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인권논란속 사형 집행
22일 미국의 모든 주요 언론은 텍사스주 헌츠빌의 사형수 개리 그래엄(36·사진)을 주목했다.
이날 오후 텍사스주 사면·가석방위원회는 형집행이 확정된 그래엄의 관용 요청을 거절했다.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임명한 이 18인 위원회는 그래엄에게 △120일 사형집행 유예 △감형 △조건부 사면 등을 결정할 권한이 있으나 모두 거절했다. 형집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이런 결정이 내려지자 그래엄의 변호인들은 즉각 대법원에 항소했지만 대법원은 보수파 5명, 진보파 4명의 구성비 그대로 5대4로 이를 기각했다. 이날 밤 그래엄은 손목과 머리가 묶여 사형침대에 눕혀진 채 민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와 국제사면위원회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치사주사를 맞았다.
그래엄이 미국인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부시가 공화당 대통령후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사형제도 폐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특히 부시가 주지사인 텍사스주의 사형선고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언론보도 등이 잇따랐다. 이 와중에 그래엄 사건은 그 대표적 사례로 소개됐다.
81년 휴스턴에서 일어난 슈퍼마켓 살인강도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그의 경우 △물리적 증거가 없고 △재판과정에서 변호인이 무죄를 입증할 증인을 신청하지 않는 등 변호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일한 증거는 사건 당일 밤 슈퍼마켓 주차장 안 자신의 승용차에서 사건을 목격한 한 여성의 증언이었다. 이 여성은 그래엄을 10여m 가까이에서 분명히 봤다며, 이후 자신의 증언을 바꾸지 않았다.
그래엄은 부시가 5년전 주지사가 된 이래 사형집행에 서명한 135번째 대상자로, 이 기간 중 텍사스의 사형집행 건수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