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이 게시판을 통해 전북 참소리, 미디어충청, 민중언론 참세상, 울산노동뉴스의 기사와 관련된 토론을 직접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시장은 사라지고 남은 건 경쟁뿐

[최인기의 사진세상](2) 청량리 청과물시장

[출처: 최인기]

봄이 오는 길목이라고 하면 너무 성급한가요? 벌써 입춘 절기에 들어섰습니다. 정월대보름입니다. 사진속의 모습은 청량리역 근처에 위치한 재래시장입니다. 이곳은 서울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재래시장입니다. 밤 10시가 넘으면 도로 양 쪽으로 상가들이 나란히 서 있으며, 이곳을 찾는 대형 트럭들로 불야성을 이룹니다. 그 사이사이를 밤도 잊은 채 수 많은 상인들이 동이 터올 때까지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1년 365일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이죠.

[출처: 최인기]

시장 한 귀퉁이에는 노점상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로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보입니다. 시인 신경림은 시장 통 사람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못난 놈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 고 말입니다. 그만큼 청량리 재래시장은 모두에게 밤과 낮을 교차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삶에 터전입니다.

[출처: 최인기]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이곳은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살맛나는 시장터가 아니라 살벌한 고성이 오가는 전쟁터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여름 청과물시장 상가 맞은편 에서 인도를 사이에 두고 수십 년 동안 떡을 팔던 할머니가 단속을 나온 구청직원들한테 떡을 빼앗겼습니다. 상가 측에서 구청에 민원을 넣어 노점상을 없애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구청에서는 민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힘없는 할머니의 떡을 빼앗아갔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다가 최근 상인 회에서 노점상 앞으로 통지문을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가라는 것입니다. 수 십 년 동안 서로 공생을 해오며 살아가던 노점상과 상인들이 상권을 두고 다투기 시작한 것입니다.

[출처: 최인기]

작년 말에는 노점상이 천막 치는 것을 상인 백 여 명이 못 치게 가로막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무리 허가를 받지 않고 장사를 한다고 일방적으로 노점상의 물건을 치울 수 있는 권한은 없는 것입니다. 노점상이 장사를 하기 위해 천막을 치려하면 수십여 명의 상인들이 노점상 한명을 에워싼 채 “천막을 철거하라!” 며 욕설과 폭력적인 위협을 하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구청 공무원과 경찰에서는 넋 놓고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노점상이 불법이기 때문에 양보를 해야 한다고 상가 쪽 편을 들었습니다.

[출처: 최인기]

영하로 내려가는 엄동설한과 땡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천막 없이 장사를 하라는 것입니다. 다행히 일부 선량한 상인들의 중재로 지금은 서로 대립과 갈등은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워낙 사회적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장사가 안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가 봅니다.

[출처: 최인기]

동대문지역의 노점상들은 매년 이맘 때 즈음이면 풍물패를 앞세워 지신밟기를 했습니다. 이들은 ‘만수무수무강과 부자 되게 해 달라’ 는 소원을 실어 ‘덩덕쿵 덩덕쿵’ 한바탕 신명나게 시장 곳곳을 돌았습니다.

[출처: 최인기]

서로 얼굴을 붉혔던 상인들도 이날은 노점상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거나 만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돈 통에 성큼 넣어주기도 하였습니다. 일 년 열두 달 오늘 같이 신명나고 장사 잘 되는 날 만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최인기]

재래시장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수십 년의 공생관계가 지금 이렇게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게 앞의 노점상들을 몰아내고 이제 그곳에 새벽까지 하던 도매시장 뿐 아니라 낮에도 장사를 하겠다고 상인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떡볶이를 비롯한 노점상이 파는 물건까지 마구마구 발을 뻗고 있는 대기업들입니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으로 흘러갑니다. 얼씨구 씨구 지랄같이 흘러갑니다.

[출처: 최인기]

이런 문제는 동네마다 대형마트가 우후죽순으로 입점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점포를 가진 이들도 생존의 벼랑길에 내몰리는 게 현실입니다. 대형마트 입점 규제를 통한 소상인 보호와 대기업 2세, 3세들의 체인화 된 떡볶이 프랜차이즈의 전체 매장 수는 1500개 정도로 전체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001년 이화여대 앞에 문을 연 아딸이 전국 900개 매장으로 선두를 보이고 있고 죠스(120개), 국대떡볶이(70개)가 뒤를 바짝 쫓으며 ‘3대 강자’ 형국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최인기]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시장은 사라지고 남는 건 경쟁뿐입니다. 너도나도 부자가 되기는커녕 이 세상이 노점상과 상인간의 충돌로 몰아넣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말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의견쓰기
덧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