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국감)가 중반부를 지났다. 정부정책 공과를 따지는 국감장에서 ‘4대강 사업’은 빠질 수 없는 사안. 국감에서 나온 4대강 사업 이슈를 요약해 싣는다.
4대강 사업은 ‘보’가 아닌 ‘댐’ 만드는 사업
4대강 사업 구간 곳곳에 건설되고 있는 ‘보’가 학술상 정의로 ‘댐’에 속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진애 민주당 국회의원은 11일 국토해양부(국토부) 국감에서 “4대강 사업은 ‘보’가 아닌 16개 ‘댐’을 만드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김진애 의원에 따르면 한국대댐회는 기초의 가장 낮은 곳에서 댐 정상까지 높이가 15m 이상인 구조물이거나 10~15m 사이의 댐으로서 △댐 길이 50m 이상 △저수용량 100만톤 이상 △설계홍수량 초당 2천톤 이상 △특이한 설계 중 한 개 이상만 해당해도 ‘대댐’으로 분류한다.
부여보, 금강보를 비롯해 4대강 사업 16개 ‘보’는 세계대댐 기준으로 보면 평균 길이 4백73m, 평균 저류량 4300만톤으로 길이와 저류량 기준만해도 기준보다 9.5배, 43배 이상 많아 대형댐에 속한다. 낙동강 낙단보는 설계도면 확인결과 높이도 15.44m로 밝혀졌다.
김진애 의원은 4대강 본류에 16개 대형 댐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거부감을 피하고 물이 부족하지 않고 홍수 우려가 없는 지역에 댐은 추진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대형 댐을 ‘보’라고 강변한다고 지적했다.
낙동강 4대강 사업 구간, 불법 폐기물 무더기 매립
홍영표, 이미경, 이찬열 등 민주당 국회의원 3명은 낙동강 17공구 창원북면 신천하류 지점에서 지난 9일 1천톤 이상의 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낙동강유역.대구지방환경청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낙동강 4대강 사업 구간인 8~10공구와 15공구에서 지난 9월 30일 불법 폐기물 발견에 이어 이달 6일 17공구~19공구에서 불법 매립 폐기물이 추가로 발견된 것. 세 명 의원에 따르면 17공구에서는 창녕 길곡 골재척취장에 6백여톤 폐기물이 매립됐고 창원 신천 하류 둔치 준설토 공사진입도로에서도 1천톤 이상 매립이 확인됐다. 18공구 함안보 하류 모래침사제방 입구, 19공구 월하지구 강변쪽 도로, 19공구 창아지 미을 앞과 준설토 트럭 계근대 앞에서 2㎞ 지점까지도 불법 폐기물이 매립됐다.
폐콘리트가 포함된 불법 폐기물은 물고기들이 죽을 정도의 강한 독성을 지닌다. 홍영표, 이미경, 이찬열 등 민주당 세 명 국회의원은 “불법 매립 폐기물의 침출수가 영남지역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긴급한 상황인데도, 관할 지자체, 국토관리청 및 환경부는 법 적용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의원들은 4대강 공사 구간 내에 불법 폐기물 매립과 관련한 유사사건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만큼 낙동강 전 구간 실태조사를 시급히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곳간 바닥 난 4대강 사업 보상비
4대강 사업이 절반을 넘기지 못한 토지 보상실적에도 계획한 보상금은 이미 바닥난 처지로 드러났다.
백재현 민주당 국회의원은 11일 국토부 국감에서 정부가 4대강 사업비가 과다하다는 논란이 두려워 보상비를 적게 책정하고 속도전 진행을 위해 보상은 과다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2009년 9월 국토부가 발표한 4대강 마스터플랜의 보상금 지급계획에는 4대강 사업 보상비로 전체 면적 1만7750㏊에 1조5482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국토부의 올해 8월말까지 보상금 지급현황을 보면 마스터플랜에서 예상한 토지 보상지역 1만7750㏊ 가운데 6천9백57㏊가 보상이 완료됐다. 전체 면적의 39.2%에 해당한다.
보상 실적은 전체 마스터플랜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보상금은 마스터플랜에서 산정한 총 예산액 1조5482억원 가운데 89%인 1조3804억원이 이미 사용됐다. 국토부가 8월말 현재 보상대상으로 제출한 금액은 1조9169억원. 이 가운데 미집행분 5365억원을 포함하면 보상완료 금액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이 나온 지 1년여만에 보상 예상금이 23.8%(3687억원) 더 필요하다고 수정한 셈.
백재현 의원은 “정부가 4대강 사업 예산의 과다 논란을 의식해 애초에 토지 보상 사업비를 낮춰 잡았거나,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주들에게 과다 보상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정부가 늘어나는 보상비 등을 감당키 위해 공사 발주과정에서 남은 낙찰액도 전용키로 한 상황이어서 추가 예산 증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문화관광부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용역의뢰한 ‘외국인전용카지노 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와 ‘4대강 선형 관광자원 개발계획’을 언급하며 정부가 4대강 빚을 갚기위해 선상 카지노를 띄우겠다는 계획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국토부, 4대강 위해 LH공사 사업조정에 압력
국토부가 낙동강 준설토 처리를 위해 재정난에 허덕이는 LH공사(토지주택공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기정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토부와 11일 LH공사가 제출한 국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국토부가 LH공사에 사업개시를 종용한 이유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준설토와 처리 문제 때문. 낙동강 본류 수계인 1~40공구에서만 약 4억㎥의 준설계획을 수립한 국토부는 LH공사와 협의를 거쳐 부산명지지구에 1121만㎥, 대구국가산업단지(대구국가산단)에 600만㎥의 준설토를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LH공사 입장에서도 준설토를 받음으로써 명지지구 1300억원, 대구 사이언스파크 600억원 가량의 사업비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어 준설토 반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문제는 LH공사의 재정난. LH공사는 재정난이 심화되자 지난해부터 4백14개 사업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조정에 착수했다. 신규 사업은 보상착수시기를 연기하기 시작했다. 명지지구와 대구국가산단은 보상개시 전으로 신규사업으로 분류, 사업개시가 언제 이뤄질 수 있을 지 매우 불투명한 상태가 됐다.
명지지구와 대구국가산단 보상착수 지연으로 4대강 사업 준설토 반출계획이 흔들리자 국토부는 본격적인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공문으로 사업 착수를 종용하는가 하면 책임자를 국토부로 불러 2010년 3월부터 준설토를 받도록 압박을 가했다. 결국 LH공사는 3월부터 총 1조원 규모의 보상을 집행하기 시작했고 3월 27일부터 준설토를 반입하고 있다. 국토부는 대구국가산단도 비슷한 방식으로 준설토 반입을 성사시켰다.
4대강 사업 위해 공문서 조작한 국토부
4대강 사업으로 철거 위협에 처한 팔당 유기농단지가 수질오염 악화의 주범이라는 국토부 입장이 환경부에서 용역을 준 연구보고서 내용을 의도적으로 변형해 근거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지난 9월 9일 국토부에 ‘하천부지 친환경유기농업의 가능여부’에 대해 자료요청했다. 국토부는 일반 농경지에 비해 팔당하천구역 경작지 단위면적당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 하천오염도)가 4배, T-N(총질소) 2배, T-P(총인) 7배 가량 높은 것으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답변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한강수계관리위원회,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에서 시행한 환경기초조사 사업의 결과다.
강기갑 의원은 연구원문을 입수해 비교 검토해 본 결과 국토해양위가 인용한「한강수계 하천구역 내 경작지 현황 및 수체에 미치는 영향」(2009, 안재환 등 저)에 이와 같은 연구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다만, 연구보고서에서 ‘농경지가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기 위해 ‘팔당호 상수원 보호구역 내 토지 ’와 ‘팔당 하천구역 경작지’ 단위면적당 부하량을 비교한 표가 공교롭게도 국토해양부가 제출한 ‘일반농경지’와 ‘팔당 하천구역 경작지’ 표가 나타내는 수치와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당호 상수원 보호구역 내 토지’는 활엽수림, 침엽수림, 혼효림, 초지, 내륙습지, 내륙수 등의 천연자연이 80.3%나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국토부는 천연자연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팔당호 상수원 보호구역 내 토지’를 ‘일반 농경지’라는 단어로 바꾸어 마치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일반농경지가 팔당지역 농경지보다 오염을 덜 시키는 것처럼 탈바꿈시켰다. 또한 이 표를 인용해 9월에 두 차례에 걸쳐 각종 보도자료를 작성, 팔당 유기농 단지가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홍보해 왔다.
연구보고서에는 ‘유기농’이란 단어가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연구당사자조차 팔당지역 농경지를 조사한 것이지, 유기농단지를 조사한 것이 아니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는 줄곧 4대강 사업지역인 팔당유기농단지 농민들을 매도하는 데 악용되어 왔다.
실제 팔당 지역 농경지가 팔당호의 수질 악화에 미친 영향은 전체 오염부하량 중 BOD 0.009%, T-N 0.008%, T-P 0.056% 로 0.1%도 안되는 수치이다. 즉, 팔당호 오염부하량의 99.9%는 농경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온다는 의미.
강기갑 의원은 국회 제출자료를 조작한 국토해양부 장관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를 근거로 고발조치 할 것을 11일 국토부 국감에서 주장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