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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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진보 출신 빠진 민주당 지도부 얼마나 혁신할까

진보·개혁, 색채만 강조하고 끝낼 가능성도 커

친노의 화려한 부활, 정통 시민운동 세력 지도부 입성 좌절, 진보정당 출신 꼴찌.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결과다. 결과적으로, 큰 이변은 없었다.

[출처: 민주당]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1위 한명숙(24.05%), 2위 문성근(16.68%), 3위 박영선(15.74%), 4위 박지원(11.97%), 5위 이인영(9.99%), 6위 김부겸(8.09%), 7위 이학영(7.00%), 8위 이강래(3.73%), 9위 박용진(2.76%) 순으로, 6위 김부겸 후보까지만 최고위원이 됐다. 문성근 후보만 빼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도부 구성만 보면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스스로 강조해 온 진보적 정책들을 얼마나 이뤄나갈지 아직 미지수다.

최고위원 당선자 면면을 살펴보면 그나마 문성근, 이인영 최고위원이 한미FTA, 노동문제 등 진보적인 정책 과제들에 대해 강하게 발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성근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첫 최고위원회에서부터 “한미FTA가 검증되지 않은 채 날치기로 처리됐기 때문에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 시민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국민검증위를 만들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에게 발효 중단을 강하게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동과 복지, 재벌개혁에 대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국민께 드리는 비전에 구체적인 안을 담아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오늘을 기해서 민주통합당이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노선에 종말을 선언해야 한다”며 “후보들 모두 FTA 폐기, 론스타 먹튀 자본, 외환은행의 하나금융지주 인수, 농협의 신경분리를 막아내겠다고 약속했고 KTX의 사기업화, 인천공항의 민영화도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비정규직, 정리해고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고, 부자와 재벌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겠다는 약속도 했다”며 “이것은 신자유주의의 주요한 생산양식인 금융 지배 구조, 노동 유연성, 부자 재벌 감세, 시장의 독과점 규제 완화, 복지 축소, 민영화, FTA추진 같은 정책에 대부분의 견해를 달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주통합당은 통합과정과 새 지도부 경선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이나 당의 진로 등에 전반적으로 노동과 진보의 색채를 강하게 반영했다. 이변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도 대부분 후보가 노동과 복지, 한미FTA 폐기, 경제 민주화 등을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정책을 내세우는 것과 그 정책을 실제 실행할 동력 및 주체가 얼마나 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이미 민주통합당은 구 민주당 시절 지방선거 등에서 야권 정책연대의 가늠좌 역할을 했던 FTA문제를 주요 정책협약으로 약속했지만 정책연대를 파기한 전력이 있다. 여기에 비춰봤을 때 노동과 진보과제 해결에 민주통합당이 총력을 다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해 야5당 노동대책회의에서도 정리해고 반대 법제화에 난색을 표한 바 있고 지난해 말 국민적 쟁점이었던 한미FTA 문제와 여러 개혁과제에서도 후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한나라당과 타협적 후퇴의 길 여전히 보여줄 수도

이런 민주당 고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가 이번 지도부 선출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지만 정치권 바깥에서 개혁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기식, 이학영 같은 정통 주류 시민운동 출신들은 낮은 지지율로 고배를 마셨다.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후보는 일찌감치 예비경선에서 탈락했고, 예비경선을 통과해 이변이라고 이야기됐던 이학영 YMCA 전 사무총장은 7위에 머물렀다. 물론 문성근 최고위원이 혁신과 통합 출신이긴 하지만 그의 영역은 정치 개혁 운동이었다.

이들이 정치권 바깥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개혁 추동 세력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탈락은 여러 개혁 과제가 FTA처럼 당내 논란으로 부상할 때 민주당 고유의 보수적 태도나 한나라당과 타협적인 후퇴로 나타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 민주통합당은 시대적 과제인 노동, 인권, 재벌 개혁,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문제 등에 대해 적당한 수준에서 입으로만 강조하고 갈 가능성도 크다.

민주통합당이 스스로를 민주진보세력이라 칭하기 위해 ‘얼굴마담’으로라도 필요했던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가 가장 낮은 지지를 받은 것도 진보세력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대체적인 태도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선 박용진 전 부대표가 이번 지도부 선거에서 예비경선을 통과하는 이변을 낳았고 수준 높은 연설 솜씨 등으로 대중과 당 대의원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박용진 전 부대표의 낮은 득표율에 따른 꼴찌 탈락은 민주통합당 강령과 정책과제가 놓인 현주소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지도부 경선 출마자 중 가장 젊었던 박용진 전 부대표는 이번 경선에서 노동문제에 대해서 가장 구체적이고 선명한 대안을 제시하며 민주당의 진보적 색채를 채울 젊은 진보의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젊은 진보적 대안 박용진도, 경험 많은 시민활동가 이학영도 지도부 입성 문턱을 넘진 못했다.

통합진보당, “정책은 말로 실현되지 않는다”

이번 지도부 경선에서 민주통합당의 모든 후보는 노동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강력한 캐스팅보트를 쥔 통합의 한 축인 한국노총을 의식한 발언이기는 했지만, 정리해고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보편적 복지 사회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동문제에 있어, 박용진 후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후보들은 민주통합당 강령에 담긴 수준의 언급만 했다. 민주통합당 강령은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선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정리해고 문제가 강력한 재벌 규제 정책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이 강력한 재벌 규제 정책을 법제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16일 오전 통합진보당 대표단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심상정 공동대표는 “민주당의 강령과 정책기조가 상당히 큰 폭으로 변화했다”면서도 “민주당의 재벌개혁은 여전히 뚜렷한 입장이 없고, 대단히 애매하다. 그런 점에서 보편복지를 수용하고 노동을 중요시 한다고 했지만 재벌개혁을 전제하지 않는 복지, 노동존중이 가능한지 깊이 의견을 나눠볼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심 대표는 또 “민주당과 야권연대 공조를 노력했지만 현안과 관련된 결정적 시기에 뒤가 무르다”며 “민주당이 광범한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통합을 잘 마무리했다면 이제는 시민들의 뜻을 받아 안는 변화와 혁신의 과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정희 공동대표도 민주통합당의 말 뿐인 좌클릭 정책을 지적했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한미FTA에서 민주통합당과 끊임없이 함께하려 노력했고, 공조를 만들어 내면서도 중요한 시기에 차이가 났다”며 “정책은 말로만 한다고 실현되지는 않으며, 수구기득권 세력과 상당한 긴장관계를 감수하면서 국민의 힘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선명하게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도부 선거에서 1, 2위를 차지한 한명숙 민주당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은 일단 공천혁명을 통한 정치개혁으로 현역 의원이 물갈이 되면 정책과제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16일 전당대회에서 “민주통합당의 환부를 드러내는 혁신을 하겠다. 자기 권력 욕심을 버린 사람만이 혁신이 가능하다”며 “계파공천, 밀실공천을 끝장내고 가치 중심과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1:1 구도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해 내겠다”고 밝혔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지난주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저 같은 혁신적인 세력이 지도부에 들어가 공천 혁명을 일으켜야 민주당을 바꿀 수 있다”고 현역의원 물갈이를 통한 혁신을 강하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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