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14일, 지난해 10월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형법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이 보호처분의 일종인 보호수용제를 형법에 편입하고 있는 데 대해 “보호수용은 수형자의 입장에서 형벌과 다름없는 부담이 되어 이중적 처벌 등 과거에 폐지되었던 보호감호제도가 지니고 있던 문제들을 그대로 가질 수 있다”며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국회의장 및 법무부장관에게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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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인권위의 의견표명 내용을 브리핑 중인 손심길 인권위 사무총장 |
법무부는 지난해 아동성폭행 등의 강력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강력처벌과 사회 격리가 필요하다는 논거에 따라 지난 2005년 폐지된 보호감호처분 제도를 ‘보호수용’이라고 명칭만 바꿔 재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 같은 보호수용제도 재도입을 결정하며, 개정안이 누범과 상습범에 대한 형벌가중규정을 폐지하여 이중처벌 문제를 해결하였고, 법원에 의한 집행유예제도를 도입해 인권침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권위는 “보호수용이 형벌과 같은 대인적, 자유박탈적 처분이며 사회보호의 목적을 위하여 피수용자를 사회와 단절시켜 교류를 제한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상, 형벌과 차별화된 재사회화 효과를 거두겠다는 보호수용의 목적은 실현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또 “특정한 중범죄를 범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 보호수용을 선고하고(제83조의3), 형의 선고와 함께 보호수용을 선고할 경우 형을 먼저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제83조의24)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높”으며 “개정안 제41조에 따르면 자유형의 형기 상한은 30년, 50년이고 이 형기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 장기 형벌을 통하여 보호수용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보호수용의 필요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날 보호수용제 외에도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하며 “사형제는 생명권 침해를 이유로 이미 인권위와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에서 한국 정부에 폐지를 권고한 바 있어 이런 맥락에서 폐지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밖에도 권고안에서 △구류형 폐지 및 유기징역형의 상한의 하향 조정 △범죄의 경중을 고려한 선거권 부여 △총액벌금형제도 대신 경제적 능력을 고려한 일수벌금형제도 도입 △형집행기간에 외국에서의 수형기간 산입 △정신장애자의 범위 명확화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개정안이 유기징역 이상을 선고 받은 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필요 최소한의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따라 범죄의 경중을 고려하여 집행유예자 등 비교적 가벼운 수형자에게는 선거권 부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으며, 구류형 폐지와 관련해서는 “1일에서 29일 범위 내에서 부과할 수 있는 구류형이 형벌 체계상 더 경한 벌금형의 하한인 10만원보다 더 중할 수 있고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도 할 수 없어 불균형이 지적된다”며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