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신규원전 후보부지로 영덕과 삼척을 선정했다. 선정된 후보부지는 사전환경성검토를 위해 건설적합성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의견수렴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전에 공지해야...20일 공지하고 27일 설명회 개최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제8조 2조항에 따르면 "관계행정기관의 장은 검토서 초안에 대하여 주민공람 및 설명회를 실시"해야 하며, "검토서 초안, 주민공람의 장소 기간, 설명회의 장소 일시 및 의견의 제출기간 방법 등을 중앙일간신문 및 대상지역 지방일간신문에 각각 1회 이상 공고하여야 하며, 공람기간은 20일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검토서초안, 공청회등의 장소 일시 등을 그 개최예정일 14일 전까지 중앙일간신문 및 대상지역 지방일간신문에 각각 1회 이상 공고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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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0일자 매일신문에 난 주민설명회 개최 공고문이다. 빨간박스 크기로 지면에 실렸다. |
하지만 지식경제부는 4월 20일자 <매일경제>, <매일신문>을 통해 ‘영덕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예정구역 지정 사전환경성검토서 초안 주민공람 및 설명회 개최 공고’를 낸지 7일만에 주민설명회를 강행했다. 이 공고문의 크기는 지면 전체 크기 1/5 보다 작다. 게다가 신규핵발전소 유치신청을 한 영덕군청, 영덕군의회 홈페이지, 영덕지역신문 등에는 공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덕 핵발전소 유치 반대 운동을 벌여온 녹색당은 “주민공람기간이 4월 20일부터 5월 14일까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지 7일 만에 주민설명회 열었다”며 “주민들의 여론수렴과정이 결여되어 지역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신규 원전 유치 과정에서 한수원의 여론수렴 절차의 위법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19일, 울산대 사회과학부 한상진 교수는 지난 2, 3월 영덕과 삼척 주민 322명(영덕 162명, 삼척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지역이 새 원전 후보지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해당 자치단체장의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보통 수준을 밑돌아 충분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 결과에서 보통(0점) 이상의 평균 충분도 점수를 얻은 절차는 하나도 없으며, 신청 사실과 이익 홍보 각각 -0.2점, 위험 홍보와 설문조사 각각 -0.7점, 공청회 -0.6점으로 모든 절차가 크게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전 유치 찬성비율이 높았던 영덕에서조차 원전 신청에 대한 주민 홍보(0.1점)를 빼곤 공청회 -0.4점, 설문조사 -0.5점 등 나머지 모두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한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원전 신청 과정의 주민 동의서 징구나 순회 설명회 개최 등이 충분한 주민 참여에 의한 숙의 과정보다는 관 주도의 형식적 절차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표 후 여러 언론은 ‘영덕, 삼척 후보지 선정때 공청회 절차’가 미흡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영덕 주민설명회 공고가 20일, 주민설명회 개최가 27일로 급하게 진행된 것이다.
한수원측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법 관련 담당직원들이 모두 영덕으로 내려갔다가 삼척으로 이동 중이라 (절차적 타당성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절차 위법성 따진 시민들 공무집행 방해로 연행
“소화기 분사와 폭력 행사한 용역은 가만둬”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일어난 ‘핵발전소 반대’를 주장한 시민들에 대한 폭력적 진압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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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핵발전소 유치 반대를 외치는 이들에게 용역이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 [출처: 송유하 녹색당원] |
주민설명회가 열린 영덕군민회관에는 오전9시 30분 시작 시각부터 용역들이 배치됐다.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설명회의 절차상 위법성을 따지며 설명회 무효화를 외치는 영덕신규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영덕신규핵발전소반대포항시민연대, 대구경북녹색당 회원들이 단상으로 올라가자 용역들이 밖으로 끌어내고 손피켓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용역들은 회원들에게 소화기 분말을 분사하기도 했다. 이에 놀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일어났다.
1시간 후 설명회장으로 들어온 한수원 관계자가 업무방해를 이유로 경찰을 동원했고, 20여명이 연행됐다. 이후 주민설명회는 40분 만에 끝났다. 이에 녹색당은 “소화기 분사 등 폭력을 행사한 용역들은 한 명도 연행되지 않았다”며 한수원과 경찰의 편파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한편, 연행자들은 변호사 도착 전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행자가 있는 영덕경찰서로 동해안탈핵연대 소속 회원들의 항의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제휴=뉴스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