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가 민주노총 측에 비대위원 참여를 요청하면서, 오는 17일 열리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통합진보당 쇄신에 힘을 싣느냐, 지지철회를 확정하느냐에 따른 논란이 발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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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민주노총...‘지지철회’ 할까, ‘당 쇄신’ 힘 실을까
이미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구성 직후부터 민주노총에 비대위 참여를 요구하는 등 러브콜을 보내왔다. 16일에는 강기갑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 5명이 민주노총을 방문해 비대위원 참여를 요청했다.
일부 매체는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이 비대위원 참여 여부를 두고 최종 조율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지현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적도 없고, 들어보지도 못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가 쇄신안을 중심으로 한 내부 수습과 개혁에 돌입하면서, 그간 폭력사태 등으로 등을 돌렸던 민주노총 역시 다시 한 번 고민 지점을 갖게 됐다. 쇄신에 힘을 싣느냐, 지지철회냐의 고민 뿐 아니라, 비대위원 파견 여부역시 논쟁지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한 일부 산별연맹에서는 통합진보당 쇄신에 힘을 싣자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어, 민주노총 역시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한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민주노총 내부에서 ‘지지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어서, 민주노총의 최종 입장을 두고 중앙집행위원회에서의 격론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산별연맹 차원에서는 통합진보당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라며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한 일부 연맹에서는 조심스럽게 쇄신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공공과 대학노조 등은 통진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금속 역시 애초에는 쇄신의 입장이었지만 폭력사태 이후 돌아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금속노조는 지난 15일,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금속노조는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 경쟁부문 비례대표 사퇴를 중앙집행위원 다수 의견으로 중집에 제출하기로 함 △통합진보당 비대위가 구성되었으므로 지지철회는 성급히 결정하지 말고 추이를 지켜보자는 소수 의견이 있음을 확인함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지난 14일, 임원-산별대표자회의를 통해 통합진보당 중앙위 폭력사태와 관련해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린 행위’라고 의견을 모으고, 사실상의 지지철회 수순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미 지난 11일, 중집회의를 통해 통합진보당 중앙위에서 민주노총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지철회를 비롯한 관계 재정립을 경고한 바 있다.
‘지지철회’도 다양한 수준...논쟁 불가피
하지만 ‘지지철회’의 수준이나 쇄신을 위한 민주노총 차원의 행보, 비대위원 참여 여부는 여러 가지 결로 실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지지철회에 대한 분위기가 다수인 상황이지만, 중집 회의 결과에 따라 다양한 지지철회 수준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우선 민주노총 내부의 당권파 세력 쪽에서는 ‘정치방침에 준하는 지지철회를 중집에서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명부 비례대표 집중투표 이행방안’을 승인할 당시, 이를 반대했던 세력들이 주장했던 근거를 그대로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총선에 한해 일시적으로만 ‘지지’입장을 표명했던 만큼 현 상황에서의 지지철회는 사실상 큰 의미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중집위원들 중 소수는 ‘집단탈당’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민주노총 차원에서의 집단탈당 방침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징적인 차원에라도 지지철회를 표명해야 한다는 입장도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지지철회는 다양한 수준으로 논의될 수 있어 이 조차 논쟁이 불가피하다.
현재 김영훈 위원장의 경우, 세액공제나 당원확대사업, 파견자 소환 등의 사업을 철회하는 수준으로 지지철회를 보고 있다. 지난 2월, 중집에서 결정한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을 진보정당으로 규정한다는 방침을 수정할 여지도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진보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 변경도 가능하다.
민주노총이 지지철회 입장을 확정할 시, 통합진보당 비대위원 참여 여부 역시 불투명하게 된다. 다만 지지철회와 비대위원 참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민주노총이 비대위원으로 참여해 당 혁신을 위한 문제제기 등의 활동을 하는 대신, 혁신안이 관철되기 전 까지는 세액공제, 당원확대사업 등을 철회하는 ‘지지철회’ 관계로 남아있는 경우다.
하지만 아직까지 당권파가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고, 당권파 대 비당권파의 혼란스러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비대위 참여는 불가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특히 11일 민주노총 중집 결정사항이 당 중앙위에서 무시되고, 노동계 대표인 조준호 위원장에 대한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서 민주노총 내부의 분노도 상당하다. 지지철회를 무위로 돌리며 비대위에 참여할 명분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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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오른쪽)과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왼쪽)이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 당시 단상에 난입한 당원들에 의해 부상을 입은 통합진보당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입원한 병실을 찾아 위로를 하고 있다. [출처: 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
이 같은 내부 이견으로, 민주노총은 지지철회를 포기하고 비대위에 참여하거나, 지지철회와 비대위 참여 거부를 비롯한 통합진보당과의 전면적인 결별 선언 등의 극단적 대처는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여러 의견들을 모아 절충안을 마련할 확률도 높다.
또 다른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 민주노총이 지지철회를 할 경우, 통합진보당의 쇄신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일부 산별연맹 등의 의견도 존재한다”며 “하지만 민주노총은 폭력사태 이후 지지철회는 불가피하다고 이야기 해 온 만큼, 이제 와서 지지철회 여부를 번복할 경우 여론의 불똥이 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통합진보당, “중집에서 좋은 결정 부탁드린다”
한편,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대위 위원장을 비롯한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 민병렬 공동집행위원장, 이정미 비대위 대변인, 이홍우 비대위원 등 혁신비대위 인사들은 중집 하루 전인 1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을 방문해 ‘지지철회’가 아닌 ‘쇄신’에 힘을 실어 줄 것과 민주노총의 비대위 참여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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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진행된 통합진보당 비대위와 민주노총 임원진들과의 면담에서 강기갑 위원장은 “내일 (중집에서) 좋은 결정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또한 강 위원장은 “단순히 지지철회, 탈당 등의 결정이나 판단보다도 김영훈 위원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저희 통합진보당에 대거 들어오셔서 통합진보당이 역할을 다 하는데 함께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은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문제는 반드시 5월 31일 이전에 결론 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1차 인선 결과를 통해 강기갑 위원장을 포함한 9명 중 4명의 비대위원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3개의 비대위원 공석은 향후 노동계와 외부인사 등으로 채워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통합진보당 당원 13만 명(당권자 7만 5천 명)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4만 5천 명(당권조합원 3만 5천 명)에 달한다. 실질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의 상당한 지지기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통합진보당 역시 민주노총 중집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내일 중집과 관련해 “내일 많은 동지들의 의견을 듣고, 저도 냉철한 이성과 마지막으로 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토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