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쇠고기 협상을 놓고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언급해 국민들을 경악에 빠뜨렸던 민동석 외교안보연구원 역량평가단장이 외교부 제 2차관으로 내정됐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 소신을 지킨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민 내정자의 발탁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민 내정자는 쇠고기 협상의 주역으로 참여했던 인물로, “미국에서 인간 광우병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소신 발언을 일삼아 왔다.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졌음에도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고집하고, PD수첩 제작진을 ‘좌파’로 몰아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소신도 소신 나름’,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는 인사다’라며 충격에 빠졌다. 민주노동당은 26일, 대변인 논평에서 “인사 중 가장 최악의 인사다”, “국민에게 한번 해보자는 인사다”라며 청와대의 내정 결정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민동석 내정자에 대해서도 “전 국민을 모독해 전 국민을 분개하게 만들었던 인사다”, “기상천외한 소신을 가진 인사다”, “PD수첩을 고소했다가 국제적인 망신까지 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역시 짧지만 굵은 단어로 이번 내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파행인사 얘기야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하다”면서 “회전문 인사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이번에는 각설이 인사다”라고 평했다. 이어서 “참으로 딱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며 연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민 내정자는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시절인 2008년,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쇠고기 협상은 국민들의 분개를 일으켰으며, 결국 2008년 촛불집회를 끝으로 정운천 농림식품부 장관과 동반 사퇴했다.
하지만 민 장관은 사퇴 이후에도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이 가득 찬 ‘대한민국에 공직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출판해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다뤘던 MBC PD수첩 제작진을 허위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각종 물의를 일으키며 국민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던 민 내정자는, 이번 청와대 내정으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됐다. 27개월만의 부활인 만큼, 민 내정자의 소신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는 ‘각설이 인사’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동된 여론 때문에 공직자가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소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