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정미 woodfish@kdlpnews.org
1년 전 테러와는 아무 관련 없이 하루하루 힘겨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던 아프간의 수많은 사람들은 쏟아지는 폭탄에 무력감을 느끼며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11년 전 전쟁의 상흔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고 있는 이라크를 또다시 비참한 전쟁터로 만들려 하고 있다.
지난 8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세계평화 위협하는 미국을 반대한다” “Don’t attack Iraq, stop the War” “김대중은 이라크를 지원말라” “남에는 내정간섭, 북에는 전쟁위협 미국을 반대한다.”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등 여성단체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청년학생반전위원회 등 47개 시민단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석유 패권과 군수산업의 이익을 채워주기 위한 더러운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부시행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이러한 ‘더러운 전쟁’을 원조하겠다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홍근수 자통협 상임대표는 “주한미군의 한국주둔은 평화실현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씨앗을 뿌리는 전쟁획책”이라며 “UN회원국으로서 ‘평화유지의 의무’를 지키고 이라크 공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이김현숙 상임대표는 ‘여성이 테러리즘에 대한 전쟁을 반대하는 10가지 이유’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전쟁은 민간인을 죽인다 △전쟁은 성폭력을 동반한다 △미국의 전쟁으로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의료체계, 교육, 육아, 사회복지 예산이 삭감된다 등이다.
이날 행사는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개최된 ‘반전평화 국제행동’의 일환으로 열린 행사였다. 지난 6일 미국에서는 미국 민중단체인 ‘낫 인 아워 네임(Not In Our Name)’ 주도로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LA 등 미국 전역에서 잇따라 벌어졌다.
또한 ‘오키나와 여성행동’을 비롯해 국제적인 반전 평화운동단체들도 이날을 전후해 필리핀, 일본 오키나와, 푸에르토리코, 미국 등지에서 ‘10월 8일 반전평화 국제행동’과 같은 내용으로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지난 8월 서울에서 개최된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동아시아·푸에르토리코, 미국 여성네트워크’ 국제회의와 마닐라에서 17개국 활동가들이 참가한 ‘아시아평화연대(Asia Peace Alliance)’창립총회에서 똑같이 결정된 사항이다.
행사를 준비한 사람 중 한명인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정경란 국제협력위원장은 “두개의 다른 국제회의에서 우연히 똑같은 의견이 나왔다”며 “이번 연대행사가 잘돼서 지속적인 연대작업이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 107호] 10.14 ~ 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