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금속노조와 고용노동부의 임금단체협상에 따른 타임오프 한도 준수 사업장 통계 진실게임에서 금속노조가 승기를 잡았다. 금속노조는 6일 임금단체협약 체결 사업장 현황을 공개하면서 사용주들이 편법으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사례를 소개했다.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10곳에서는 노조전임자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4대보험을 전임기간 끝나면 처리해주겠다”고 했다. 노조전임자 임금을 기존 월급통장이 아닌 별도통장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10곳이나 발생했다. 연말까지 노조전임자 임금을 가불처리나 대출 및 대출보증으로 처리해주는 곳도 5곳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추석 명절보너스 명목으로 상여금(보너스)처리하여 노조전임자 임금을 준 곳도 있다.
심지어 10여 곳에서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피하려고 사용자측이 실제 맺은 단체협약과 다른 신고용 허위 단체협약을 만들어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겠다는 사례까지 발생 했다. 또 노사간에 단협 현행유지 합의한 뒤 고용노동부에게는 타임오프 준수로 보고하면서도 노조전임자를 사무부서 또는 현장발령 행정처리 뒤 노무과에서 직접 출근카드를 찍는 등 고용노동부 눈을 피하고 있는 곳도 20곳이다.
그동안 금속노조와 고용노동부 타임오프 실태조사 자료 차이가 큰 것은 이렇게 편법동원 사실을 정부가 알 수 없게 사업주들이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정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타임오프 한도를 무리하게 강요하자 오히려 산업평화가 깨지고 있어 편법으로라도 노사관계 안정을 찾으려 한 데 원인이 있다. 금속노조는 “이 모든 편법적이고 황당한 풍경들은 타임오프제도 정착 수치 높이기에 눈이 벌개있는 고용노동부 감시망을 피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의 ‘편법’이며 이들 모두 고용노동부 통계에는 타임오프제도 준수 수치로 잡히고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한다”고 비꼬았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임단협 진행 사업장 180곳 중 잠정합의에 이른 사업장은 136곳이다. 이중 18곳인 13.2%가 이면합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면합의 사업장은 노동부 실태파악이 안 된 곳이다. 노조 쪽이 조합비를 인상하고 회사로부터 그 만큼의 별도수당을 지급받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곳은 12곳(8.8%)이다. 이런 방식도 일종의 편법이다.
또 91곳 66.9%가 단협 현행유지에 노사자율 합의했다. 아울러 10곳은 단협을 현행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전임자임금지급 관련 논의를 추후 재협의키로 노사합의했다. 반면 타임오프제도를 고용노동부의 매뉴얼 그대로 준수키로 한 곳은 5곳, 3.7%에 불과하다.
금속노조는 “이들 합의사업장 136곳 대부분 △간부활동시간 △조합원노조활동시간 △시설편의제공 등의 단협조항은 현행유지키로 합의해 고용노동부의 불법매뉴얼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는 올 임단협 타결사업장 중 타임오프제도를 위반한 곳은 한국노총 681곳 중 2곳, 민주노총 306곳 중 37곳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타임오프제도의 폐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금속노조는 “타임오프제도를 둘러싼 쟁점 때문에 올 임단협은 어느해보다 타결수준이 낮다”며 “지난해 중앙교섭은 8월 중순에 합의했지만 현재 금속노조 중앙교섭은 이 문제 때문에 타결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태”라고 비난했다. 지난해는 추석 전 11개 지부에서 지부집단교섭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한 곳도 공식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사업장 임단협도 지난해는 9월말까지 171곳 중 110곳이 타결했지만 올해는 180곳 중 76곳만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완전타결 해 전년도 대비 65% 수준에 그쳤다.
금속노조는 “유독 올해는 1년 중 절반이 넘는 6개월 이상 교섭이 이어져 정상적인 산업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타임오프제도야 말로 산업평화를 방해하는 방해꾼이 돼 버린 셈”이라며 “타임오프제도 준수 수치를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태도야말로 현장의 오래된 자율적인 노사관계와 동떨어진 전시행정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 “타임오프제도 시행 3개월이 지난 지금, 현장 노사관계야 말로 고용노동부 등이 수치로 정확히 집계할 수도, 정부나 법으로 개입할수도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