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을 불과 한 달 앞둔 1999년 11월 30일 시애틀, 전세계에서 몰려든 노동, 사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온 몸으로 투쟁했다. 결국 각료회의는 연기되고 WTO호 출범은 좌초하였다. 이 시위를 기점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초국적 자본의 각종 기구들에 대한 국제적인 반대활동은 줄을 잇게 된다. 그렇다고 자본측이 주저앉을 리 없다. 최근 잇따라 열린 정상(summit) 회의들은 세계 민중들의 저항에 의해 좌초된 WTO체제를 다시 출범시키려고 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아셈(ASEM)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세계성장, 번영 및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하고 세계화의 도전에 대처하는데 있어 규범에 기초한 ‘다자간 무역체제의 역할’이 중요함을 재차 강조하였다. 즉 정상들은 다자간 무역협상을 위한 뉴라운드를 통해 ‘자유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규범을 개발·강화하는데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한 그들의 약속을 재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국 정상들은 “가능한 조속히 뉴라운드 협상을 출범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른 WTO 회원국들과 함께 강화할 것에 합의”하였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또한 11월 15일과 16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펙(APEC)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2001년 WTO 뉴라운드 출범에 동의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16일 아펙 정상회담이 끝났을 때, 정상들이 발표한 성명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다. “우리는 모든 WTO 회원국들의 이해와 관심을 반영한 충분히 폭넓은 기반을 가진 균형잡힌 의제가 2001년 안에 가능한 한 빨리 공식화되고 완성되어, 회의가 2001년 안에 개최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볼 때, 지금부터 내년까지 있을 각료회의에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질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각국의 이해에 따라 WTO 의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WTO 뉴라운드의 출범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특별한 변수는 무엇일까? 다시 한번 전세계 민중들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투쟁으로, ‘WTO 뉴라운드 출범’을 저지하는 투쟁으로 뭉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