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오태규 기자】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시애틀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세계무역기구에 반대하는 수만명의 비정부기구 시위대와 미국 시애틀 경찰의 격렬한 도심 충돌로 예정시간인 30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각)보다 5시간20분 정도 늦게 개막됐다. 비정부기구의 시위로 세계적 차원의 다자회의의 일정이 차질을 빚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워싱턴주와 시애틀 시당국은 시위대의 회의장 봉쇄 등이 계속되자 주방위군 동원령과 함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애틀 도심에 한해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30분까지 통행금지 조처를 취했다.
마이크 무어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에서 135개 나라 대표들이 모인 각료회의가 시위대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개회 선언 뒤 음추모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 의장의 협상 경과 보고에 이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연합 등의 각료 연설이 진행됐으나 이날 예정됐던 일본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의 연설은 시위대의 봉쇄 등으로 수석대표가 도착하지 못하는 바람에 연기됐다.
이날 회의에서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 대외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농업의 비교역적 특성이 고려되고 투자, 경쟁정책, 무역원활화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협상을 주장한 반면, 댄 글릭만 미국 농무장관은 보조금 감축 등 농업의 구조개혁과 무역과 노동기준에 관한 검토를 제기하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회의가 시작된 이후에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5만여명의 엔지오 시위대들은 밤늦게까지 시애틀 도심에서 주요 교차로와 회의장 출입을 봉쇄한 채 격렬한 시위를 계속했으며 이에 따라 각국간에 예정된 비공식 회담도 무더기로 취소됐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3개 단체가 연대한 `투자협정·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반대 민중행동' 대표단의 일원으로 시애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창근 민중행동 사무국장은 이번 시위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세계 엔지오들의 무역자유화 등 신자유주의 반대 움직임이 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협상을 계기로 한단계 도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o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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