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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될 위기에 놓은 예술품. 해군, 경찰, 지자체는 해군기지 공사 정문 인근에 설치된 이 예술품에 '파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 예술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강정 마을 주민들은 이 예술품이 '묘지'가 아닌 '기념비' 주변에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군, 경찰, 지자체가 묘지와 기념비도 구분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
강정마을에서 미술 작업을 하고 있는 부부 이 모 씨와 최 모 씨는 지난 25일,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인근 추모비 터 앞에 표지판을 차용한 미술품을 설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들의 미술품 설치가 ‘불법’이라며 가로막았다.
이 씨는 “정보과 형사가 사유지라서 괜찮다고 해서 시설물을 설치하는데, 사복을 입은 다른 형사가 다가와 ‘옥외광고물은 무조건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철거를 요구하고 채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26일 오후 해군측에서 나와 예술품을 채증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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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품 작가가 보는 앞에서 사진 채증하는 해군 |
이 씨는 ‘시에서 문제제기 해야 할 문제를 경찰이 법을 유권해석하며 제지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경찰은 대천동사무소 공무원을 현장으로 호출했다.
도착한 공무원까지 ‘옥외광고물의 금지 및 제한에 관한 법률’을 제시하며 설치품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찰과 공무원 측이 제시한 법률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4조 제1항 및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에 따른 ‘화장장, 장례식장 및 묘지’에는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법률이다.
동사무소 측은 설치품의 내용까지 문제 삼기도 했다. 이 씨는 “미술품에 ‘파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데, 공무원은 이 단어가 해군기지 반대를 나타내고, 예술품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철거를 요구했다”며 “이는 분명 자의적인 해석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8조에 따르면, ‘단체나 개인이 적법한 정치활동과 노동운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표시, 설치하는 경우’는 4조를 적용하지 않는다. 예술품이 아닌 정치적인 옥외광고물이라고 간주해도 철거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경찰과 공무원이 나서서 예술 작품에 대해 사전검열을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해당 부지는 ‘묘지’가 아닌 마을 주민 12명의 추모비여서 동사무소 측이 제기하는 해당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당 부지는 12가구의 마을 사람들이 모여 조상에 대해 추모비를 설치한 것으로, 소유주 역시 마을사람들이다. 소유주 중 한 명인 정 모 씨는 “이 곳은 묘지가 아닌 추모비를 만들어 놓은 공원”이라며 “경찰과 공무원이 제시하는 법률은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부지는 해군 측에서 강제수용 한 땅으로, 해군 측은 26일 이곳을 방문해 ‘이 곳은 해군의 땅이기 때문에 철거하라’며 채증하기도 했다. 주인 정 모 씨는 “해군의 강제수용에 반발해 공탁금도 받지 않은 상황인데 해군은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그렇게 마음대로 강제수용하려면 차라리 강정마을을 모두 강제수용 하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충청, 참세상 합동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