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 3종세트...차 압류, 노조원 집 동산 압류, 급여통장 가압류
지난 27일,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 소유의 차가 사라졌다.
강 위원장이 중앙지법에서 재능 관련 재판을 받고 나오던 길이었다. 강 위원장은 주차해 놓은 자신의 차가 사라진 것을 깨닫고 곧바로 112에 도난신고를 했다. 통화 내용을 들은 한 운전기사가 곁에 왔다. “좀 전에 법원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강제로 차 열쇠를 뜯고 강제집행 한다며 끌고 갔다”고 말했다.
95년식, 올해로 15년 6개월 된, 20만 키로도 넘게 뛴, 그래서 보험사에서 자차보험도 들지 말라고 하는, 하지만 여기저기 수업을 다녀야 하는 강 위원장에게는 꼭 필요한 차였다.
사후 통보도 없었다. 강 위원장은 “재능 관련 재판에 내가 올 거란 걸 알고 법원까지 따라와 몰래 훔치듯이 압류해 갔다”고 말했다.
압류 사유는 오수영 사무처장의 집에 동산들에 ‘빨간 딱지’를 붙인 사유와 동일했다. 지난 2007년 재능이 법원에 신청했던 방해금지가처분 위반이다. 가처분은 2008년 3월 법원에서 승인된 이래 여전히 살아서 노동자들의 목을 옥죄고 있다.
가처분에는 재능교육 반경 100m 이내에서 70데시벨 이상의 소음을 일으키거나 회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피켓, 현수막 등을 게시할 수 없고 수수료 문제와 관련된 구호를 외칠 수 없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1회당 백만 원의 벌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
강 위원장은 지난 2008년에도 가처분 위반으로 400만원의 벌금이 부과 돼 급여통장을 가압류 당하고 매달 급여의 절반씩 7개월 동안 벌금을 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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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한 자동차강제경매 결정문. 이 결정문도 강제집행 하루 뒤인 28일 노조사무실에 방송차를 압류하러 온 사측 직원에게 문의하여 Fax로 받았다. |
이번에 부과된 액수 역시 400만원이다. 그것도 별도의 통보 절차 없이 28일 학습지노조 사무실에 노조에 대한 압류를 진행하러 온 사람에게 물어서 겨우 알게 됐다.
이날은 사측은 학습지노조의 방송차를 압류해 갔다. 노조에는 8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고 한다. 강 위원장은 “재산이 몇 푼 되든 가진 게 남아 있는 한 쫓아다닐 거다.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상철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사무국장은 이 같은 재능의 동산 가압류가 “굉장히 독특한 방식”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이번에 압류된 목록을 보면 경매된다 하더라도 환가해서 회수하는 금전적 부분이 협소한 물품들로 사실상 손해배상에 따른 재산권 행사, 금전회수 목적이 아니다”라며 “노조에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법적 방식을 도가 지나칠 정도로 악용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조 탈퇴 안 하면 재계약 안 한다”
가압류뿐이 아니다. 재능교육은 현장에 남은 노조원들에 대해 재계약을 조건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의 한 노조원은 재계약을 앞두고 지난주 금요일 지역국장과 면담을 하며 “노조 활동을 하지 말 것과 조합비를 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지 않으면 재계약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 지역국장은 “조합비를 내는 것 자체가 조합에서 하는 불매운동을 후원하고 동참하는 것”이라며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활동을 하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지금은 회사 분위기가 심상찮으니 탈퇴했다가 나중에 가입하라”며 “판단 잘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재능노조측은 사측이 노조원 대부분의 재계약 시기인 12월 전에 현장에 남은 조합원 전원의 탈퇴서를 받으라는 지시를 각 지역국에 내렸을 거라 보고 있다.
실제로 노조 탈퇴 각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 지역국장은 “노무팀 차원이 아니라 대표이사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생계가 끊긴다는 위협에 벌써 각서를 쓴 조합원도 있다. 유명자 지부장은 “회사가 노조 씨를 말리려 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 29일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혜화동성당 앞에서 재능교육 규탄 집회가 열렸다. |
한편 29일 재능사옥 맞은편 혜화동성당 앞에서는 재능교육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유 지부장은 재능지부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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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자 재능지부장은 재능지부의 최근 상황을 이야기하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어금니를 힘주어 물어도 눈물이 멈추지 않자 유 지부장은 "아무래도 수도꼭지가 고장난 거 같다"며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
“천일 넘게 투쟁하면서 우리의 발이 되어주고 천막농성을 할 때는 우리 잠자리가 되어주었던 방송차를 어제 압류 당했다. 방송차에 실려 있던 침낭, 농성 피켓들을 우리 손으로 꺼냈다. 위원장이 ‘천일 투쟁 견디면서 재능이 이런 짓 할 줄 몰랐냐’고 했지만 솔직히 나는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그 분노만큼 싸울 거다. 앞에서 싸우고 몸으로 막는 투쟁, 우리 장기투쟁 조합원들이 하겠다. 우리가 할 수 있고 요구되는 것은 모두 하겠다. 함께 싸워 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