 팽창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그 군사력이 약화되어감에 따라 핵무기들에 좀 더 의지할 것이라고 응답하고 있으며, 나토가 유럽에서 전쟁을 획책하는 것을 공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제삼세계의 경우 세계화는 많은 동남 아시아 경제들을 황페화시겼으며, 인도로 하여금 다른 핵무장 강국들과의 테이블에 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조장해왔다.
우리는 다음 세기의 평화에 관한 행동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평화대회에 모였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와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전통적 수단들을 주의깊게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평화 운동 진영은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에 대해 군국주의와 세계화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식화 작업을 진행하여야 한다. 우리의 필진과 연구진들이 군부-기업 복합체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고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고무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군수 산업과 군비 지출 같은 이슈들을 별개로 다루어서는 안된다. 세계화는 하나의 전체로 다루어져야 하며, 국제적 기업 의제가 그 자체로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우리는 세계화에 대한 우리 자신의 적극적인 대안을 개발해야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나는 새로운 의미의 국제적 시민 개념을 제안한다. 개별국가 주권의 한계와 소위 기존의 국가 안보에 대한 필요들을 대체하고 평화를 위한 행동에 책임과 역할을 갖는 시민 개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세계화가 그 힘을 얻고 있는 국제 기구들에 대해 우리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내놓을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세계무역기구, 국제통화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 아펙(APEC), 나토 등이 해당될 것이다.
또한 군부-기업 복합체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제안한다. 이 네트워크는 군국주의와 세계화 간의 결속에 대응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평화와 군축을 옹호하는 활동들을 벌여나갈 것이다.
네트워크는 통상 및 투자 협정, 국제 금융, 군사 기구들에 반대할 것이다. 국제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촉구하고, 군비 축소와 무기 거래 중지을 요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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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스티븐 스테이플스는 캐나다 시민협회의 조직자이며, 캐나다 밴쿠버의 군비경쟁금지기구(End the Arms Race)의 집행위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