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고용전략2020에서 발표한 노동유연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25일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가 1차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시장 선진화위원회는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 △비정규직 등 차별개선 △연공급 임금체계 개선 등을 우선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로 선정하고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노동시장 선진화위원회가 발표한 논의과제는 이미 정부가 국가고용전략에서 추진하고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힌 내용들이다. 정부가 지난 해 발표한 국가고용전략 2020엔 차별시정과 하도급개선이 주요 과제로 담겨 있다. 국가고용전략이 노동유연성을 강화하고 안정화하기 위해 하도급 차별을 시정하고 안정적인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위원회가 밝힌 연공급 임금체계 개선도 국가고용전략이 밝힌 파트타임일자리나 단시간근로와 같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상용직화 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크다.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는 “지난해 7월 사내하도급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사내하도급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과 이견이 지속되고 있어 사내하도급 근로자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노사정이 논의할 계획”이라며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등 종합대책,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사내하도급 관련 근로자 파견 등 제도개선, 기타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위한 제도개선 필요사항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차별개선을 놓고는 차별시정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논의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차별개선을 위해 근로감독관의 차별시정 지도 권한 문제, 기타 근로자간 차별 완화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에서 요구해온 차별시정의 주체를 노조가 아닌 개인으로 한 문제 등은 논의 의제로 정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위원회도 현행 차별시정제도의 문제점은 잘알고 있었다. 위원회는 기간제 등 비정규직 근로자가 임금 등 근로조건에 있어 차별을 받은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해 시정을 받을 수 있지만 시정신청을 하는 근로자의 고용상 불이익 우려된다고 밝혔지만 노동조합이 차별 시정신청을 하도록하는 방안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비정규직 차별개선을 비정규직 고용을 확산시키기 위한 제도로 바라본 측면이 강하다. 위원회는 “비정규직 차별개선 등을 위해서는 직무 또는 성과에 기반한 임금이 지급될 필요가 있다”며 연공급 임금체계 개선 논의의 이유를 밝혔다.
이미 노사정위 근로시간·임금제도개선위원회('09.6~'10.6)는 장시간 근로에 따른 폐해를 시정한다며 2020년까지 실근로시간을 1,800시간대로 단축하고, 생산성과 직무 등이 반영된 임금체계로의 합리적 전환을 위해 노사 공동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는 “하도급 문제는 원하청 구조라는 파견제도를 통한 중간착취자 존재가 문제인데, 중간착취 구조를 시정하지 않는 한 하도급 문제 해결방안은 없다”며 “결과적으로 하도급 개선 논의는 불법적인 현재 구조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비정규직차별개선 논의를 두고도 “노사정위는 불합리한 차별을 바꿔 합리적인 차별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라며 “고용형태와 직무를 연계한 임금체계로 바꾸는 것은 불법화 된 구조를 제도와 합리라는 이름으로 합법화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박영범 위원장(한성대 경제학과)를 비롯해, 근로자․사용자․정부 위원 각 3명과 공익위원 7명 등 총 17명이 참여하며, 1년 동안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