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노영민 수석부대표는 15일 오전 민주당 고위 정책회의에서 한나라당 등원 협상 태도를 비난했다. [출처: 민주당] |
이두아 한나라당 원내공보부대표는 민주당의 조건부 등원 결정을 놓고 14일 서면브리핑에서 “조건이라 하는 것은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한 정상적인 국회 활동을 하면서 결론이 내려져야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미리 결론을 내리고 등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무조건적인 등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온건파들이 주도한 등원의 8가지 전제조건을 두고 당리당략적 조건들이라고 폄하했다. 이두아 공보부대표는 “부디 민주당은 당리당략적 발상에서 벗어나 국회와 국민을 위한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며 “이제 국회가 할 일은 청년일자리 창출, 농수축산인들을 위한 FTA 피해보전 대책, 보육비 지원, 소외계층 난방비 등을 위한 2012년도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일”이라고 되레 민주당을 비난하고 FTA 발효를 기정사실화 했다.
정동영, 이종걸 등 당내 강경파들이 “한나라당에 한미FTA 비준 무효 항복선언을 받기 전에 등원을 논의 하는 것은 최악의 전술”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민주당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자 한나라당은 더 강경한 태도로 나온 것이다.
이렇게 한나라당이 더 강하게 나오자 민주당 대표적인 온건 협상파였던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분통을 터트리고 내년 총선까지 등원은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노영민 수석부대표는 15일 오전 민주당 고위 정책회의에서 “5.16 군사쿠데타와 12.12 쿠데타의 후예인 한나라당은 재창당이 아니라 해산·소멸되어야 한다. 변화가 불가능한 정당”이라며 “민주당의 합리적인 요구에 대화와 토론조차 되고 있지 않다. 이제는 한계에 다달았다. 이대로라면 등원은 없다. 총선까지 전면적인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노영민 수석부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8가지 전제조건) 문건을 전달했다”며 “절대로 무리하거나 정략적인 주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이 내건 요구는 대부분 타협적인 요구였다. 특히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된 한미 FTA 비준안을 놓고는 “한미FTA 재협상 촉구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다.
이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 방문해서 국회가 재협상에 대해 요구를 하면 ISD 재협상을 하겠다고 한 내용을 그대로 요구한 수준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미 양국의 장관급 이상의 재협상 약속 서명을 받아오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등원 전제 조건은 이 보다 후퇴한 요구다.
“무리한 요구하면 발목 잡힐 것 같아 받아들일 만한 요구 했다”
이 외에도 민주당은 △미디어렙법 제정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특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처리 △론스타 국정조사 △정개특위 가동 △4대 복지예산 반영 △농협 신경분리 유예 등을 국회 등원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미 민주당의 수를 다 드러낸 후라 민주당 협상력은 더욱 약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노영민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무리한 요구를 했을 경우 우리 스스로가 발목 잡힐 것을 예상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도 토로했다.
온건 협상파들이 등원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무리하지 않은 요구를 제시했는데도 한나라당이 배짱으로 나와 임시국회 주요 의제의 주도권까지 챙긴 셈이 됐다. 한나라당으로선 FTA 문제를 정부가 일정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이미 인식을 같이 한 미디어렙 법안, 디도스 특검 문제 등 몇 가지 요구안에 절충안을 제시하며 다시 공을 민주당에 던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다시 등원을 놓고 의총에서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