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산지방법원 형사7단독(판사 서아람)은 5차 희망버스 집회에서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하던 중 연행되어 기소된 훈창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경찰의 직무수행이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규정된 ‘행정상 즉시강제’의 요건을 갖춘 적법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무죄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인권단체연석회의와 인권운동사랑방 등은 15일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인권활동을 공무집행방해로 간주하고 활동가를 표적 체포, 허위 진술로 형사 처벌을 시도한 경찰의 반인권적 시도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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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차 희망버스 당시 경찰이 인권침해감시단을 연행했다. |
훈창 활동가는 인권옹호 활동의 일환으로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소속으로 5차 희망버스가 진행되던 2011년 10월 8일 부산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광장에서 활동 중 체포됐다. 당시 훈창 씨는 경찰 병력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는 사이의 틈새를 따라서 시위대들에 대한 체포가 발생한 다른 지점을 향해 이동 중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훈창 활동가를 체포한 경찰관은 자기 바로 앞에 있었던 또 다른 경찰관에게 훈창 씨가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같은 중대에 소속으로 되어 있음에도 폭행 피해자가 누구인지 찾아내지 못했으며, 진술도 일관되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면서,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은 없는 반면 훈창 활동가가 ‘인권침해감시단’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활동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 동안 전국 40여개 인권단체들은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을 꾸리고 2004년부터 집회시위 현장에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감시, 견제하기 위한 “집회/시위 현장 인권침해감시단”을 구성하여 활동을 해왔다. 인권침해 감시와 같은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은 그 자체로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보장받아야 할 인권으로, 유엔 역시 “유엔 인권옹호자 선언”을 통해 인권옹호 활동을 보장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시위 현장에 경찰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는 활동가들을 수시로 표적 연행하며 집회시위 자유권 침해 뿐만 아니라 인권활동가들의 인권 옹호 활동 또한 억압해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인권단체는 당시 경찰이 희망버스에 대해 모호한 이유로 집회를 불허 통보하고 이동제한, 차벽, 불심검문, 물포 쏘기, 근접거리에서 최루액 발사, 노상감금 등을 통해 부산 영도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오는 것을 막아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벌였다.
단체들의 경찰감시 활동은 집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 조사 및 기록 및 자료화, 자의적이고 폭력적인 법집행 과정 감시와 항의, 그리고 피해 구제를 위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및 국가배상청구 소송 등으로 피해자를 지원해왔다. 이들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인권침해감시단을 표적해서 연행했다고 비판해 왔다.
단체들은 이번 훈창 활동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됐지만 이외에도 2008년 촛불집회 인권침해 감시단들 또한 연행되어 지금까지 재판 계류 중이고, 2011년 희망버스 인권침해 감시단에게 출석요구서를 남발하고 약식기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