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23일 아침 SBS 라디오 ‘김소원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외국의료기관의 영리병원이 단순히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외국의료기관의 국내진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마치 외국인을 위해 외국계 병원을 설립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내에 금지 되었던 영리 의료 법인에 물꼬를 트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시행령이 본격적인 영리병원 도입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영리병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적어서, 국회에서 여러 번 법률제정이 반대에 부딪쳤고, 그래서 시행령 개정이라는 형식으로 전환했는데, 그 핵심 내용을 시행령에 담지도 않고 복지부의 부령으로 위임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해외병원의 운영참여를 의무화 하는 내용과 외국인 의사를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의사결정 기구의 1/2이상은 외국 협약병원 소속 의사로 의촉 / 외국 의사 비중을 10% 이상 배치) 확보할 것을 규정하는 등의 핵심적인 내용이 ‘보건복지부 령’으로 마련되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에 따라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상의료국민연대’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23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도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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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 즉각 폐기할 것 △민주통합당이 나서 송영길 인천시장의 영리병원 추진 중단 시킬 것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영리병원 추진에 대한 선명한 입장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건강보험을 파탄내고, 의료행위에 대한현행법의 질서를 훼손할 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를 부추겨 한국 의료체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시행령 개정안의 ‘외국의료기관’의 도입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투자개방형 영리법인으로 사실상 “영리병원의 전면적 허용을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 대한 책임추궁도 이어졌다.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민주통합당 소속임을 강조하며, 민주통합당이 지난 총선에서 내세운 ‘국민건강을 위해 무상의료를 실현하겠다는 공약’이 공염불이 아니었다면, 송영길 인천시장의 송도 영리병원 추진을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복지정책을 핵심정책으로 내세웠지만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정부의 영리병원 추진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이 조속히 공식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는 시민사회 단체들의 이같은 우려와 반대가 ‘과민반응’이라는 입장이다. 영리 병원 도입이 ‘경제자유지구’에 국한되는 데다 병상비율이나 내국인 진료허용 비율 등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의료양극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부의 제한은 실효성도 없고 영리병원의 수익성을 위해 금방 무력화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미 전국 주요권역에 경제자유구역이 지정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추가 후보지역도 검토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국 어디든 영리병원의 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행령이 명시한 외국인 의사 비율을 10%로 한다는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경실련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국내의사를 90%이상 고용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내국인을 위한 영리병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용덕 사무국장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 FTA의 국회비준됨에 따라 영리병원 허용은, 역진방지 조항으로 인해 문제가 생겨도 이를 취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경자 무상의료국민연대 위원장은 “내국인 진료를 일정비율로 제한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여론과 야당의 반대가 있었는데, 재벌 대기업이 송도에 영리병원을 건설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자 시행령으로 개정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비판하며 정부의 시행령이 일부 재벌 대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상의료국민연대’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이 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의료 민영화와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하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현재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 위원장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새누리당의 입장발표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방자치 단체와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주는 활동을 계속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