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절차 마련을 위한 규칙개정을 통과시켰다.
중노위 관계자는 “위원들에게 5월 31일까지 서면의결 요청서를 받아 규칙개정 여부를 결정지었다”며 “과반수 이상이 규칙개정에 찬성했으며, 조만간 공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이번 서면의결 결과에 따라 창구단일화 절차를 담은 노동위원회 규칙은 7월 1일부로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노위는 지난 5월 13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위해 노동위원회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공고했으며, 의결을 위해 5월 24일 전원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하지만 규칙개정 강행에 반발한 노동자 위원들이 전원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결국 성원 미달로 회의가 무산됐다.
이에 중노위는 서면의결을 통해 규칙개정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혔으며, 노사정 위원 170명에게 ‘노동위원회 규칙 개정안’ 서면의결 요청서를 발송하고 지난 31일까지 서면의결서를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여야당 모두 반대... 중노위만 강행?
지난 2010년 10월, 정부는 노동위원회법 개정안을 입법발의했지만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둘러싸고 노동계와 야당등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서 법안 심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 법안이 7월 이전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때문에 중노위는 복수노조 시행시기인 7월 이전에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노동위원회 규칙개정을 들고 나왔다. 노동위원회 규칙 개정안에는 심판위원회의 회의 구성 및 처리사항에 복수노조 사항을 추가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및 교섭단위분리 사건 처리절차 등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노위의 규칙개정이 강행되자, 노동계는 “중노위가 월권행위와 위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위원회가 새로운 업무를 관장하기 위해서는 근거 법률인 노동위원회법 규정이 있어야 하지만, 중노위가 법률 개정 없이 단순 행정규칙에 불과한 노동위원회 규칙으로 해당 업무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야당을 막론하고, 복수노조 등의 노조법 재개정이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노위가 독자적으로 창구단일화 문제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나선 꼴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한국노총 출신의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 등 40여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재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기존 회사에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조직형태와 조직대상이 다르지 않는 한 복수노조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 1사 1노조를 원칙으로 하되, 조직형태가 다른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등의 경우는 따로 설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4당 국회의원 81명 또한 지난 5월 18일, △사용자 및 노동자 개념 확대 △노조설립절차 개선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자율 △복수노조 자율교섭 보장 △단체협약 일방 해지 등 5가지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결국 여야당이 발의한 법안 모두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문제는 삭제돼 있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한국노총 관계자는 “국회에 노조법 재개정 자체가 입법 발의된 상태이며, 특히 여야당 법안 내용 모두 교섭창구단일화 제도가 없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중노위가 노동위원회 규칙개정을 통해 창구단일화를 강행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노위의 서면의결 강행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절차 시행이 마련된 상황에서, 노동계는 국회 차원의 노조법 재개정을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소속의 한 노동위원은 “전원회의 불참과 성명서 발표 등 근로자위원들의 행동에도 중노위가 서면의결을 강행한 이상, 이제 규칙개정 문제는 위원들의 손은 떠났다”라며 “노조법 전면 재개정 문제로 6월 국회에서 어떻게 싸워야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다만 오는 17일을 전후해서 한국노총과 함께 대응을 마련할 계획이며 다방면으로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노총 관계자 역시 “중노위의 노동위원회 규칙 개정 강행에 맞서, 한국노총은 현재 참여하고 있는 정부기구 60여 곳에 대해 모두 보이콧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노조법은 노동위원회 규칙개정 한 건만 바라보고 싸울 문제가 아닌 만큼, 근본적인 노조법 재개정을 위해 양대노총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며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