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동조합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 3단체가 주관한 대학체제개편 심포지엄 ‘미친 등록금, 미친 대학교육 바로잡기’ 토론회가 20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역사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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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제를 맡은 교수노조 위원장 강남훈 교수(한신대 경제학)는 “반값 등록금을 저소득층 장학금 형식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립대 교직원의 봉급을 국가에서 부담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국가연구교수제’와 ‘반값 등록금’의 연계를 주장했다.
국가연구교수제도는 국가가 비정규직 시간강사를 직접 국가 교원으로 고용해 강의와 연구논문 작성 등을 맡기는 대신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제도로, 교수 3단체가 기초학문 연구 활성화와 시간강사 처우 개선 등을 목적으로 마련한 학문 정책이다.
강 교수는 이날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마련되는 재원 중 7천억에서 1조원 정도를 시간강사 인건비로 떼어낼 것”을 제안했다. “이 재원으로 3만 명의 시간강사를 순차적으로 국가연구교수로 임명해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고, 대학은 이들을 공짜로 강사로 쓰는 대신 등록금을 낮추게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그럼으로써 “등록금은 보편적으로 낮아지면서 시간강사들의 기초 생활은 보장되고, 강의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대학생들까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귀중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 같은 국가연구교수제와 반값등록금의 연계에 대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시기 동국대 교수와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도 발제자로 참여해 각각 ‘근대극복의 대학개혁과 교육문화권의 창출’ ‘평생학습권 관점에서의 대학개혁론’에 대해 발표했다.
“세금으로 대학 보내는 게 ‘소득재분배’의 정석”
한편 같은 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국가에서 교부금 형태로 지원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관련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와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교육학), 이영 한양대 교수(경제금융학),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이 진술인으로 참석해 각각 교부금제도 도입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교과위에는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과 김우남 민주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을 발의해 둔 상태이며 신학용 의원은 ‘고등교육장학재정교부금법안’을 발의 준비 중이다.
반상진 교수는 “고등교육재정의 획기적이고 안정적 확보를 위한 법률적 장치인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 교수는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은 단순히 국가로부터 일방적인 재정지원 요구가 아닌 자율적인 대학구조 개혁을 유인할 수 있는 자율조정장치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또 “한국의 경제규모에 걸맞는 고등교육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2010년 기준 고등교육 예산이 5조 390억 원임을 감안할 때 6조 2,800억원이 추가로 들어 총 11조 3,190억원 고등교육 재원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이러한 규모는 2010년 기준 내국세(총 128조원)의 8.84%”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이 제안한 법안의 교부금 재원 규모는 임해규 의원안이 8%, 권영길 의원안 10%, 신학용 의원안 5%이며 김우남 의원안은 올해 6%에서 2015년 8.4%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이영 교수와 안종석 본부장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종석 본부장은 “교부금 재원 규모가 대체로 10조원으로 교부금은 일단 만들어 놓으면 수십, 수백 년 가는 것”이라며 “단돈 하나도 안 쓰고, 다른 복지 안 늘리고 여기(고등교육 지원)에 다 쓰면 모르겠지만 다른 데 쓸 돈도 많은데 여기에까지 들어가면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 교수 역시 “고등교육 교부금은 영속적으로 쓰이는 돈으로 경직적이라 향후 변동성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상진 교수는 “경직적이라는 용어가 모순적”이라며 “교육에 대한 투자는 경제성과 연관 없는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당연히 국가가 경직적으로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꾸 국가 파산을 얘기하는데, 등록금을 내리고 세금이 올라가면 소득재분배라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고 반문했다.
송기창 교수도 “고등교육에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고등교육 취학률이 20~30%에 머물 때 나온 이론으로, 현재 대학진학률이 80%라는 것은 고등교육의 성격이 이미 엘리트교육이 아니라 보통교육이라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경제학자와 정부 인사들만은 여전히 고등교육을 엘리트교육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이 대학교육을 보통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정부투자를 원하는데 정부가 투자하지 않는 것은 결국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은 초·중등 교육기관에 비해 대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이 부족한 점이 등록금 인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교부금 형태로 대학 운영비를 보조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의 필요성과 목적, 대상, 확보 방법, 재원규모 등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위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6월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할 법안의 내용을 다듬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