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대기업이 갯벌을 장악할 수 있도록 민영화 시키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KTX 민영화, 영리병원 도입, 우리은행 민영화 등 미뤄왔던 각종 민영화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갯벌까지 민영화 시켜 대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3일 갯벌양식 어업을 육성하겠다며 어촌 지역주민에게만 허용된 맨손어업에 대기업도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산어법’ 개정과 ‘갯벌양식어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으로 18대 국회 임기 마지막인 5월내에 성사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산업법 제33조에는 어민들이 공동 소유하는 어업권을 기업에 임대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단기 수익만 노린 기업의 대량 어획과 횡포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이 완료되면 그동안 금지됐던 마을공동체와 어업회사간의 어업권 임대차가 허용되고, 지역 주민이 참여한 기업은 최대 90%까지 어업권 지분확보가 가능해진다. 또한, 이 기업에 외부자본이나 기업자본이 50%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의 지배가 가능해 진다.
때문에 지난달 30일 환경단체와 각지의 어촌계 등은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갯벌 민영화, 대기업 퍼주기, 어민수탈, 환경파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갯벌 민영화 시도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은 2일 ‘김소원의 SBS전망대’에 나와 정부의 갯벌 민영화가 갯벌의 황폐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수산업의 붕괴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구상이라고 우려했다.
박진섭 부소장은 농림수산식품부가 민간기업에게도 기회를 줘서 어업계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취라는 설명에 대해 “만약 기업에게 배타적인 권리를 주게 되면 거기서 일하고 있는, 일하시는 많은 어민 분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갯벌 민영화)법은 지역 어민들에게는 일자리를 없애는 그런 법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부소장은 “갯벌이라는 것이 공유수면”이라고 강조하며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에게 배타적 어업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는 것이 아니고, 국가가 관리하고 있고, 국민의 자산이기 때문에, 그 지역 해당 인근에 있는 어민들에게만 어업권이 주어지는 것”이라며 기업이 들어오게 되면 해당 어민들의 일자리 박탈이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섭 부소장은 갯벌 민영화의 가장 큰 우려점은 갯벌의 황폐화로 전망했다. “계속 한 곳에서 수산업을 채취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돌아가면서, 농산업으로 보면 휴경지를 두는 것처럼 해야 하는데, 규모가 대형화 되고, 넓은 지역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갯벌이 굉장히 황폐화 되거나, 그 다음에 양식업을 크게 하게 될 경우, 오염이랄지 심각해진다”며 갯벌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산물 공급 측면에서도 불안정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소장은 “(갯벌을 민영화하여) 기업이 들어와서 수산업을 채취하는 활동을 했을 때, 수산물 공급이 안정화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논란이 될 수 있고, 나중에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여 진다”고 밝혔다.
나아가 “갯벌이 황폐화되고, 어민의 일자리를 잃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양질의 수산을 공급할 수 없게 되고, 장기적으로 보면 갯벌에서 나는 다양한 먹을거리나, 수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그런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가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 방식의 처리 문제를 두고도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박 부소장은 의원입법 방식에 대해 “정부입법으로 할 경우에는 부처 협의가 되야 한다”며 “정부부처 내의 협의가 원만하지 않고 이 법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 보다 절차를 생략하고, 손쉬운 방법을 하기위해서 의원입법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갯벌 민영화법은 18대 국회 마지막에 날치기 처리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관련 개정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임위 심의없이 본회의에 바로 상정되어 처리되는 이른바 ‘날치기’ 처리가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