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가 124일 만에 풀려난 금미호와 관련해 몸값 지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몸값 지불이 전혀 없었다”는 금미호 협상단 측의 주장에 대해 분쟁지역 전문가는 “미스터리”라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면이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몸값 지불 없었다” vs “이면협상 했을 것”
케냐에서 선박대리점을 운영하며 금미호 석방협상에 참여했던 김종규 대표는 11일 CBS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몸값 지불이 조금 있었다”는 한 일간지 보도에 대해 “보도가 잘못됐다”며 “몸값은 전혀 지불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종규 씨는 앞서 9일 한 일간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건 없이 석방됐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석방금을) 주긴 했다. 거기에 대해 지금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10일 오전 통화에서는 “석방 조건도 없었고 (석방금도) 주지 않았다”고 말을 번복했다.
김 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정부도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며 “배가 납치된 이후에 G20 정상회담이 가까워져 정부가 언론과 접촉하지 않으면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언론과 전혀 접촉하지 않았음에도 이후에 담보대출조차 못 해준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해적들이 몸값도 받지 않고 납치를 풀어준 이유에 대해 “성능이 떨어진 배를 더 이상 운용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또 “아픔에 시달리는 선원들이 있었고, 무슬림 종교를 가진 케냐 선원들이 있어서 무슬림 종교단체들이 압박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분쟁지역 전문가인 김영미 PD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며 협상단이 추측하고 있는 석방 근거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보통 몸값뿐만 아니라 재워주고 먹여준 값까지 후하게 쳐서 협상금을 요구를 하는 게 해적들의 선례였고, 그전에 납치된 다른 선박에도 아픈 선원들이 있었는데 금미호만 예외사항으로 뒀을지 의문”이라는 것.
김 PD는 무슬림 단체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김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소말리아에 ‘이슬람 법정연대’라는 굉장히 큰 무슬림 조직이 있는데, 그 조직의 수장인 셰이크 아하메드 하산이 ‘이제 해적에 대해서는 우리도 정말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런 무슬림 단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케냐 몸바사의 해적들한테까지 압력을 줄 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주얼리호 구출작전이 해적들에게 부담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족이 서로 다른 세력의 해적들이고 구출작전 직후에도 중국 상선과 이탈리아 유조선이 납치된 상황을 봤을 때 무력으로 당할 걱정을 한 해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PD는 이면협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른 협상가가 뒤에서 따로 협상을 하면서 돈을 건네고, 선주 쪽과는 협상금 없이 풀어주는 것처럼 얘기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해적과의 협상에 참여하는 협상가들이 해적과 따로 정보를 연결한다”며 “테러단체와의 협상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부담스러운 정부들을 위해서 별도로 협상을 해 주는 협상가가 있다”고 전했다.
“해적 생긴 원인은 ‘서구열강’”
김영미 PD는 이날 인터뷰에서 “무력으로 사람들을 납치하고 협상금을 받아내는 해적질은 명백한 범죄”라면서도 “굶어죽든지 목숨 걸고 나가서 해적질을 하든지 두 가지 길밖에 없을 만큼 소말리아 사정이 아주 안 좋다”며 소말리아인들이 해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민생고에 의해 해적을 선택한 이들이 국제적 조직으로 큰 배경에 ‘서구열강’들이 있다고 지목했다.
김 PD는 “이전에 소말리아인들은 대부분 어부들로 물고기를 팔아서 조금씩 나누어 먹는 평화로운 삶을 살았으나 근래 들어 서방 열강들이 자주 근해를 지나다니며 대량의 폐기물을 뿌리고 턱없이 적은 보상금을 준다거나, 큰 배가 기계를 가지고 자신들 근해까지 와서 많은 고기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화가 많이 났다”며 “그래서 자신들을 보호하는 자위대로 출발해 ‘다시는 소말리아 땅에 침범하지 않겠다’, ‘이쪽에서 고기를 잡지 않겠다’는 명목으로 조금씩 받던 돈이 점점 커져 엄청난 금액의 협상금을 받는 실력까지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