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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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밝혀진 삼성 반도체의 독성물질 누출

삼성전자 자문보고서 공개돼...6개월간 가스 경보만 46번 울려

삼성반도체 피해자의 질병과 작업환경 사이에 ‘직무연관성’을 입증해 줄 보고서가 발표됐다. 참여연대는 최근 서울대의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화학물질 노출평가 자문보고서’를 제보 받았다. 서울대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장 위험성 평가 수행 및 향후 개선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반도체 3사의 6개 공장을 대상으로 노출평가, 의사소통 등 5개 분야에 대해 자문보고서를 제작했다.

공개된 보고서는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화학물질 노출평가 부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흥공장의 사용현황 및 문제점, 작업환경측정의 문제점, 가스검지기 설치 현황 및 문제점 등이 분석돼 있다. 따라서 이번 보고서의 공개가 반도체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 승인 판결을 위한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기흥공장, 화학물질 관리 부실...독성 성분자료 조차 미흡

해당 보고서를 재분석한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화학물질 성분이 무엇이며, 언제부터 쓰였는지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보 자료에 따르면,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5라인의 경우, 99종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성분을 직접 확인한 경우가 전혀 없었기 때문. 심지어 화학물질 제품의 60%는 언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한 단일화학물질에 해당하는 83종 중 10종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성분자료조차 미흡했으며, 이에 대한 확인 역시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83종의 단일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관리 현황도 문제가 됐다. 83종의 사용 중인 화학물질 중 작업환경측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물질은 24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관리되지 못한 물질들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법적 측정대상물질 이외의 작업환경측정가능 물질 리스트에서 Catechol은 2급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NH4OH역시 단기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물질이다.

기흥공장 빈번한 가스검지기 경보...노동자 화학물질에 노출돼

임상혁 소장은 “삼성전자 5라인 현장의 6개 공정에서 독성 또는 인화성 가스물질을 대상으로 AsH3 등 총 17종이 검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지되는 물질에 대한 경보발령 수준은 독성물질의 경우 ‘사망에 이르거나 건강에 치명적 수준’을, 인화성이 있는 물질은 ‘인화하한치’를, 폭발성이 있는 물질은 ‘폭발하한치’를 기준으로 1/10 정도 낮게 자체 기준을 정하고 있었다.

문제는 지난 2009년 2월부터 7월까지 기흥공장에서 총 46건의 가스 검지기 경보가 울렸다는 것. 가스가 누출되는 시간은 6초에서 95분까지였고, 검지된 농도가 노출기준을 초과하여 누출된 경우도 있었다. 일부 가스 누출의 경우 IDHL 농도의 32%에 해당하는 고농도가 1시간 35분 동안 누출되기도 했다.

한편 경보 발생의 54%는 노동자가 유지보수작업 시 표준작업절차를 지키면서 작업을 하던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정상적으로 공정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3건의 누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임상혁 소장은 “표준작업절차를 지키면서 작업해도 경보가 발생했다면,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유해가스 정화시간이 불충분하거나 설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에는 ‘일부 가스 누출의 경우 95분 이상 누출되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근로자의 대피 등의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높은 농도의 화학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상혁 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노출 직무 근로자에 대한 노출평가가 누락되었거나 체계적으로 실시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생명’보다 ‘영업비밀’우선? 모든 정보 공개해야

환경정의, 참여연대 등 4개의 시민사회단체는 제보 보고서와 그간 삼성전자 주장을 바탕으로 ‘삼성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이 안전했는지를 평가하는 국정감사 이슈리포트’를 발행했다.

이들은 이슈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는 화학물질 노출관리의 문제점이 확인된 만큼 더 이상 백혈병 발병 원인과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국회에 대해서도 “반도체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보호를 위해 적합한 제도적 보완과 관리감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특히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전자 백혈병 관련해 산업재해를 인정할 것 △삼성전자는 투병중인 노동자와 유가족들에게 합당한 보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알권리 차원에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정부와 국회는 산업안전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에 나설 것 △발암물질 관리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작년에 작성됐던 서울대 자문보고서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또한 기업에서 영업상의 비밀이라는 이유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의 성분과 용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정보공개를 촉구했다.

실제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연구원에서 수행된 연구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삼성반도체에서 직업병 문제가 알려진 후 관련 연구들에 대해서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박원석 처장은 “시민단체가 자문 보고서를 알리고,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목적은 이를 계기로 삼성이 비공개 정보를 공개하고, 책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개선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반도체와 백혈병

지난 3월 31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고 박지연씨가 생을 마감했다. 박지연씨는 지난 2002년부터 2년 8개월 동안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화학약품과 X선을 이용해 반도체 검사 업무를 하던 중 백혈병을 얻었다.

고 박지연씨는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박지연씨의 백혈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불승인 판정을 내렸다. 삼성 측 역시 박지연씨의 백혈병을 ‘개인적 질병’이라고 주장했다.

고 백지연씨 이외에도 삼성반도체, 삼성 LCD, 삼성전기등에서 근무하다 질병을 얻은 피해자는 현재까지 9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30명은 혈액암, 뇌종양, 희귀암 등의 피해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산재신청에도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질병과 삼성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사이에 직무연관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삼성전자 역시 산업안전공단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반도체공장 노동자의 백혈병을 개인적 질병으로 치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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