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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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령 녹색당 후보,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

“현재를 보는 게 아니라 뜻을 모으는 과정”

“처음에는 시장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해도 잘 받아주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이야기 하는 것도 쉽지 않은 분들이 많았다. 예비 선거운동부터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주민들을 만나고서야 탈핵, 탈토건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이제 첫 걸음이다.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탈핵, 탈토건 지역 운동의 시작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1년이 지났다. 4.11총선을 앞두고 한국사회에도 녹색당이 탈핵을 전면에 걸고 출사표를 던졌다.

  울진에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녹색당 박혜령 후보

녹색당 박혜령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

9일, 울진 읍내에서 경북 영양.영덕.울진.봉화군 지역구에 출마한 박혜령 후보를 만났다. 박 후보는 이른 시간부터 주민들에게 출근 인사를 시작했다.

쉴새없이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드는 틈에 끼여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선거운동이 쉽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주민들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귀농을 하고 17년간 농민으로 살아온 박혜령 후보는 이번 선거 전까지 정당활동을 한 적이 없다. 농민회 활동에도 크게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영덕핵발전소유치반대운동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생각을 달리했다. 그는 “기존 조직은 폐쇄적이라 맞지 않았다. 누구나 쉽게 넘나들 수 있는 풀뿌리 조직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그것이 녹색당이었다”고 밝혔다.

출근 인사 중에 한 분이 찾아와 박 후보에게 “(녹색당) 이야기 들었다. 고생 많다. 원전은 안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민 모씨는 돌아가는 길에 박혜령 후보 명함을 여러 장 챙겨갔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녹색당을 알리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출근인사를 하는 후보를 뒤로하고 울진읍 주민들을 찾았다. 군청 직원들도 출근하기 전 시간이라 만날 수 있는 이들은 손에 꼽혔다.

울진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 모씨(42)는 “김 모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뭐시기 핵 발전소 반대 이야기 하는 쪽이 선거운동은 젤 열심히 한다. 이제 시작이니 다음번에 하면 안되겠나”고 말했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세 분의 수다에 끼어들었다. 누구를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핵발전소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그래 복잡한 건 잘 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문 모씨(74)는 “나이가 이마이(이만큼) 들었는데 필요한기 뭐 있겄나. 몸이 안 좋아 투표소까지 가지도 못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에게 ‘주민들을 만나보니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다. “주민들을 만나보면 굉장히 정치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정치적 이해에 자발적이지 않다. 선거는 이들이 정치적 주체로 나설 수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의 시작이다”고 대답했다. ‘금빼지’가 목표인 기성 정치인들과 사뭇 다른 태도였다.

  영양댐건설반대 대책위 주민들이 영양장에 나와서 박혜령 후보 선거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지역주민 의견 우선...전반적인 탈핵, 탈토건의 문제”

박 후보의 선거운동 지역은 한 시간 이동은 기본이다. 4개의 군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출마한 후보들은 각 지역별로 ‘도로건설’, ‘휴양시설 확충’, ‘스키장 건설’과 같은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 지역인 ‘영양’으로 향하기 전 그에게 영양댐 건설 문제 해결 방법을 물었다. 영양군청은 수비면 송하에 댐을 건설하려고 한다. 규모는 현재 영양군에 있는 저수지 96개 전체규모와 맞먹는다. 댐 건설로 농작물 피해, 주거공간 침몰 등이 예상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사업이다.

“주민들의 의견이 우선이고, 그 다음은 탈토건의 문제다. 지역구 생색내기 식이어서는 안 된다. 무분별한 토건사업 추진을 바꿔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박 후보와 함께 영양장에 도착했다. 영양 보건소 앞에는 영양댐건설반대대책위 소속 주민들이 먼저 나와 있었다. 이상철 영양댐건설반대대책위원장은 “연설시간에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후보는 녹색당 박혜령 후보 뿐”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댐 만든다고 지역경제 활성화 되지 않는다. 댐건설로 농민들은 터전을 잃고, 토건업자 출신인 군수만 배불리는 짓”이라고 밝혔다.

장이 선날이라 새누리당 강석호 후보, 무소속 김중권 후보도 선거운동에 한창이었다. 선거유세에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꺼냈다. 허나 누구하나 후보 이름을 직접 꺼내지 않았다.

영양읍에 사는 박(72) 모씨는 “마음을 정했다. 구관이 명관이지 않냐”며 의견을 전했고, 청기면 상청리에 사는 김(66) 모씨는 “영양은 자꾸 건들면 안 된다. 공사질 안하고 도둑놈질 안하는 정치인을 뽑겠다”고 보탰다.

  박혜령 후보가 장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처음에는 인사도 잘 받아주지 않았다"는 시민들이 이제 박 후보에게 손을 맡기고 있다.

“함께 치르는 선거, 벌써 목표 달성”

영양에서 유세를 마친 박혜령 후보는 “지역마다 의제의 차이가 있지만 에너지공공성, 풀뿌리 민주주의, 토건문제는 공통적”이라며 “발전의 개념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앉아서 (주민들과) 이야기 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했지만 이제는 자신감과 희망이 엿보였다.

“영덕, 울진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패배의식과 자포자기가 있었다. TV공개토론회 이후 반응이 많이 달라졌다. 본인의 이야기를 ‘공개적인 석상에서 한다’며 기대를 가지시더라. 탈핵 공감 저변이 확대되면서 선거운동 하는데도 힘이 났다. 수목원을 짓고 스키장을 짓는 것은 발전과 무관하다. 파괴된 자연은 되돌릴 수 없다. 도로를 뚫고 건물을 세우는 외형적 변화가 발전이 아니다. 이는 지역과 도시 공존의 걸림돌이다”

영양장에서 만난 할머니들이 “나도 여자지만 여자는 안 뽑는다”고 말했다. 그대로 박 후보에게 전했다. 그는 담담하게, 느리지만 중요한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스스로를 낮추신다. 특히 농촌에서는 여자가 없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신을 부차적인 존재로 말씀 하신다. 여성지위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쉽게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노동의 주체로 설 수 있는 다양한 사회활동의 기반을 아래에서부터 만들어 나가야 한다”

거대양당의 존재로 소수정당이 정치하기란 쉽지 않다. 4.11총선 이후 녹색당의 진로를 두고도 걱정과 우려가 많다. 정당투표 2% 이상 득표 또는 지역구 후보자 당선을 충족하지 않으면 정당법상 해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이름으로 나오고 하지만 녹색의 가치를 가지고 함께 치르는 선거다. 현재를 보는 게 아니라 뜻을 모으는 과정이었다. 벌써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는 박 후보의 말은 당 안팎의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기사제휴=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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