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다음달 1일 까지 내년도 최저생계비를 확정할 방침이지만 날로 생활이 악화되는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저생계비 수준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계측 조사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복지팀장은 최저생계비의 문제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생계비 결정 과정에서 소수 전문가들의 자의적인 판단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은경 팀장은 1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2020년에는 최저생계비 수준이 중위소득 대비 23%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저생계비 수준은 1999년, 중위소득 대비 45%였지만 2008년에는 33%까지 떨어진 상태다. 최저생계비는 3년에 한 번 조사하게 때문에 조사하지 않는 해는 전년도 최저생계비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작년 인상률은 2.75%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저생계비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전 팀장은 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꼽았다. 전 팀장은 “최저생계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자의성이나 예산에 맞춰서 결정되는 경향이 크다”면서 “예를 들어 최저 생계비 품목에 휴대전화를 넣을지, 1년에 주부는 양말을 두 켤레만 써야 한다든지를 결정하면서 자의적인 판단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휴대전화의 경우, 최저생계비 품목 결정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최저생계비를 결정할 당시, 저소득층은 휴대전화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정서 때문에 휴대전화가 품목에 포함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전 국민의 95%가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은 빈곤층에 대한 차별을 낳기도 한다.
이에 전 팀장은 빈곤층의 경우에도 휴대전화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안정된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일용직 근로자가 많아 전화 한 통을 받고 안받고로 그날 일이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저생계비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현재 최저생계비를 심의의결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계측 방식을 ‘전물량 방식’에서 ‘상대적 빈곤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전물량 방식은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모든 품목에 대해 최저한의 수준을 정하고, 이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총합으로, 연구자의 자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상대적 빈곤선 방식은 평균소득의 일정비율 이하에서는 그 사회의 대다수가 일반적으로 누리고 있는 생활수준을 향유하지 못한다고 보고 그 수준을 최저생계비로 보는 방식이다.
또한 최저생계비 인상률에 대해서는 “중위 소득이나 평균 소득의 일정 비율을 최저 생계비로 정하자는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올해 빈곤단체들도 국민 평균 소득의 40% 정도를 최저생계비로 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