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민주당의 등원 결정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한나라당 쪽으로 뒷걸음질 치면 야권연대의 기초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미FTA 날치기 통과 이후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공조를 통해 한미FTA 통과를 무효화할 때까지 국회가 아닌 ‘거리’에서 한나라당을 심판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등원' 합의로 인해 총선까지 한미FTA무효 투쟁을 중심으로 야권연대를 이어가자던 '야권연대' 합의가 불안정해진 셈이다.
민주당은 20일 오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라는 비상시국을 명분삼아 등원에 합의하고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다. 지난 8일 야4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의 연석회의에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등원문제도 연석회의 틀에서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등원 합의 과정에서 FTA 무효화 투쟁을 함께 했던 다른 야당이나 한미FTA저지범국본과도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
이를 비판해왔던 이정희 대표는 22일 MBC라디오<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의 등원으로 향후 야권연대의 전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예산안 합의처리와 같은) 불충분한 내용가지고 나아간다면 국민들 마음속에서 민주통합당이 더 이상 야당으로 자리 잡지 않을 것이며 민한당(어용 야당) 되기 쉽다. 그렇다면 야권연대도 재검토해야한다”며 현재 민주당의 태도로는 야권연대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한미 FTA 무효화 특별결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을 민주당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7일에 집회장 연단에서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4월 총선 이후에 무효화 결의안 통과시키겠다고 하니까 그것 자체로는 잘하라고 심상정 공동대표가 박수를 쳐준 것이지 무슨 약속이냐”며 “야권공조를 스스로 깨놓고 이런 식으로 저희를 이용하는 것은 제1야당이 할일이 못 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우려 때문에 연말까지 한시적 등원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이 대표는 “이미 불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강행처리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 생각한다. 야당이라면 준예산을 감수하고라도 한미 FTA 발효를 중단시킬 결기가 있었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96년 말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날치기 처리 이후 폐기시킨 과거를 언급하며 민주당의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아울러 “한미 FTA 발효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촉구하고 따냈어야 하고, 한나라당이 쉽게 응하지 않는다면 연말까지라도 등원거부를 감수했어야 한다. (등원 결정으로) 해체 직전의 난파선인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는 여당의 위치를 회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의 등원 결정으로 날치기, 디도스 등으로 혼란스러운 한나라당에 명분을 넘겨줬다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당은 한미FTA 발효 중단 요구와 관련해서 “정부는 한미FTA와 충돌 되는 미국연방법과 주법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대한 미국측의 조속한 수정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