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형교장공모제’는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교원이 교장 자격증 없이 일반 초·중등학교에 응모할 수 있도록 평교사에게도 교장직의 문호를 개방한 제도로 지난 2007년 7월, 왜곡된 교원승진제도를 보완한다는 취지로 처음 도입돼, 이번에 8차 모집을 맞았다. 교장공모제에는 내부형 외에도 초빙형, 개방형이 있으며 이중 초빙형은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응모할 수 있어 퇴임 교장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교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서울시내 31개 초중고교 중 내부형 공모제를 진행한 학교는 구로구 영림중학교와 노원구 상원초등학교 두 곳이며 두 학교 모두에서 전교조 출신 교사가 교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영림중의 경우 교장 공모 심사위원회에서 낸 1~3위 후보 전원이 전교조 소속 평교사이고 상원초교는 전교조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소속 후보간 경합 구도를 보이고 있지만 전교조 교사가 평가 점수에서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서울지역에서도 전교조 출신 교장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교총, 내부형교장공모제 흠집내기 ‘혈안’
이에 따라 보수진영들의 내부형교장공모제 흠집내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교총은 1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내부형교장공모제가 “진보교육감 코드 맞추기식 특정교원노조 출신 교장 만들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총은 “학교의 경영과 학생의 교육을 책임진 교장의 선발에 있어 가장 우선하는 것은 후보자의 전문성, 능력, 도덕성이지 교육감의 이념과 철학, 교원단체 소속이 결코 아니”라며 “교육감의 이념과 철학에 코드를 맞추는 교장 만들기, 학교지배구조를 바꾸려는 제도로 내부형공모제가 악용되고 학부모가 나서 문제제기가 지속된다면 학교의 혼란을 넘어 그 피해는 학생, 학부모, 교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이후 교육청의 심사발표를 지켜보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교과부에 철저한 감사를 촉구할 것이며, 필요하면 법정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지난 2007년 교장공모제 도입 당시부터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무자격 교장공모제’라고 규정하고 “교직의 전문성과 학교경영의 전문성을 말살하고 교단혼란을 부추기는 교육개악 정책”이라며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이들은 교장공모제의 시행을 두고 “특정세력이 교단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적 음모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부형공모제 교장은 교육감 대신 학부모, 학생들과 소통한다”
이 같은 교총의 비판에 대해 동훈찬 전교조 정책실장은 “전교조 교사 2명이 교장이 되더라도 나머지 대부분 교장은 다 교총 출신인데, 그럼 다른 교육감은 교총과 코드 맞춘 거냐”고 반문했다.
동훈찬 정책실장은 교총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내부형공모제를 문제 삼는 데 대해 “내부형공모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재 ‘자격증 교장제’ 양성과정과 비교하면 자격증 교장제의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며 “교육학계에서 다 동의하는 것을 일부 교장들이 기득권 때문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자격증 교장’들이 승진 점수를 받아야 하는 교육청이나 교장들의 눈치를 봤다면 내부형 공모제를 통한 교장들은 학생, 학부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들이 교장이 되면 학생,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학교 운영하는 모델을 천착할 거다. 기존의 권위주의적 학교가 변화하려면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50%까지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결과에 의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2010년 김갑성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외 4인이 현재 시범운영되고 있는 교장공모제의 효과를 검토한 ‘교장공모제 성과 분석 및 세부 시행 모형 개선 연구’에 따르면, 학부모의 학교 교육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부모의 의견 수렴에 있어 공모제 미실시 학교에 비해 공모 실시 학교 교장에 대해 더 긍정적이었고, 공모 교장 중에서도 내부형 공모 교장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