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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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시로 만나는 가을

[초등] 쉬는 시간 언제 오냐
전국초등국어교사모임 엮음/나라말아이들/8,000원
 
"아, 나도 그랬는데!"
 
"맞아! 내 동생이랑 어쩜 이렇게 똑같을까?"
 
"하하하, 교장선생님 대머리인가 봐?"
 
'쉬는 시간 언제 오냐'는 이렇게 말하면서 웃을 수 있는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린이들의 시 백 한 편이 실려 있다. 어떤 시는 공감이 되기도 하고, 어떤 시는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도 하며 또 어떤 시는 새롭다. 이런 시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아침에', '공기놀이', '소수의 나눗셈', '체육 시간'등의 시에선 공부보다는 노는 게 좋은 아이들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공기놀이'에서 '공부 시간에 / 만지작 만지작 / 쉬는 시간 언제 오냐.'라고 한 1연은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겨우 감옥에서 빠져나왔다.' 딱 한 줄로 참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체육 시간'이라는 시를 읽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별로 안 됐는데', '그 아이는 심판', '항상 웃으려고', '안 아프다', ‘뭐라고 해야 되나?'등에선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의 연애 감정을 잘 표현하였다. 특히 '안 아프다'에는 좋아하는 아이에게 부러 짓궂게 대하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고, '뭐라고 해야 되나?'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를 욕하는 아이의 말에 맞장구 쳐야 하는지, 아니라고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아이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가운데에 놓든가', '목소리가 큰 우리 엄마', '나이 들수록', '내 동생' 등 가족을 소재로 한 시도 여러 편이다.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기도 하고, 얄미운 동생을 성토하기도 하고, 부모님의 싸움을 걱정하기도 하는 등 가족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 시가 많다.
 
아빠가 고기는 안 드시고 술을 찾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나올까 봐 고기를 꾸역꾸역 입에 넣는 아이('나이 들수록'), 엄마와 아빠가 옛날부터 헤어졌지만 자꾸만 '나는 괜찮다'고 하는 아이('엄마와 아빠'), 편찮으신 엄마께 계란찜을 해 달라고 했던 3학년 때의 자신을 후회하는 4학년 아이('계란찜') 등 가만히 품에 안고 등을 토닥여 주고 싶은 아이, 아이들이 직접 쓴 시여서 그 마음이 더욱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나 싶다.
 
이 외에도 이 책에 실린 백 한 편의 시에는 백한 명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게다가 시의 형식이라거나 비유라거나 하는 걸로 어렵게 포장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 시집에 있는 시들을 읽어 주면 환호하고, 열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올가을,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쓴 시에 푹 빠져 보면 어떨까?

우지영·서울 신당초


[중등] 재미로 읽는 시
김주환 외 지음/우리학교/9,000원
 
책을 읽지 않는 계절 가을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평소보다 가을에 더욱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책 중에서도 시집을 특히 읽지 않는다. 시집을 읽지 않는 이유가 많겠지만, 그 중 하나가 잘못된 학교교육이다.
 
학교수업에서 시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작품으로 다루기보다는 시험의 한 대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시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아예 감상의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그래도 시를 읽혀야 한다. 왜냐하면 시 속에서 마음 속 풍경 또는 소리를 찾을 수도 있고, 세상의 모습을 바라볼 수도 있고, 삶의 여유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도,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도 시를 읽고 공부하고, 시 속에서 많은 의미를 찾기도 한다. 그런데 시는 어렵다.
 
학생들은 평소 학교에서 쉽게 시 읽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감히 시를 찾아서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시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로 읽는 시>(우리학교)는 학생들이 쉽게 시에 다가설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가락이 재미있거나 발상이 재미있는 시들을 모아놓았다. 물론 시를 재미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 그러나 지금 청소년들에게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일단 재미로 읽다가 그 속에서 시어를 음미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시 속에 빠져 들어갈 수도 있고 다른 시를 찾아볼 수도 있다. 이 책은 참신한 발상, 말놀이, 말의 가락, 익살과 웃음, 자유로운 실험이 돋보이는 시들과 학생들의 시들을 모아놓았다. 참신한 시 중에는 '너무 길다',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습니까?',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처럼, 한 행으로 된 시에서부터,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등의 시처럼 2행 이상으로 된 시도 있는데, 뱀, 지렁이, 섬 등의 사물에서 사람들이 가장 적확하게 뽑을 수 있는 시 한 구절을 참신하게 뽑아내었다.
 
이 밖에 '마빡 맞기'같은 학생들이 직접 지은 재미있는 시도 실려 있다. 이 시집에는 읽고 나서 할 수 있는 활동도 있으나 그 활동에 대해서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스스로 선택해서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니까.
 
아무튼 낙엽이 떨어지고 바람이 부는, 왠지 쓸쓸함이 묻어나는 계절에 한편의 시 속에서 삶의 의미는 아닐지라도 삶의 작은 여유를 부려보는 것은 어떨지.

주상태·서울 중대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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