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거제시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와 무소속 김한표 후보,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가 치열한 3파전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오차범위 내의 지지율 차이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며 격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각각의 후보가 30%대의 엇비슷한 지지율을 획득한 만큼, 부동층의 공략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단 한 표의 공략을 위해 선거유세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
▲ 거제시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 |
하지만 이 같은 격전의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불협화음은 ‘야권단일화’에 미세한 파열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통합진보당은 야권단일화에 승복은 했지만, 막상 ‘지지’입장은 결정하지 못한 채 공동유세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진보신당의 경우 전국 유일의 야권단일후보에 합의한 만큼, 우선 ‘당선’을 위해 온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 유일 야3당 후보단일화 거제시,
진보신당 단일후보 유세 ‘통합진보당’은 불참
지난 7일 오후, 거제시 고현 중앙 시장에서 열린 ‘야권단일후보 6번 김한주 승리를 위한 야3당, 시민단체연합 총동원 유세’에서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장운 후보와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김한주 후보 당선을 위한 지원유세에 나섰다.
장운 후보는 “저희 당이 아니어도 좋다”며 “오는 4월 11일, 낡고 부패한 거제에서 새누리당을 김한주로 바꿔주시기를 호소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운 후보를 포함한 민주통합당 거제시위원회 지도부들은 민주통합당의 상징인 노란색 점퍼를 입고 적극적인 선거 유세를 진행했다.
반면 통합진보당의 상징인 보랏빛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가 선거를 3일 앞둔 현재까지도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세현장에 참여한 이는 김경진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유일했다. 하지만 그 역시 뒤에서 유세현장을 지켜볼 뿐 적극적인 유세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 |
▲ 김한주 후보(왼쪽)와,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민주통합당 장운 후보(오른쪽) |
현재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는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놓고 이견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거제시위원회 운영위원 12명은, 지지 찬반을 놓고 각각 6명의 위원이 이견을 달리하고 있다.
2명의 공동위원장 역시 입장이 다르다. 구 민주노동당 계열의 김경진 공동위원장은 지지 ‘찬성’의 입장을, 구 국민참여당 계열의 정호준 공동위원장은 지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구 민주노동당 계열의 위원 5명은 지지 ‘반대’를, 구 국민참여당 계열의 위원 5명은 각각 지지 ‘찬성’입장을 표명하는 등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경진 공동위원장은 “나는 개인자격으로 참석했으며, 잘못하면 내 입이 폭풍전야가 될 수 있다”며 난감한 입장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단일후보 지지와 유세에)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부에 생각이 다른 분들이 있다”며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창원을 단일화와 한기수 의원의 장애인 비하발언 문제”라고 설명했다.
![]() |
▲ 지난 7일 오후, 거제시 고현 중앙 시장에서 열린 ‘야권단일후보 6번 김한주 승리를 위한 야3당, 시민단체연합 총동원 유세’ |
통합진보당, 왜 ‘김한주 지지’ 꺼리나
통합진보당이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얽혀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모두 창원을 단일화 갈등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지역 노조 문제와 감정의 골이 봉합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존재한다.
창원(을) 지역의 경우 지난 3월, 김창근 진보신당 후보와 무소속 박훈 예비후보가 앞서 김창근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후 변철호 민주통합당 후보와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가 단일화에 나서, 손석형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손석형 후보와 김창근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협의에 들어갔지만 결국 단일화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야권단일화가 결렬됐다.
이에 대해 거제시의 장운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세종 통합진보당 후보는 성명을 통해 “창원을 선거구에서 진보신당이 야권단일화를 거부한 채 독선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조건에서 거제의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되었으니 지지해달라고 하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미 창원을의 단일화를 이유로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 거부 의사를 표명한 셈이다.
하지만 이미 민주통합당의 경우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다른 지역의 단일화를 이유로 지지를 거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김한주 후보 선대본 관계자는 “창원 지역은 이곳과는 별개의 문제인데, 통합진보당이 창원 핑계를 대고 있다”며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창원을 단일화 문제보다 더욱 예민한 문제는 지역 노조 집권을 둘러싼 문제다. 기본적으로 보수층의 표밭이었던 거제가 ‘진보 우세 지역’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라는 양대 중공업 노동자들의 공이 컸다. 야권과 진보진영의 탄탄한 지지기반 역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뤄 져 있다.
현재 대우조선에는 ‘대우조선노조’가, 삼성중공업에는 ‘삼성중공업 노사협의회’가 각각 조직 돼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협의회의 경우, 애초부터 진보신당의 지지기반이 확고한 조직이다. 문제는 대우조선노조를 둘러싼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의 긴장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노조 전 집행부 관계자는 “현 집행부는 통합진보당 쪽이고, 그 전 집행부는 진보신당 쪽이었다”며 “오는 10월에 노조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대우조선노조 집행부 선거를 둘러싼 부분이 이번 야권단일화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현 집행부는 현장에서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나 지원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7일 열린 지원유세에서도 발언자로 명시 돼 있었던 성만호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은 불참했다.
단일화 전부터 논란이 됐던 한기수 거제시 의원의 장애인 비하발언 역시 갈등의 불씨가 됐다. 김은동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3월 7일, 임시 본회의에서 한 의원이 지난 2월 경 장애를 안고 있는 김 의원에게 비하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거제시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철학 부재, 한기수 의원은 사퇴하라”며 지속적으로 한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오차범위 내 접전...“숨은 지지율 5~10%로 승리 이끌 것”
한편 ‘격전지’로 꼽히는 거제시에서는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는와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 무소속 김한표 후보가 오차범위 내의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일, <모닝뉴스>와 거제시민사회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한주 후보는 30.1%,, 진성진 후보는 33.6%, 김한표 후보는 32.1%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었다. 같은 날 경남 MBC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김한주 후보가 29%로, 진성진 후보(22.8%)를 따돌리고 김한표 후보(33.9%)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
김한주 후보의 경우,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양대 조선소 노동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양 조선소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 돼 있는 등 조선소에 생활, 경제적 영향을 많이 받는 거제시의 특성상, 이들 지지층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간 보수층의 표밭이었던 거제시를 ‘진보 우세 지역’으로 체질개선 시킨 것 역시, 밖으로부터 유입 돼 들어온 조선소 노동자들이었다. 김한주 선대본 관계자는 “원래 이곳은 한나라당(새누리당)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지역이었지만,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민심이 바뀌어져 지금은 야권단일후보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차범위 내의 선두 경쟁이라는 ‘초박빙’의 상황이지만, 김한주 선본 측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어있는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당선을 이끌어 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선본 관계자는 “원래 기본적으로 투표를 하게 되면, 여론조사보다 적게는 5%, 많게는 10% 정도 지지율이 많이 나왔다”며 “평일 날 전화를 받지 못하는 남성들을 중심으로 숨은표가 존재하기 때문에 당선은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한표 후보와 진성진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 역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진성진 후보의 경우, 김한주 후보와 진보신당에 대해 ‘국회의원 한 명 없는 꼬마정당’이라고 줄곧 선전해 왔으며, 김한표 후보에 대해서는 ‘구시대 인물’이라고 비하해 왔다. 이후 김한표 후보와 진성진 후보는 고가의 골프 회원권과 자산액, 뇌물수수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다, 결국 지난 3일 진성진 후보가 김한표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며 법정 분쟁을 이어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