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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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에 한진중공업 평화의 소금꽃 피다

만화가 고경일 교수 ‘릴레이 그림 메시지’...“연대는 거리를 가리지 않아요”

“여러분이 모두 전문가예요. 막 그리세요~”

제주도 강정마을에 평화의 소금꽃이 피었다. 만화가 고경일(상명대 만화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 씨와 제주해군기지 반대 주민, 활동가들이 23일 마을회관에 모여 85호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보낼 꽃 그림을 그렸다.

“꽃이 예뻐요. 저는 제주시 금학초등학교에 다니는 김하늘 이예요. 엄마와 함께 왔어요.” -김하늘(12세)

“이 꽃이 김진숙 님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부산과 제주도가 거리가 멀다고 해도, 사람이 느끼는 건 같고, 연대는 거리를 가리지 않아요. 연대의식을 느끼는 건 숭고한 감동 중에 하나예요.” -김윤정(20세)

“엄청 재밌어요. 하자는 대로 하려고요(웃음). 2008~9년경 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할 때 제주도에 와 있었는데, 다시 와서 보니 마음이 울컥했어요. 지금 우리가 그리는 그림은 우열이 없고, 독보적이지 않고, 경계도 없고, 소유도 없으면서도 너와 내가 연결되어 있는 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보라

  김하늘 초등학생이 "꽃은 예뻐요" 하면서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보낼 소금꽃을 그리고 있다.

처음에 머뭇머뭇 했던 이들은 크레파스, 붓 등 각종 도구를 들고 10미터 도화지에 거침없이 소금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진중 노동자 등짝에 핀 하얀 소금꽃은 어느덧 수십 가지 모양과 색이 되고, 겹치고 겹쳐져 화폭에 새겨졌다.

만화가 고경일 씨는 글이 주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림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을 준다고 믿으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일명 ‘릴레이 그림 메시지’라 불리는 이번 기획은 너와 내가 아닌 ‘우리 모두의 공동 작품’이기에 의미가 있다.


지인들과 의견을 나눈 뒤 갑작스럽게 결정해 ‘과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그림을 그릴까?’하고 걱정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그는 이미 10미터짜리 두 개의 공동 작품을 들고 강정마을로 찾아왔다. ‘비둘기’와 ‘원’.

“강정마을을 생각하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안했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주 토요일 60여명이 모여 공동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그리고 있는 도중 지나가던 시민이 아이와 그림 그리기에 동참했죠. 그러면서 대화를 나눴는데 좋은 경험이었어요. 하나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그렸고요. 또 하나는 ‘원’을 그렸어요. 둥글게 살자는 의미인데, 어느 한 쪽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되겠죠. 한 국가의 장관 목숨과 삶이 소중하면, 산골에 사는 무명씨의 목숨과 삶도 똑같이 소중하답니다.”

  김하늘 초등학생이 "꽃은 예뻐요" 하면서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보낼 소금꽃을 그리고 있다.

학생들과 방학 때마다 6년 째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반대운동을 위해 일본을 찾았던 고 씨는 올해 강정마을로 왔다. 일본 오사카에 ‘지진피해 우리학교 어린이 돕기’에 갔다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게 됐고, 약속은 지켜졌다.

“일본 평화 시위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일본 원전 문제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비었죠(웃음). 강정마을 주민들이 오사카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설명회를 하러 와서 우연히 만났어요. 그때 작품을 가지고 제주로 가겠다고 했죠. 무슨 작품인 줄도 모르고 주민들은 흔쾌히 허락했죠(웃음).”

고 씨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강정마을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창작자들이 현장에 직접 와서 작업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강정마을이 아닌 가동네, ㄷ마을에서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예요.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의 생존권과 터전을 짓밟은 국가의 이익이 있을 수 있나요? 모든 이의 이익이 아니죠. 그리고 현장에서 그리는 게 중요해요. 직접 보고, 만나면 정말 달라요. 그림이 살아있기도 하지만 제 자신도 달라지죠. 모든 창작자에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화가 고경일 교수.

릴레이 그림 메시지 작업이 시작되기 전, 고경일 만화가가 두 팔을 쑥 올리고 힘주어 한 말이 강정마을 마을회관 4층에 울렸다.

“즐거운 마음으로 합시다. 망쳐도 좋습니다. 꽃이 겹쳐지고 넘어가고 막 할 겁니다. 저 사람이 내 꽃에 넘어왔다는 마음 갖지 마세요. 다만 우리의 마음이 그분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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