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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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산나야

[이수호의 잠행詩간](84)

중학교 1학년 때 음악 시간
‘오-수-산나야 노래부르자 멀고먼 알라바마 나의 고향은 그곳’
젊은 여 선생님께 이 노래를 배우며
‘오수산나야’와 ‘알라바마’를 몰라
어떤 놈이 용감하게 물었더니
선생님 얼굴이 벌게지며
그것도 모르냐? 그러니까 촌놈이지!
나는 지금도 그 때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는 정말 몰랐는데 선생님은 왜 화를 냈을까?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하다가 끌려오며
그놈의 미란다를 수없이 들었다
‘당신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참 좋은 말인 것 같았다
경찰서로 끌려오니
조사관이 조사를 시작하며
또 중얼중얼 확인한다
그 놈의 미란다 원칙
그래서 우리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성실하게 조사를 받았다

이틀밤이 지나 구금 만기인 48시간을 두 시간 남겨놓고
조사관이 다시 조사를 받으란다
강수산나 검사의 지시로 조사를 받으면
석방해 주겠단다
우린 조사가 끝났는데
또 무슨 조사란 말인가

그랬더니 조사관들이 안타까워 한다
검사지시니 그렇게 하시죠?
구금 만기 시간을 기다리며
강수산나와 미란다를 생각한다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다시 철창 안에서 읽던 소설을 마저 읽으며
이탈리아 작가이며 저널리스트인
오리아나 팔라치를 만났다
‘인터뷰는 하나의 사랑이자 섹스’라며
‘상대방을 완전히 발가 벗기고
자신도 전 인격을 던지는 싸움‘이라 했던 여성
열 여섯에 인류의 반복된 전쟁이 얼마나 바보스러운 짓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베트남 취재에 나섰던 기자
그리스의 레지스탕스 알렉산드로스 파다코리우스와의 인터뷰 끝에
사랑에 빠진 여자
일본을 ‘맥아더 따위에게 진 나라’ 로 조롱하고
중공 시절 ‘여성 인민복을 보면 울고 싶어진다’라고 비아냥거리고
미 국무장관 키신저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보며
‘불쌍한 노벨이여, 불쌍한 평화에’라고 한탄했던 전투적 지성인

그 잘난 집시법으로 아무나 잡아다 놓고
알 수 없는 미란다로 갇힌 사람 자존심이나 건들이며
공휴일을 즐기고 있는 강수산나 검사에게
팔라치를 만나보기를 권하는 것은
나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은 탓인가

*이틀 만에 또 끌려왔다. 체포적부심 재판에 갔으나 강수산나 검사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아쉬웠다. 결국 구금 만기 48시간을 넘겨 나는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소설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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